[무선세상] 휴대폰에 스~윽 대면 “결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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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1980~90년대 커피숍엔 테이블마다 유선전화가 놓인 곳이 많았다. 길거리 공중전화 부스에선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무선의 자유를 한껏 누리며 생활하고 있다. <머니S>는 무선기술로 달라진 현대인의 삶을 살펴보고, 앞으로 해결할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봤다.
# 주부 박모씨는 요즘 모바일쇼핑몰에서 장을 본다.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대면 카드정보가 자동으로 읽혀 아이핀, 문자인증 없이 원하는 생필품을 빠르게 주문할 수 있어서다. 카드를 한번만 터치하면 본인인증부터 결제까지 가능해 밖에 나가 장 보는 일이 줄었다.

무선통신기술이 우리 금융생활에 빠르게 스며든다. ‘10cm’의 마법, 근거리무선통신(NFC)은 가까운 거리에서 가벼운 접촉만으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신용카드로 본인을 인증하는 ‘신용카드 NFC 본인인증’ 기술이 상용화될 전망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카드를 터치하던 단말기 역할을 스마트폰이 담당해 스마트폰에 카드를 터치하면 본인인증과 결제가 가능해진다.

NFC인증은 신용카드 IC칩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스마트폰에 전달하고 본인을 인증한 후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다. 신용카드회사는 스마트폰에 읽힌 정보와 IC칩에 저장된 개인정보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이를 위해 신용평가회사는 사용자와 신용카드에 정보를 전달하는 중간자 역할을 맡는다.
 
페이코 오프라인 결제 모습. /사진제공=NHN엔터

NFC인증 절차는 비밀번호 앞 두자리만 입력하면 완료된다.

신용카드의 분실 또는 절도로 인한 불법결제를 막기 위해 비밀번호 입력절차가 추가된다. 비밀번호가 맞으면 개인 명의가 아닌 법인폰에서도 NFC인증을 할 수 있다. 신용카드가 본인인증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국내 개통 휴대전화가 없는 유학생이나 외국 주재원 등도 사용할 수 있다.

지난달 초 정부는 NFC인증 개발사인 한국NFC에 인허가 절차를 통보했고 신평사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본인확인 지정기관을 신청했다. 방통위의 심사가 끝나면 행정절차가 모두 완료돼 올해 안으로 NFC인증의 상용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FC인증은 결제카드로 곧장 본인인증을 할 수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라며 “휴대전화 문자를 탈취해 인증에 성공한 뒤 돈을 빼내는
 전자금융사기 수법이 활개를 치고 있는데 실물카드를 접촉하는 방식이어서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한국형 NFC 결제규격 제정… NFC 날개달까

카드업체들은 NFC 본인인증 등 NFC기술을 더 많은 금융결제에 활용하기 위해 한국형 NFC표준 제정에 나섰다. 여신금융협회가 국내 8개 카드사와 연합해 모바일협의체를 만들고 한국형 NFC표준 제정에 착수했다.

카드업계의 독자적인 NFC규격 제정은 의미가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비자(VISA) 등 국제 브랜드사의 결제규격을 사용했으나 한국형 NFC결제규격을 만들어 EMV(국제결제표준) 수준의 보안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제 브랜드사의 NFC단말기 설치비용이 비싸다 보니 단말기의 보급률은 5%, 카드사의 NFC결제는 전체 카드거래의 1%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형 NFC결제규격은 기존 카드단말기에 간단히 업데이트하면 이용이 가능해 NFC기반 결제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신협회가 주도하는 모바일협의체는 조만간 NFC 결제규격 제정을 완료하고 오는 12월 대형 프랜차이즈점 몇 곳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바일협의체 관계자는 “한국형 NFC 결제규격 제정은 앱카드 운영을 통해 경험을 쌓은 카드사들과 NFC결제에 강점을 가진 카드사들이 모두 참여해 공동추진하는 사안”이라며 “카드사 간 시너지를 통해 모바일결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꽃망울, 조율기구·보안성 갖춰야

금융IT전문가들은 NFC기술을 핀테크산업의 꽃망울이라고 표현한다. 기술은 무르익을 정도로 발전했으나 금융규제가 발목을 잡아 꽃망울을 터트리지 못한다는 평가다.

실제 NFC인증 서비스는 2014년 금융위원회가 승인했지만 지난달까지 방송통신위원회가 판단보류 결정을 내렸다. 결국 국무조정실이 개입해 중재했고 23개월 만에 방통위가 중재안을 수용해 통과된 사례다.

따라서 NFC가 국내 결제시장에 깊숙이 자리 잡기 위해선 서비스업체의 이견을 조율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NFC인증과 관련해 휴대폰 인증으로 1건당 30원가량 수입을 챙겼던 이동통신사, 터치인증을 대신하고자 하는 신용평가사, 카드회사 간 갈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서강대 교수)은 “핀테크는 금융·IT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연결된다”며 “관련 부처 사이에 어떤 이견이 있는지 범정부 차원에서 조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리해진 기술만큼 높은 수준의 보안성도 요구된다. 과거 네덜란드 이동통신사인 KPN과 라보뱅크, 펀드수탁은행인 ABN암로는 NFC기능이 탑재된 노키아 휴대폰으로 NFC시범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RF안테나 감도가 현저히 떨어져 카드결제, 현금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프랑스에서도 오렌지텔레콤과 프랑스 은행들이 NFC 시범사업을 추진했다가 치명적인 안테나 결함과 이중결제 등 보안성 문제가 불거져 사업을 연기한 바 있다. 여신협회와 카드사들이 추진 중인 한국형 NFC 결제규격도 보안 취약점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금융보안연구원 보안연구부 관계자는 “NFC 방식의 모바일결제시장은 2020년까지 소매업부문에서만 1300억달러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다만 NFC는 제3자에 의해 단말기 내부에 저장된 카드정보가 무단으로 유출될 수 있는 만큼 국내 NFC 모바일결제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모바일에 보호케이스를 사용하는 등 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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