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시대 생존법] 같이 쓰고 같이 내는 ‘한집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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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머니S>가 월세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봤다. 전세가 지고 월세가 뜨는 현상황에 한숨 짓는 서민을 위해 국내 주거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외사례를 통해 주거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전문가를 만나 월세시대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도 알아봤다.
최근 부동산시장에 1인가구 못지않게 공동 주거환경이 늘었다. 일정한 공간을 2명 이상이 나눠 쓰고 그곳에서 발생되는 비용 역시 나눠서 내는 개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저금리에 전세를 꺼리고 월세 수입을 원하는 임대인이 늘면서 자연스레 생겨난 측면이 크지만 주거 관련 소비를 줄이려는 거주자의 의식변화 역시 큰 몫을 차지한다. 월세시대가 야기한 새로운 풍속도를 소개한다. 


부분임대아파트… 대학생·입주민 상생모델

“대학생들은 입주민 자녀들에게 영어·수학·예체능 등을 가르치는 재능기부로 월세를 대신하고 입주민들은 내 자식들을 공부 잘하는 언니·오빠들에게 맡겨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있어요.”

지난 7일 지성진 마포 현석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총무이사를 래미안마포웰스트림에서 만났다. 그는 이 아파트가 시행 중인 부분임대아파트로서의 특별한 제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부분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이 입주민 자녀들의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제공 =지성진 씨

부분임대아파트란 아파트 한채에 독립된 출입문과 주방·화장실·방이 마련된 가구분리형 주택을 말한다. 최근 전월세 가격이 치솟고 재개발·재건축으로 대학가 단독주택지가 감소함에 따라 대학생들이 그 어느 때보다 거주공간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곳 부분임대아파트는 어디에도 없던 특별한 상생해법을 선택했다.


지 이사에 따르면 관할 마포구청은 2011년 현석2구역 재개발조합에 사업시행허가를 낼 당시 부분임대아파트를 반영해 설계하는 조건을 걸었고 조합 측은 이를 수용했다. 이곳은 지리적으로 서강대·홍익대·연세대·이화여대 등과 가까워 대학생의 거주수요가 높지만 동시에 이들의 주거난도 심해 이를 일정부분 해소할 상생모델이 필요했고 마포구와 조합 측의 합의로 특별한 동거가 시작됐다.

이를 위해 현석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부분임대아파트 62가구 중 10가구와 2년간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임대인은 20명의 대학생에게 거주공간(1가구당 2명)을 무상 제공하고 조합과 시공사는 임대인에게 월세 75만원을 대신 지급한다. 거주 대학생들은 5만~6만원의 공과금·관리비 등만 나눠내면 된다.

“사교육비 절감 및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 안정적인 월세 보장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어요. 전체 단지에 비해 대학생에게 할당된 공간이 적지만 새로운 상생모델을 만든 것에 서로가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신규호씨가 거주하는 셰어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셰어하우스… 여러명이 모여 사는 공동주거지역

다음날 종로구 종묘 인근의 셰어하우스 ‘원남 206’을 찾았다. 올해 개관한 이곳은 최대 12명까지 거주가 가능하지만 지금은 11명이 거주 중이다.

건물은 옥상까지 총 5층으로 구성됐으며 1층은 외부인도 출입 가능한 카페, 2층은 여성전용 거주공간, 3층과 4층에는 각각 공용주방과 거주공간이 있다. 각 방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모두 비밀번호 잠금장치가 달려 있다. 층별 입구에는 휴게공간과 공용세탁실이 있고 옥상에는 입주민이 이벤트나 파티를 즐기도록 넓은 정원도 만들었다.

이 건물 4층에 거주하는 대학생 신규호씨(남·27)를 만났다. 계단을 오른 후 테라스가 딸린 짧은 복도를 지나 방문을 열자 신씨가 거주하는 13.2㎡의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신축건물이어서 방안은 한눈에 봐도 쾌적했다. 한쪽 벽을 차지한 벽돌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침대와 책상을 빼도 남자 한명이 생활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넓은 공간이다.

천장에는 에어컨이 달려 있고 넓은 창문 밖으로 종묘가 보인다.

특이한 게 있다면 짧은 복도형식의 연결통로를 통해 세면대와 샤워실·화장실을 옆방과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남들이 보기에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서로 지킬 건 지키는 성인들이어서 룸메이트와는 전혀 문제없이 지냅니다.”

신씨가 이곳에 들어온 건 지난 2월이다.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한 신씨는 졸업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마땅히 거주할 집을 찾지 못했다.

“1년만 월세계약을 해주는 곳을 찾기 쉽지 않았는데 우연히 학교 후배를 통해 지인이 셰어하우스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쾌적한 거주환경은 물론이고 1년만 지내다 졸업과 동시에 연수원에 들어가야 하는 저의 상황상 월 단위로 계약이 가능한 이곳은 정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신씨는 이곳에 입주해 보증금 300만원과 월세 52만원을 내고 있다. 한달에 들어가는 관리비가 6만~8만원이지만 부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 같은 학생이나 직장 초년생이 수천만원의 보증금과 100만원에 달하는 월세를 내고 살기 쉽지 않잖아요. 52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어딜 가도 이만한 환경의 집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만족합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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