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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미스터리 쇼퍼, '암행어사'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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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DB
기업들이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를 적극 고용하고 나서면서 매장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업체와 음식점, 백화점 판매매장 등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다면 미스터리 쇼퍼의 시야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스터리 쇼퍼는 고객을 가장해 매장 직원의 서비스 등을 평가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들은 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매장을 방문, 물건을 사면서 점원의 친절도, 외모, 판매기술, 사업장의 분위기 등을 평가하게 된다. 기업에서는 내부 모니터요원, 직원에게는 ‘현대판 암행어사’ 정도로 여겨진다.

미스터리 쇼퍼의 범위도 넓어졌다. 이미 대형증권사들은 ISA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자체적으로 미스터리 쇼핑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관광지에서의 바가지 행태를 근절시키기 위해 강남구가 미스터리 쇼퍼단을 투입하기도 했다.

미스터리 쇼퍼들은 대체로 마케팅이나 여론조사 전문회사에 지원해 면접을 받고 활동실습 등의 절차를 거쳐 정식 쇼퍼로 채용된다. 물론 대다수는 1회성 계약직 직원이며,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는 회사들도 많다. 아예 전문적인 쇼퍼단을 모집해 관리하는 업체들도 생겼다.

하지만 1회성 직원이라서 매장 검증을 대충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은 매장을 방문해 상품에 대한 내용, 점원의 친절도 등 본사가 요구하는 세밀한 사항들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기입해 제출하고 있다. 

◆"늘 친절할 순 없다… 업무 자체로 평가해줬으면"

미스터리 쇼퍼 때문에 직원들은 울상이다. 규모가 큰 회사의 경우 미스터리 쇼퍼의 내부 평가로 인해 나쁜 점수를 받는다 해도 해고되진 않지만 인사고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심지어 임금이 삭감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소형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의 경우 낮은 점수를 받은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하기도 한다. 물론 해당 영업점주도 경고 조치 등을 받아 이로울 게 없는 상황이다.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의 A직원은 “평소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하지만 손님이 갑자기 몰린다던지, 당일 건강상의 이유로 불친절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면서 “마침 그날 미스터리 쇼퍼가 다녀가기라도 한다면 억울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A직원에 따르면 미스터리 쇼퍼는 업체별로 다르겠지만 방문시기를 고지하는 곳과 하지 않는 곳으로 나뉜다. A직원의 회사는 규모가 꽤 큰 외국계 화장품 브랜드로 올 3~4월 미스터리 쇼퍼를 파견했다. 그리고 7~8월 사이 그 결과가 매장 직원들에게 고지된다고 한다. 

사진=김정훈 기자

백화점 패션브랜드 매장 B직원은 “일부 미스터리 쇼퍼의 경우 평소 고객들이 궁금해 하지 않는 부분까지 질문해 티가 나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럴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쇼퍼들이 능숙하게 잠입(?)을 잘하는 편이라 우리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미스터리 쇼퍼들의 ‘평가내용’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고급화장품 브랜드 C직원은 본사로부터 미스터리 쇼퍼 평가에 대해 고지 받았다가 끓어오르는 화를 참느라 혼났다. 자신에 대한 쇼퍼의 평가가 주관적인 내용 일색이었던 것.

C직원은 “본사로부터 쇼퍼단 평가에 ‘얼굴이 고급 브랜드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던지 ‘피부가 좋지 않아 화장품 판매직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라는 내용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업무에 대한 평가보다 외모에 대한 평가를 지적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제품 판매와 상관없이 너무 과도한 전문적 지식을 물어보는 쇼퍼들도 있었다. C직원은 “당연히 모든 제품에 대해 교육을 받지만 일부러 난감한 질문을 해 직원들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쇼퍼들도 있다”면서 “본사 직원들이 가끔 시찰을 도는 것만 해도 스트레스인데 미스터리 쇼퍼의 존재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더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업체엔 '효자 마케팅' 전략

기업 입장에서는 미스터리 쇼퍼를 통해 얻는 이득이 많다. 본사에서는 미스터리 쇼퍼의 활동을 통해 내부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각 매장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문제점과 개선방법을 알 수 있다.

미스터리 쇼퍼제를 운영 중인 외식업체 한 관계자는 “미스터리 쇼퍼가 수집해온 정보를 바탕으로 서비스 개선, 브랜드이미지 제고 등을 꾀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에서 불친절하다는 SNS글을 확인하고 해당 매장에 미스터리 쇼퍼를 파견, 문제점을 고친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인력업체들은 뛰어난(?) 실력을 갖춘 전문 미스터리 쇼퍼단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부분이 주부로 구성된 이 쇼퍼단은 1년 내내 전문적으로 활동하면서 ‘불량 매장’들을 선별해내고 있다.

화장품 회사 한 관계자는 “매장 모니터링을 위해 CCTV설치, 민원게시판 체크, 관리자 수시 방문 등의 방법들이 있지만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스터리 쇼퍼제”라면서 “모든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친절함이 곁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아무 문제없겠지만 현장에서 직접 손님을 마주하는 직원들에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이해하지만 업무에 관한 적당한 긴장감을 주려는 좋은 의도로 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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