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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1세대 '토종 브랜드'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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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에 밀리고 가격에 치이고… 확 꺾인 '토종부심'

한 때 잘 나가던 1세대 토종브랜드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브랜드의 틈바구니 경쟁 속에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데다 내수침체까지 겹치면서 내리막길을 걷는 것. 일명 ‘토종부심’을 자랑하던 할리스커피와 카페베네 등은 경영난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사모펀드에 넘어갔고, 일부 패션브랜드도 고사 직전으로 내몰렸다. 그나마 이름을 들으면 알 정도였던 토종브랜드가 하나둘 쓰러지자 국내 유통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사진=머니투데이 DB


◆ 적자에 허덕… 팔리는 토종 커피 브랜드

토종브랜드 명맥이 끊긴 곳은 커피시장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커피시장에서 그나마 제 역할을 이어가는 토종브랜드는 대기업 군을 제외하면 탐앤탐스와 이디야커피뿐이다. 2012년 스타벅스, 커피빈 등 글로벌 커피브랜드가 주름잡던 국내 커피시장은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탐앤탐스 등 토종브랜드들이 하나 둘 상권을 장악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토종브랜드들은 이내 저가에 밀리고 고급에 치여 위기를 맞았다. 국내 최초로 에스프레소 전문점을 오픈한 할리스커피는 2013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가 450억원에 사들이면서 경영권이 넘어갔다. IMM은 할리스커피를 운영 중인 할리스에프앤비의 지분 60%를 넘겨받는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370억원의 유상증자를 거쳐 지분율을 91%까지 늘렸다.

할리스커피는 주인이 바뀐 뒤 매년 200억원 규모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2013년 7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대로 올라서며 40%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직영점 확장을 통한 몸집 불리기와 마케팅 강화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10%에서 6%로 내려앉았다. 업계에서는 할리스커피가 당분간 내실 다지기보다는 확장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고 본다. IMM은 전체 매장 가운데 직영점 비중을 20%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제2도약을 선언한 카페베네 역시 토종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한 케이스다. 김선권 창업주는 카페베네를 선보인 지 5년 만에 세계 곳곳에 1000개 매장을 내며 ‘프랜차이즈 신화’를 이끌어 낸 인물. 하지만 무리한 브랜드 확장에만 치중한 탓에 신규·해외사업에서 커다란 손실을 봤고, 결국 지난해 12월 말 사모펀드 ‘K3 제5호’로 경영권을 넘겼다. 동시에 김 회장의 지분율도 49.5%에서 7.3%로 하락, 한때 뜨겁게 주목받던 '김선권 신화'도 막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구조조정전문가인 최승우 대표가 구원투수로 합류해 반전을 노리지만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카페베네의 매출은 2013년 1874억원, 2014년 1464억원, 2015년 960억원으로 점차 하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지난해는 2년 새 매출이 반토막나며 벼랑 끝에 내몰리기도 했다. 부채비율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K3 제5호로부터 유치한 223억원의 투자금을 보통주로 전환, 부채비율을 865%에서 348%로 줄였으나 턴어라운드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커피업체 한 관계자는 “커피가 생소했던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과 달리 이제는 시장이 포화상태기 때문에 단순히 양적 성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저가와 고급 등 커피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토종브랜드들도 3~4년간 성장통을 앓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위기에 놓인 여성복… 살길 찾는 화장품

토종 브랜드의 상황이 어렵긴 패션업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부침이 심한 곳은 여성복이다. 패션그룹형지의 크로커다일레이디는 수년째 여성복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013년 이후 매출과 매장 수가 모두 정체됐다. 올해 매출 목표도 지난해 매출액 2800억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3000억원으로 잡았다. 매장수도 450개에서 10개 정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최병오 형지 회장이 야심차게 선보인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와 노스케이프 등도 매출이 지지부진하다. 형지는 올해 아웃도어 두 제품의 비중을 30%대로 낮췄고 매출 목표도 소극적인 1100억원대로 잡았다.

업계는 노(no)세일 원칙을 고수하던 형지가 재고 떨이 세일을 넘어 신상품마저 30~50% 싸게 팔 정도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봉착했다고 본다. 여기에 PPL에 의존한 과대 마케팅과 문어발식 사업 확장도 형지가 품은 위험요소로 꼽힌다. 최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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