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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스크린골프 창업비 '룸 하나당 1억'

스크린골프 전성시대 / 억소리 창업, 악소리 폐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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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골프와 IT가 만난 자리에 문화가 탄생했다. 스크린골프장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커피숍처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우리사회에 깊숙이 들어온 스크린골프.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 배경과 그 이면에 숨어있는 아픔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봤다.

그야말로 스크린골프 전성시대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종각역까지 10분 남짓 걷다 보면 스크린골프장 간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표 오피스상권 중 하나인 이곳만의 특징은 아니다. 지난 몇년 새 덩치를 키워온 스크린골프시장 수요를 반영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 돈 되는 ‘스크린골프’… 유망 창업아이템

뜨거운 시장 상황만큼이나 뜨는 창업아이템 역시 스크린골프다. 국내에 스크린골프가 도입된 건 2000년대 초반. 골프연습장에서 대기하는 이용객을 위해 마련된 1~2대의 기계가 그 시초다. 점차 이 기계를 찾는 이용객이 늘어나고 소위 ‘돈’ 되는 사업아이템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주요상권을 중심으로 스크린골프장이 하나 둘 생겨났다. 


/사진=뉴시스 하경민 기자

시장규모도 자연스레 커졌다. 국내 스크린골프시장 규모는 약 2조5000억원. 대표업체로는 점유율 1위의 골프존(76%)과 그 뒤를 잇는 마음골프(6.6%), 게임소마(2.3%), SG골프(0.7%) 등이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전국 스크린골프장 수는 지난 8월 기준 7000여개를 넘어선 상황. 스크린골프의 핵심인 센서 수만 해도 약 3만2000대에 이른다.

스크린골프가 누구나 한번쯤 창업으로 생각할 만한 대중적인 아이템이 됐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다양한 창업 성공담까지 세간에 회자되면서 예비창업자의 관심을 꾸준히 끌고 있다. 하지만 과연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걸까. 스크린골프 창업을 둘러싼 득과 실을 따져봤다.

◆ 룸 하나당 창업비 1억… 매출은 천차만별

가장 먼저 짚어볼 부분은 창업비용. 스크린골프장은 장비설치비용과 인테리어비용을 합한 초기비용이 다른 창업아이템에 비해 높은 편이다. 상권, 브랜드, 규모, 장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억’ 소리 나는 건 기본이다.

주요제품 10대를 놓고 10개의 룸으로 이뤄진 스크린골프장을 창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드는 비용은 10억원 이상이다. 제품 1대당 가격이 평균 5000만~6000만원선. 스크린, 스크린 타석, 잔디 등을 포함한 인테리어비용이 평당 80만~120만원 추가된다. 평균 100만원, 80평을 기준으로 하면 8000만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사진=머니투데이DB

스크린골프사업자 김모씨는 “5대 이상 프로모션이나 중고제품 이용, 리스 이용 등으로 최대 30%까지 비용절감이 가능하고 규모에 따라서 창업비용은 차이가 있다”면서도 “집기류나 시설비용까지 포함했을 경우 룸 하나당 총 9000만~1억원이 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흔히 말하는 ‘좋은 상권’의 경우 그 액수가 천문학적으로 상승한다. 역세권이나 오피스 등에 위치한 점포임대료 보증금과 권리금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최대 10배 이상 비싸다. 경기도 지역에 위치한 A스크린골프장의 보증금은 2000만원, 월 임대료는 90만원인데 반해 강남권에 위치한 B스크린골프장은 보증금만 3억원, 월 임대료는 1500만원에 달했다.

매출도 천차만별이다. 좋은 상권에서 룸 5개 이상을 운영할 경우 일 매출은 60만~150만원. 월 매출로 따지면 2000만~5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인건비, 광고비용, 소모품 등 월 고정비용을 제하더라도 1000만~3000만원의 순수익이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크린골프사업은 적정선의 손익분기점만 통과하면 수익이 대폭 늘어나는 사업”이라며 “월 고정비를 벗어나면 그때부터 수익 대부분이 순수익이 되기 때문에 억대 창업비용을 투자하면서도 승산이 있는 사업아이템으로 각광받는다”고 전했다. 

◆ 시장 포화상태… 억’ 투자하고도 ‘폐업’

하지만 그만큼 폐업률도 높다. 부담스러운 임대료와 투자비용, 넓은 영업공간이 필요한 업종특성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장이 포화상태다.

스크린골프사업자 B씨는 “3~4년 전만 해도 시장이 과포화되지 않아 소규모 매장도 장사가 꽤 잘 되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초과밀상태”라며 “5개 룸으로 장사하는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10개 룸을 가진 매장이 오픈하면 손님들을 죄다 그곳으로 뺏긴다. 하나가 새로 생기면 그 옆 가게는 도산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스크린골프사업자 대부분이 상가임대차보호법(환산보증금 기준 서울시 3억원 이하, 수도권 과밀억제권 2억5000만원 이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 장사가 안되더라도 업종을 전향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또 다른 사업자 C씨는 “생각보다 매출이 안 나와 사업을 접고 싶어도 초기비용이 워낙 많이 들고 점포계약 시 장기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며 “프랜차이즈가맹점에도 포함되지 않아 최소영업권역에 대한 보장조차 없다”고 털어놨다.

실질적으로는 90% 이상이 가맹사업형태로 이뤄지지만 가맹사업 법망을 교묘히 피해 ‘상권 나눠먹기식’ 출혈경쟁이 일어나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크린골프 창업은 장비와 위치가 보장된다면 고수익과 이익률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장점이 있으나 섣부른 투자는 자칫 손해를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전에 창업비용과 향후 리스크를 잘 따져 합리적인 창업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스크린골프 게임장비가 워낙 고가다 보니 초기자금을 회수하는 데 기간이 오래 걸리고 시장이 뜨거운 만큼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어 자금회수가 채 되기도 전에 근거리에 또 다른 스크린골프장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가맹사업형태의 운영방식이 실정법의 적용을 받아 제도권 안에서 영업적 보호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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