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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강남 랜드마크 명운 쥔 '70m 횡단보도'

위기의 코엑스 / 현대차 신사옥과 시너지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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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강남 한복판, 그것도 교통 요지에 자리한 코엑스몰은 2000년대 젊은 세대의 시간을 독점하며 ‘코엑스 키즈’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노후화됐고 도심 곳곳에선 대형복합쇼핑몰이 생겨났다. 이에 뒤질세라 코엑스몰은 3000억원을 들여 지난 2013년 ‘리모델링’을 했다. 하지만 새단장 8개월이 지난 지금의 코엑스몰은 ‘썰렁함’ 그 자체다. 위기, 그리고 몰락. 코엑스몰의 현주소다. ‘3000억 리모델링’이 가져다 준 코엑스몰의 실상과 경제적 효과, 컨벤션 사업의 전망 등을 취재했다.
‘70m’. 서울 강남권 랜드마크의 운명이 횡단보도 한구간에 달렸다. 최근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든 코엑스(COEX)와 ‘노른자위 땅’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품에 넣은 현대차 신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시는 코엑스와 GBC를 주축으로 강남권 최대 국제교류복합지구를 구성, 서울의 국제경쟁력 견인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이를 위해 코엑스와 GBC 사이 영동대로(70m)에 지상과 지하로 보행 연계체계 구축을 계획 중이다. GBC의 건립은 코엑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쟁과 상생 사이를 조명했다.

현대차 신사옥, 서울시의 복안

지난해 9월 재계 관계자들이 깜짝 놀란 ‘사건’이 발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부지 매각입찰에 무려 10조5000억여원을 베팅, 이를 낙찰 받은 것. 현대차는 이 땅에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 위상에 걸맞는 GBC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현대차가 서울시에 제출한 ‘한전부지 사업계획’ 최종안에 따르면 지하 7~지상 115층의 사옥 GBC와 그 옆에 지상 62층 높이의 호텔·업무시설 및 전시·컨벤션센터, 공연장 등을 오는 2020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이 호텔 하층부에는 11만5000㎡ 규모의 대형쇼핑몰 등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그룹사를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 기능과 함께 자동차·업무·문화·생활·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라며 “2020년 기준으로 연간 10만명 이상의 해외 인사를 국내로 초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경우 1조3000억원을 웃도는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대규모 부가가치 및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국내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당부분 역할이 겹치는 코엑스와의 관계다. 현재 GBC가 들어설 한전부지와 코엑스는 70m의 영동대로를 기준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해 도심형 마이스(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로 키우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코엑스와 GBC 지상에는 보행전용다리를 설치하고 영동대로 지하 보행연결통로로 연계성을 강화해 ‘쇼핑+여가+문화시설’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코엑스 관계자는 “GBC 건립까지 5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논의 등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마이스산업과 국제업무 등 코엑스와 GBC의 방향성에서 공통적인 부분이 있어 향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GBC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서울시와 현대차 등이 계획 중인 사업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인권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코엑스와 GBC 지하가 연결된다면 마이스산업 육성은 물론 코엑스와 GBC 양쪽 모두의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GBC 조감도. /사진제공=현대차
(위)현대차 신사옥 GBC 조성도. (아래)국제교류 복합지구 조성 예시도로 한전부지 사옥은 위 현대차 조성도 참조. /사진제공=현대차, 서울시

◆제2 전성기? ‘코엑스몰’ 어쩌나

그런가 하면 GBC 건립 이후 코엑스의 미래에 먹구름을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특히 코엑스 내 복합쇼핑몰 ‘코엑스몰’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GBC 옆 건물 하층부에 11만5000㎡ 규모의 대형쇼핑몰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기존 이용자를 뺏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코엑스몰은 한계에 다다랐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건축공학부 교수는 “GBC의 건립으로 코엑스에 유동인구가 지금보다 많아질 수는 있으나 현재 코엑스몰의 위기를 극복해낼 묘수는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이미 코엑스는 잠실역 부근의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와 일산의 대형복합쇼핑몰 등에 영향력을 빼앗긴 상황”이라며 “성장모멘텀이 사실상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모바일쇼핑의 급속성장으로 오프라인 쇼핑몰의 경쟁력이 꺾인 상황”이라며 “이에 더해 코엑스몰은 할인 폭이나 혜택 면에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등 대형유통업체에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GBC 상업시설에 대형유통업체가 입점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코엑스몰의 매출 하락세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재 코엑스몰에 입점한 상인들 역시 GBC와의 시너지효과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코엑스몰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지금보다 많아지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코엑스는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한 바탕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말 코엑스몰이 1년8개월간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새로 개장했지만 유동인구가 과거보다 절반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코엑스몰을 자회사로 둔 한국무역협회는 3000억원을 들여 새 단장한 코엑스몰에 하루 평균 13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인연합회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직전인 지난 5월 주중 평균 6만8000명, 주말 평균 8만2000명으로 이용자가 급감했다. 이들은 “리뉴얼 이후 복잡한 동선과 수준 낮은 MD(상품기획) 구성으로 새로운 유입은커녕 기존 고객마저 발을 돌린 코엑스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GBC 방문인구가 코엑스를 찾는다 해도 코엑스몰의 내실이 부실하면 GBC쪽 상업시설로 손님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내부적인 문제가 해결된 후에야 GBC와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용어풀이
◆마이스(MICE) :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대규모 국제회의나 전시회가 관광과 어우러진 산업을 말함.
◆국제교류복합지구 : 서울시는 ‘코엑스-한전-서울의료원·구 한국감정원-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총 약 72만㎡를 서울의 미래 먹거리산업의 핵심공간으로 삼고 ▲국제업무(Business) ▲마이스(Mice) ▲스포츠(Sports) ▲문화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등 4대 핵심기능의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채희 poof34@mt.co.kr  | 

IT 전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통3사, TV홈쇼핑,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 여러분들의 따끔한 말씀, 혹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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