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트랜드비자트랜드와 최근업계이슈를 심층분석 소개합니다.

[커버스토리] "마트 콩자반·중국산 김치는 집밥 아니에요"

대한민국은 지금 집밥 신드롬 / 인터뷰 - 홍신애 쌀가게 대표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집밥 르네상스 시대다. TV를 켜면 '먹방'을 넘어 '쿡방'이 대세다.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SNS 등을 통해 요리법을 배우고 공유하기도 한다. 이렇듯 집밥에 열광하는 이유가 단순히 건강 때문일까. 사람들은 '집밥'이라는 매개체에 함축된 따뜻함과 아늑함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머니위크>는 집밥 트렌드를 시작으로 유통·식품업계의 관련시장 공략, 전문가와 일반인이 털어놓는 집밥 이야기를 들어봤다.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집밥이 밖으로 나온 것 같아요.” 

TV프로그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유명세를 떨친 요리연구가 홍신애씨(38)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집밥 열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맞벌이 가정, 나홀로족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집에서 밥을 먹기보다 밖에서 집밥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사진=임한별 기자

◆집밥, 안에서 밖으로 

“몇 년 전에만 해도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어요. 가정주부라고 하면 낮춰 보는 시선이 있었죠. 집밥 열풍이 부는 요즘에는 집에서 요리한다고 하면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는 등 인식 자체가 바뀐 것 같아요. 집밥이란 단어 자체도 단순히 ‘집에서 먹는 밥’에서 ‘건강하게 갖춰서 먹는다’는 의미로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고요.” 

자그마치 26년에 달하는 홍씨의 요리인생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단연 집밥이다. 그는 20대 초반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후 본격적으로 요리전문가로서의 길을 걸었다.

지난 2013년에는 가정식 레스토랑 ‘쌀가게’를 열어 집밥 열풍을 일으켰다. 따라서 그는 집 안에 있던 집밥을 '바깥'으로 옮긴 선두주자로 통한다. 쌀가게에서는 매일 직접 도정한 신선한 오분도미로 지은 쌀밥과 제철 재료로 만든 국을 내놓는다. ‘엄마가 해주는 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1일 100인분으로 판매량도 한정했다.

“한창 바쁠 때 밥 먹을 시간이 없었어요. 명색이 요리연구가인데 밖에서 사먹을 수 있는 것은 삼각김밥이더라고요. 당시에도 불고기 위주의 한정식 식당은 많았지만 부담스럽잖아요. 엄마가 해주는 밥을 밖에서도 먹기를 바랐죠.”

하지만 ‘집밥’에 대한 고정관념은 단단했다. 소비자들은 ‘집밥을 왜 돈 주고 밖에서 사먹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면서 차차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정해 놓은 100인분이 금방 다 소진돼 항의가 잇따를 정도다. 그는 집밥의 외식화가 성공한 이유로 시스템의 변화를 꼽았다.

“과거 한식당이 소비자에게 홀대받은 건 시스템 위주의 장사 때문이에요. 빠르면서도 푸짐하게 준비하려다 보니 시장에서 사온 반찬, 온장고에서 넣어둔 밥 위주로 식단이 짜였죠. 생활수준이 나아지니 (이 같은 음식이) 편의점에서 사먹는 음식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소비자가 몸소 느낀 것 같아요.”

◆“집밥 유행? 인식부터 제대로”

집밥 열풍을 이끌었만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가정식 식당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홍씨는 “문제는 집밥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행처럼 집밥이 번져가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밥을 표방하면서 마트에서 사온 콩자반, 중국산 김치로 구색을 맞추면 그것은 집밥이 아니다”며 “트렌드에 현혹된 '집밥사업자'가 많아질수록 그 피해는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아가 최근 대기업에서 쏟아내고 있는 가정식 식당으로 인해 ‘골리앗 대 다윗’과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시장의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대기업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정부에서 이를 규제하지 않으면 단가싸움에서 도저히 승부를 볼 수 없다”며 “신념을 가지고 문을 여는 작은 가게(영소상인)들을 위해 최소한의 보호막 정도는 제공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 100명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집밥의 기억을 심어주고 있는 홍씨. 그의 기억에는 어떤 집밥이 남아있을까.

“어머니가 시인이셨어요. 일과 모임으로 늘 바쁘셨지만 아침밥을 거른 적이 한번도 없었죠. 밥상에는 매일 따뜻한 국과 반찬이 올라왔어요. 누룽지, 생선구이, 감자볶음, 도가니탕과 미역국…. 지금까지 수많은 음식을 해보고, 또 먹어봤지만 어머니가 해주셨던 아침상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일까. 홍씨에게 집밥은 ‘엄마’다. “엄마는 저를 해하려고 밥을 먹인 적이 없어요.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엄마한테서 받은 것이죠. 집밥이란 추억, 정(情)…. 세상의 모든 좋은 단어를 다 갖다 붙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채희 poof34@mt.co.kr  | 

IT 전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통3사, TV홈쇼핑,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 여러분들의 따끔한 말씀, 혹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 0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