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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피팅룸·스터디존' 품은 편의점

불황 잊은 편의점 / 르포 - 편의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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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편의점이 호황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침체국면에 접어든 사이 나홀로 성장세다. 매장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가 하면 매출액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바야흐로 편의점 전성시대다. ‘현대판 구멍가게’가 언제부터 이렇게 당당해진 걸까. <머니위크>는 편의점의 독주비결을 분석하고 소비자와 한층 가까워진 편의점의 진화상을 추적했다.
“이 수업 괜히 신청한 것 같아. 너무 어려워. 씨유(CU)에서 내용 좀 알려줘. 점심 내가 쏠게.”

중간고사를 앞두고 걱정하던 덕성여대 학생들이 자연스레 편의점 CU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조용하고 삭막함이 감도는 기존 편의점과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임한별 기자

◆학생 의견 반영, ‘이색 공간’ 품었다

지난 8일 오후 BGF리테일의 편의점 CU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스한 온기와 라면, 김밥 등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긴다. 공간 저편에서는 왁자지껄 웃음소리도 들린다. 테이블 중간에 김밥, 비빔컵라면, 어묵 등 푸짐하게 간식을 차려놓은 3명의 학생들이 동시에 ‘으하하하’ 자지러지게 웃는다. 창가에 혼자 앉은 학생들은 삼각김밥을 뜯고 라면을 흡입한다. 눈꺼풀이 내려올 정도로 나른한 오후 2시. 아이스커피나 음료를 옆에 두고 공부하는 학생도 눈에 띈다.

한 여학생은 거울 앞에 앉아 파우더케이스를 닫자마자 립글로스를 꺼내 입술에 바른다. 거울 옆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학생의 얼굴을 밝게 비춘다. 옷을 갈아입는 피팅룸 문을 열자 대형 전신거울이 눈에 들어왔다. 한사람의 전신이 비칠 정도의 거울이 아니다. 3배는 더 커보였다. 그래서인지 피팅룸 내부는 더 넓고 개방된 것처럼 보였다.

‘스터디존’이라고 적힌 공간은 비교적 조용했다. 스터디존에는 소규모 모임이 가능하도록 회의용 테이블과 화이트보드가 설치됐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학생들은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옆 칸에 있던 학생은 심각한 얼굴로 노트북을 펴고 자판을 친다. 귀에 이어폰을 낀 한 학생은 엎드려 잠을 청한다. 옆에 둔 아이스커피의 얼음도 ‘스르르’ 녹는다.

빡빡한 진열공간에 여유공간은 사치였던 기존의 편의점에서는 상상도 못할 모습이다. CU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은 파우더존과 피팅존, 스터디존 등 별별 공간을 품었다. 50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양이 늘어나는 만큼 매출도 늘었다. 삼각김밥, 김밥, 라면 등 간편식이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CU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CU라는 브랜드 자체가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고유명사’가 되도록 여유공간을 마련해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했다”며 “학생들의 이용공간을 최대한 넓혀 편의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CU 덕성여대 학생회관점은 학기 중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방학 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한다. 4월과 6월, 10월과 12월 시험기간에 특히 학생들이 몰린다.

/사진=임한별 기자

◆진열대 구경하는 재미 ‘쏠쏠’

“요즘 이렇게 먹는 거에 꽂혔어. 치즈랑 섞어 먹으면 대박 맛있어. 치킨도 두조각 사자.”

한 학생이 비빔라면을 집으며 말했다. 점심시간이 끝난 시간대라 핫바나 초콜릿, 과자 등 간식을 고르는 학생이 많았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찾는 학생도 상당수였다. 식품코너에는 삼각김밥, 라면, 도시락 등을 비롯해 다른 지점에서 볼 수 없는 어묵, 치킨, 베이커리 등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했다. 진열대에는 컵라면과 타사 제품을 섞어 만드는 이른바 ‘악마의 레시피’도 걸려 있다.

CU 직원이 오징어 핫바를 건넸다. 핫바와 닭꼬치가 들어있는 온장고 주변에는 케첩, 머스터드, 칠리소스 등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소스가 진열됐다. 전자레인지에 30초간 데운 뒤 꺼낸 핫바는 모락모락 김을 내뿜었다. 한입 베어 물자 야채, 고추, 오징어가 씹혔다.

생활용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여대 특성을 고려한 듯 다양한 종류의 스타킹, 여성용품, 샴푸 등의 생활용품이 눈에 띄었다. CU 관계자는 “여대 특성에 맞게 생활용품의 종류를 다양하게 배치했는데 비식품 부문에서는 스타킹, 생리대 등이 가장 많이 팔린다”며 “생리대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제품과 대용량보다는 소용량 제품 위주로 들여온다”고 말했다.

실제 덕성여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CU는 매출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매출과 이용객 수가 이전 편의점보다 20~30%가량 늘었다. CU 관계자는 “겨울방학에도 휴게공간을 오픈해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편의점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일상에 지친 고객을 위로한다.

경계 무너지는 편의점… ‘카페테리아형’ 등장

CU는 최근 대전시 대덕대학교에 ‘카페테리아점’을 오픈했다. 다양한 먹거리를 메뉴화해 판매하는 곳이다. 제조공장에서 배송된 가공식품만 판매하는 일반 편의점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피자와 45종의 베이커리, 16종의 도넛, 치킨 등을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 제공한다.

메뉴판도 갖춰 여타 푸드코트 못지않게 꾸몄다. 덕분에 이 점포 매출의 38%가량은 간편식과 즉석조리 식품에서 나온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선 rahs1351@mt.co.kr  | 

안녕하세요. 증권팀 박효선입니다. 많은 격려와 질책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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