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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이 쉽게 망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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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간판이 수시로 바뀐다. 그만큼 폐점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그런데 유난히 ‘중국집(중국음식점)’ 간판은 자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왜일까?

안전행정부가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2개 주요 대도시에서 20개 업종의 음식점 가운데 영업지속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중국음식점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의 절반 정도가 창업 후 3년 이내에 폐업하는데 중국음식점의 경우는 5년 이상 생존율이 무려 68%나 된다. 5년 이상 생존율이 가장 낮은 카페(26%)와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이처럼 중국음식점의 생존율이 높은 데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선, 대부분의 중국음식점은 준비된 창업을 한다는 것이다. 중국집을 개업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오랜 기간 중국집 주방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요리를 만드는 전문성이 매우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주인이 곧 주방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재료 조달에서 벌어지는 주방장의 비리가 있을 수가 없다. 주방보조 인력과 배달 인력을 잘 관리하면 된다. 홀 서빙 겸 카운터는 대부분 가족이 담당한다. 음식점 경영에서의 누수 현상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업종의 경우 돈으로 개업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을 하고 퇴직금으로 마땅히 할 것이 없어서 ‘그래도 먹는장사가 남는 장사’라는 막연한 속설만 믿고 덜컹 뛰어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에 비해 대부분의 중국집 사장들은 배달부터 시작해 주방보조를 거쳐 주방장까지 거친 그야말로 ‘준비된 창업자’라는 것이 장수의 가장 큰 비결인 셈이다.

두 번째 이유는 배달영업을 병행한다는 것이다. 음식점은 기본적으로 공간서비스업이다. 일정한 공간에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손님이 많이 와도 더 이상 손님을 받을 공간이 없다면 추가로 매장을 개설하지 않는 한 매출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배달영업을 병행한다면 이런 공간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가 있다.

특히 요즘은 식재료 가격과 매장 임대료는 계속 올라가는데, 그렇다고 음식가격을 그에 맞추어 올리자니 손님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음식점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장사가 좀 잘된다 싶으면 건물 주인이 턱없이 임대료를 올려 버리는 탓에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음식점이 이런 공간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통업으로 진화를 해야 한다. 그 진화의 가장 초보적인 단계가 배달영업이다. 그 다음 단계의 진화는 매장에서 취급하는 메뉴의 상품화이다.

메뉴를 상품화해서 일반 유통업체나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음식점의 유통업으로의 진화다.

이런 음식점의 진화는 이미 많은 성공사례가 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리라 확신한다. 거꾸로 말하면 유통업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음식점은 경쟁력이 없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도 내년부터 미국 본토에서 배달영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집이 장수하는 세 번째 이유는 생각보다는 매장 숫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2월 말 기준 20개 업종의 전국 음식점은 모두 60만2524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식집이 48.7%(29만3239개)로 가장 많았고 호프집이 10.1%(6만793개)로 뒤를 이었다.

이어 분식점은 6.4%(3만8502개), 치킨집은 5.5%(3만3152개), 경양식 4.12%(2만4870개), 식육취급 4.1%(2만4754개), 중국식 3.3%(2만286개), 생선회 2.2%(1만3473개) 등의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음식점 숫자가 너무 많다. 아무리 좋은 여건을 갖추었더라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으면 경쟁강도가 심해서 수익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중식은 한식에 이어 일식과 더불어 우리 국민의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는 음식점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중국집 장수의 비결인 듯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음식점 창업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통계는 과학이다’는 말이 있다.

예비창업자들은 이런 공식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창업 준비를 하는 것이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는 방법이 될 것이다.

김병조 외식 콘셉트 기획자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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