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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수출역군' 소주·막걸리의 굴욕

대한민국 酒史가 흔들린다 / '한류술' 명성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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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음주공화국'이라는 오명에 시달려야 했던 대한민국. 이제 '부어라, 마셔라'를 외쳤던 폭주문화는 가고 '가볍고, 간단하게' 마시는 스타일이 대세다. 우리나라도 술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나라가 되는 것일까. <머니위크>가 대한민국 음주문화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아울러 흔들리는 주류시장도 분석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막걸리의 인기는 대단했다.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먹자골목에 들어선 막걸리전문점을 필수 여행코스로 꼽을 정도였다. 걸쭉하면서도 달짝지근한 특유의 맛뿐 아니라 저렴한 가격과 몸에도 좋은 '약주'라는 소리에 저녁시간 삼삼오오 모여 대폿잔을 기울이는 외국인이 많았다.

어디 그뿐인가. 소주 역시 막걸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랜 기간 '국민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서민의 쓰디쓴 삶을 달래온 소주답게 외국인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소주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반드시 구입해 가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막걸리와 함께 소주가 한국을 대표하는 술로, 한류상품의 핵심주자로 떠오르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두 '국민주'의 한류열풍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막걸리와 소주 수출이 2~3년째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어서다.
 
/사진=머니투데이 임성균 기자

 
◆수출성적, 중국-일본서 희비 엇갈려

주류업계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막걸리 수출액은 1044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9.7% 줄었다. 막걸리 수출액은 2011년 전년 대비 176.2% 급증한 5274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3689만달러(-30.0%), 지난해 1886만달러(-48.9%)로 3년 연속 급감했다.

막걸리와 함께 한류상품의 대표주자인 소주도 사정은 마찬가지. 올 8월까지 소주 수출액은 6424만달러로 8.0% 감소했다. 작년 한해 수출액이 1억751만달러로 15.2% 줄어든 데 이어 2년째 하향세다.
 
이는 해외 최대수요처인 일본에서의 수입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막걸리와 소주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에서 한류열풍과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막걸리는 닛케이 트렌디가 뽑은 '10대 히트상품'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절정에 달했던 한류바람이 한풀 꺾이면서 일본 내 한국산 주류소비도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주류문화가 무알코올음료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해 고객이탈이 심화된 점이 수출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부진과 반한감정 고조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엔화약세(엔저) 현상도 술 수출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2011년 말 100엔당 1493원에서 이달 1일 기준 968원까지 떨어졌다. 소주와 막걸리의 현지가격이 3년도 채 안돼 50% 올랐다는 뜻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일본 대형마트에서는 한국 술의 판촉행사를 열기 어려울 정도로 혐한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며 "국산막걸리와 소주의 주 소비층이었던 젊은 여성들의 입맛이 변한 데다 원화강세로 가격경쟁력까지 떨어지니 다른 술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1∼8월 대 중국 막걸리 수출액은 132만달러로 28.2%, 소주 수출액은 631만달러로 16.4% 증가하는 등 한국 술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영향으로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이 인기를 끌면서 대륙 내 한국산 술에 대한 인식이 일본과 달리 날로 좋아지고 있다"며 "막걸리와 소주의 마케팅전략을 잘 세운다면 안정적인 대 중국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류승희 기자

 
◆나라별 생존 차별화 전략 시급

전통주전문가들은 소주와 막걸리의 '제2 수출 붐'을 일으키기 위해선 나라별로 차별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술에 등진 소비자를 다시 수요층으로 끌어들이고 초기시장을 잘 정착해 나가기 위해선 기본적인 뼈대부터 잘 마련해야 한다"며 "소비자 트렌드에 맞춘 제품개발과 업체들이 함께 협회 등을 만들어 공동 연구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시장진출 초기와 중기, 성숙기에 따라 각각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컨대 해외시장 진출 초기의 경우 우리 술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 중요하다. 한국적인 술 음용문화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영화·드라마를 통한 간접광고(PPL) 방식과 같은 프로모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획일적인 맛에 질려가는 중기와 성숙기에는 현지소비자들의 음주패턴에 맞게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독한 술에서 약한 술로, 다시 무알코올로 시시때때로 변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킬 만한 제품개발과 마케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막걸리의 경우 떫은 맛, 신맛을 완화하거나 과일맛 막걸리, 대추막걸리 등 그 나라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포장 및 용기를 통해 고급화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프리미엄제품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병, 사기병, 혹은 기타 재질로 바꿔 특별함을 줄 필요가 있다.
 
무역협회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을 넓히려면 현재 수입맥주가 한국에서 생산되는 것처럼 제품뿐 아니라 외국에 양조장과 양조기술도 함께 수출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수출 시 국내업체들이 현지 유통회사에 제품만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시장을 개척해 혐한 기류 등 외부장애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류 수출의 무한경쟁시대. 그 속에서 한국의 술, 소주와 막걸리를 세계시장에 제대로 알리기 위한 전략이 업계의 새 과제로 떠올랐다. 한류 콘텐츠의 수출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듯 한국주류의 글로벌화가 국민경제, 그리고 국내 주류업계에 또다시 활력을 불어넣을지 지켜볼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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