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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에게 배운 경영철학에 남다른 ‘아트 마케팅’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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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 <값진식육> 김보균 대표의 명함에는 이름 앞에 ‘식육아티스트’라고 쓰여 있다. 식육과 아티스트라는 낱말의 거리는 얼마쯤일까? 언어, 그림, 소리, 몸짓, 조형, 건축, 영상 등을 다루는 아티스트는 익히 들어왔다. 

식육아티스트라는 말은 생소하다. 고기와 예술이라니···. 하지만 김 대표를 규정하고 이해하는데 이보다 더 적확한 말도 달리 없다. 그는 분명 고깃집 주인이지만 단순히 고기만 팔지 않는다. 

또 예술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순 없지만 그의 고깃집 경영에는 예술적 요소가 다분하다. 그런 요소들은 <값진식육>이 고깃집으로서 성공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그러니 그를 식육아티스트라고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불러야 할까?
▲ 제공=월간 외식경영

◇ 예술적 상상력과 아우라 묻어나는 ‘아트 마케팅’
<값진식육>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걸려있는 글귀와 이미지가 말을 걸어온다. 그것은 부드럽게 때론 강렬하게 고객의 눈길을, 마음을 붙들어둔다. 미적 체험이나 미적 감동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게 되어있다. 

더구나 요즘 같은 황량한 무감동 무덤덤의 시대에 사람들은 아름다운 감동에 목마르고 굶주려있다. 다만 바쁘고 고단한 일상 때문에 그것을 자각하지 못할 뿐이다. 

김 대표는 이 점을 잘 포착했다. 고깃집 경영에 고객이 반응할 감성요소를 찾아내고 적용한다. 그 점이 일반 고깃집 주인과 제일 큰 차이점이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실내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는 무엇이 아름다움이고, 아름다움은 어떻게 형상화시켜야 하는지를 잘 안다. 거기에다 고객이 누리고 싶어 하는 미적 체험이 어떤 것인지도 영악하리만큼 예리하게 파악하고 있다. 

다른 고깃집 주인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하지만 김 대표는 얼마든지 충족시켜줄 수 있는 감성 공감능력이자 그만의 경쟁요소다.

‘소고기 땡기는 날’, ‘진상으로 등록하시면 다양한 불량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물은 천천히 술은 냉큼 드립니다’, ‘익어야 맛있다’ 등등 재미있는 문구가 여기저기 보기 좋게 내걸렸다. 글씨도 김 대표가 직접 먹물로 썼다. 웬만한 전문 캘리그래퍼보다 솜씨가 낫다.

이들 문구 속에는 업소 측의 대고객 메시지가 들어있다. 그런데 그 메시지가 직설적이거나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피식 웃게하거나 잔잔한 미소를 떠올리게 한다. 그 순간 고객은 업주의 메시지에 동의하게 된다. 

직설적이고 강압적인 ‘**금지’나 ‘++는 안 됩니다’보다 효과는 더 높고 저항은 전혀 없다. 이게 감성 마케팅이자 아트 마케팅이다.

아트 마케팅 요소는 글씨뿐만이 아니다. 여러 로고와 서체, 인테리어 소재의 색감, 소 갈비뼈를 달아놓은 문고리, 각종 사진들, 화장실 열쇠고리에 이르기까지 적절하게 배치해놓았다.

그가 대학에서 배운 것은 미술이다. 그리고 그가 지금 하는 일은 고깃집 경영이다. 그는 배운 것과 하는 일의 믹싱 작업에 능하다.

◇ 적절한 동기부여로 맨 파워 끌어내는 리더십

군대나 회사의 간부 양성과정 교육을 이수하다 보면 수없이 반복되는 단골메뉴가 있다.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적절하게 동기를 부여하라’다. 그리고 그 다음이 ‘부하 복지를 도모하라’와 ‘비전을 제시하라’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부하의 자발적 복종을 이끌어내기 위해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다. 하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이 당연한 리더의 조건을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값진식육> 김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작은 규모의 고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주어진 여건은 다른 고깃집 주인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찾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다. 

우선 김 대표는 직원 선발에 매우 신중을 기했다. 주방이건 홀이건 그 일을 가장 잘해낼 사람을 뽑았다. 체력과 일에 대한 흥미는 물론, 다른 직원과의 호흡도 맞출 줄 아는 사람만 가려 뽑았다. 요즘처럼 직원 구하기 힘든 세상에 그런 직원 뽑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적절한 보상과 비전을 제시하면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닌 듯하다.

식당 2층에는 고객 대기실, 고기 숙성실과 함께 직원 전용 공간이 있다. 옷을 갈아입는 라커룸과 짬짬이 쉴 수 있는 휴게 공간도 마련했다. 외식업이나 각종 교양서가 꽂혀있는 책장도 있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을 것을 권장한다. 

1층에선 직원이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공간이라면 2층은 김 대표가 직원에게 서비스하는 공간이다. 1층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직원에겐 ‘2층의 여유’가 기다린다.

<값진식육>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또 다른 원천은 자신들의 밝은 미래를 내다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값진식육>의 미래 비전을 직원들에게 꾸준히 제시한다. 2층 직원 집무실에는 미래 <값진식육>이 가야 할 마스터플랜과 조직도표가 있다. 

직원들은 ‘지금은 여기가 비록 하나의 고깃집이지만 내가 열심히 일하면 이 회사가 발전하고, 회사의 발전과 더불어 내가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개인에게 성장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리더야말로 가장 유능한 리더다. 특히 의욕에 찬 젊은 직원에게는···. 조직원의 성장욕구를 조직의 성장으로 엮어내는 능력, 이것이 김 대표 리더십의 핵심이다. 

<값진식육>을 키워가는 김 대표의 모습을 볼 때마다, 빈 캔버스에 하나씩 색을 입혀 멋진 작품으로 완성해내는 화가의 모습이 연상된다. 경영도 예술이고 경영자는 예술가라는 말, 그에게는 비유가 아니라 실제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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