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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미투'… '봉구비어 vs 봉쥬비어' 누가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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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전부터 이어진 스몰비어(맥주 외에 가벼운 안주를 판매하는 호프집) 열풍에 고무돼 집 근처에 스몰비어 가맹점을 개업한 김지원씨(34·가명). 그는 최근 동네 인근에 우후죽순 생기는 타사 스몰비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처음엔 상권이 커져서 가게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타 점포들이 주력 메뉴부터 인테리어까지 본인 매장과 유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지금은 손님을 뺏기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 평소 분식을 좋아하는 직장인 오승아씨(31·가명)는 부산 명물로 유명해 몇번 찾은 적 있는 분식집이 인근에 개점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분명 상호도 메뉴 구성도 유사했지만 미묘한 음식 맛의 차이를 느낀 오씨. 이후 인터넷을 통해 유사 브랜드란 걸 알고 난 후 괜시리 빈정이 상했다.

◆메뉴·가격·인테리어까지 모방 넘어선 ‘베끼기’

최근 일부 아류브랜드들의 지나친 모방으로 외식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메뉴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특별한 기술이나 요건이 필요치 않은 사업일 경우 그 정도는 더욱 심하다.

최근의 스몰비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압구정봉구비어의 경우 상호와 메뉴, 실내 인테리어 등이 비슷한 모방업체들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아류업체들은 분위기가 비슷하도록 촌스러운 이름을 쓴다거나 주력메뉴인 감자튀김과 생맥주 판매는 물론 소스 종류도 유사하게 갖추고 있다. 심지어 엄지와 검지사이에 끼는 비닐장갑이나 가격, 바(Bar)를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 등 세심한 부분까지 유사하다. 봉구비어의 아류업체로는 '봉쥬비어' '달구비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압구정봉구비어는 “비슷한 상호의 브랜드들과 연관성이 없다”며 “특허청에 상표권이 출원된 정식 브랜드”라고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가맹점주들과 예비가맹점주들이 유사업체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항의하고 있기 때문.

봉구비어 관계자는 “홍대 상권만해도 유사한 스몰비어업체가 5개 매장이 넘는다”며 “상표권 침해에 대해 향후 본사 차원의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끈 벌집 아이스크림업체도 '베끼기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아이스크림 전문점 ‘소프트리’를 운영하는 엔유피엘은 유사한 아이스크림 가맹점 ‘밀크카우’의 가맹 본점인 엠코스타를 상대로 디자인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과 부당경쟁행위 금지 청구소송을 냈다.

엔유피엘은 경쟁업체인 엠코스타가 아이스크림에 벌집을 올려놓는 디자인을 비롯해 아이스크림콘 진열방법, 매장간판, 메뉴판 등 브랜드 디자인의 상당부분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엠코스타 측은 “소프트리의 디자인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고 따라할 수 있는 것인 만큼 보호받아야 할 권리라고 보지 않는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애꿎은 가맹점주들만 ‘피해’

이처럼 난립하는 아류브랜드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영업 노하우를 빼앗겨 경쟁력을 잃은 원조업체와 그 가맹점들의 몫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대 초 맥주 프랜차이즈로 전국 각지에서 유명세를 탔던 쪼끼쪼끼도 이 같은 피해를 겪은 업체 중 하나다. 2001년 당시 쪼끼쪼끼는 전국 가맹점 230개를 보유할 정도로 유망한 브랜드 중 하나였다.

인기가 날로 높아지자 쪼끼쪼끼 상호를 도용한 유사브랜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쭈끼쭈끼’, ‘블랙쪼끼’, ‘쪼끼타임’, ‘한쪼끼 두쪼끼’, ‘조끼쪼끼’, ‘블루쪼기’, ‘쪼기2000’, ‘쪼끼닷컴’, ‘꼬꼬와 쪼기’, ‘짜끼짜끼’, ‘칼라쪼기’, ‘쭈끼쪼끼’ 등 발음과 표기상 비슷한 상호들이다.

‘쪼끼쪼끼’는 이들 아류브랜드들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쭈끼쭈끼’와 ‘블랙쪼끼’ 등을 대상으로 유사상호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판결까지 진행, 승소했다. 하지만 수년에 걸쳐 진행된 소송에 상호명은 지켜냈지만 이미 쪼끼쪼끼가 주도한 맥주시장의 트렌드는 지나간 후였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맹비 때문에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아류브랜드에 속아 피해를 입는 창업자들의 사례도 적지 않다.

아류브랜드들의 특성은 당시 유행하는 업종의 유사한 상호와 메뉴로 인기에 편승한다는 점이다. 한 창업전문가는 “일부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가맹비와 인테리어비용 등 일회성 수익을 목적으로 당시 유행하는 업종을 악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가맹점 관리나 브랜드 홍보보다는 가맹점 숫자를 늘려 가맹비와 인테리어비용을 벌겠다는 속셈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이 짝퉁브랜드가 난립하면서 상표권 분쟁도 심화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조사 당시 1346건이던 상표건 분쟁 관련 소송건수가 2년 만인 지난해 20% 급증한 1610건에 달했다.

국내 특허법상 지역명이나 고유명사 등을 상호로 사용한 경우엔 상표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은 가맹점 개설 상담 시 해당 본사가 브랜드의 서비스 등록을 했는지 등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서비스 등록이 안된 경우 바로 옆 점포에 동일한 상호로 동일한 업종이 입점하더라도 제재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등록되지 않는 브랜드 사용은 아류 및 유사브랜드의 다수 등장으로 업종 자체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결과적으로 프랜차이즈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 상표권·영업표지 무단도용 처벌은?

상표를 무단 도용할 경우에는 상표법(93조 침해죄)에 의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영업표지를 사용할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처벌될 수 있다. ‘부정경경쟁방지법’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 포장, 기타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 또는 수입·수출해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주 /사진=류승희 hj0308@mt.co.kr  | 

머니위크 박효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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