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400달러'가 적다는 분들께

해외여행객 면세한도 늘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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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자가 연간 1000만명을 훌쩍 넘어 지난해 1373만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1400만명으로 추산된다(외교부 통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4 해외여행 트렌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중 내년에 해외여행을 갈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84.8%나 된다.

해외에서 쓰는 카드금액도 크게 늘어 지난 3분기에는 27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금과 카드를 모두 합해 사용한 총 금액은 3분기에 60억달러를 넘어서 역시 최고치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관광수지는 매년 적자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방한 외래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지출한 금액(관광수입)과 국민 해외여행객이 해외에서 지출한 금액(관광지출)의 차이를 나타내는 관광수지가 지난해에는 15억6000달러 적자였다(한국관광공사 '관광수지 통계') .


 
◆귀국 시 면세품 품목 확인하셨나요

해외여행에서 돌아올 때 다른 사람에게 줄 선물이나 개인적으로 사용할 물품을 사오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와 관련된 세금은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해외여행자가 취득한 물품 중 면세가 되는 물품은 ▲여행 중 휴대한 일상 신변용품 ▲출국 시 휴대반출 확인을 받은 물품 ▲주류 1병(1리터, 400달러 이하의 것), 담배 200개비(미성년자 제외) ▲향수(Perfume, Eau de Perfume, Eau de Toilette, Eau de Cologne 포함) 2온스 ▲기타 해외에서 구입했거나 선물로 받은 물품들의 해외 총 취득가격이 400달러 이하인 경우 등에 국한된다. 면세가 되는 술, 담배, 향수를 포함한다면 400달러가 훨씬 넘는 금액의 물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들여올 수 있다.

부부가 해외여행 시 800달러짜리 지갑 하나를 구입했다면 1인 면세한도 400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400달러에 대해서는 세액을 적용받는다. 반면 400달러짜리 지갑 두개를 총 800달러에 구입했다면 각각 1인당 400달러를 초과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면세범위 초과물품에 대해서는 물품에 따라 총세율이 다르다. ▲데스크탑컴퓨터·노트북·컴퓨터 주변기기 10% ▲일반시계·일반카메라·완구류·건강보조제·운동용품·골프용품·가방·화장품 20% ▲신발·의류·언더웨어·우산·가죽장갑·가죽벨트 1000달러까지 20%, 1000달러 초과 25% ▲향수 35% ▲고급카메라·고급시계·귀금속 보석류 185만2000원까지 20%, 초과 시 50% 등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물품에 따라서는 면세범위에 포함되지 않거나 타법령에 의해 반입이 제한될 수도 있다. 농축산물·성분미상의약품·과일류 등은 제한사항이 많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관세청 콜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여행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관세청 모바일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구입물품에 대해 품목별 금액별로 내역을 입력하면 예상세액을 조회할 수 있다. 또 품목별 간이세율, 자유무역협정(FTA) 세율 적용 신청절차 및 유의사항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면세한도를 벗어날 때는 항공기나 배 안에서 배부하는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에 해당사항을 작성해 항공기 도착 후 1층 세관 검사장내 세관직원에게 여권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신고대상 물품을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에 성실히 신고하지 않은 여행자는 납부세액의 3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납부해야 하며 관세법 등 위반으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

자진신고 여행자는 신속하게 통관시켜주고 신고가격을 인정해주며 사후 세금납부를 허용한다. 출국할 때는 1인당 3000달러까지 면세품 구입이 가능한데, 구입한 제품을 그대로 한국에 가지고 들어온다면 귀국 시 면세한도 1인당 400달러를 제외한 2600달러에 대해서 세금을 납부해야한다.

한편 해외여행 중 사용하고 다시 반입할 물품 중 고가의 물품은 출국 시 신고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고급시계, 고급카메라, 귀금속 보석류, 모피류, 골프채(중고골프채는 신고생략) 등을 신고하지 않고 출국했을 경우 돌아올 때 과세될 수 있다.

◆"괜찮겠지" 생각했다가 과세 폭탄

해외여행객 중 일부는 고의로 신고하지 않고 탈세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관세법을 위반하게 된다. 전체 여행객 중 극히 일부만 검사하는 만큼 운이 없어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관세청이 지난해 여행객 휴대품을 조사한 결과 66만7000건 중 43.6%인 29만1000건이 면세 범위를 초과해 적발됐다. 올해 9월까지 면세한도를 초과해 물품을 구입했는데 불성실하게 신고하다 적발된 여행객들에게 부과된 가산세가 3년 전보다 5.7배나 증가했다.

최근에는 여행자 휴대품의 면세한도를 현행 400달러에서 두배 늘어난 800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관세법 일부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대표 발의한 심윤조 의원(새누리당)은 "높아진 국민소득 수준과 경제변화에 따라 한도를 현실화 해 여행자 편의를 증진하고 세관 행정비용을 절감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홍종학 의원(민주당)은 "소수 여행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기 때문에 좀 더 합당한 이유를 찾기 전에는 한도를 늘리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면세한도 상향 신중히 판단해야

면세한도는 특정국가의 사례만 보고 적정수준을 판단하기는 힘들다. 각 나라마다 사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OECD 국가 중 달러로 환산한 면세한도가 한국보다 높은 국가들이 더 많지만 1인당 국민소득 대비 면세한도는 한국보다 낮은 국가들이 더 많다.

예컨대 미국이 면세한도가 800달러로 한국에 비해 2배나 많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의 2배가 훨씬 넘는다. 반면 이스라엘은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보다 40% 이상 높은데 면세한도는 오히려 절반에 불과하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국민의 경제수준에 비해 면세한도가 매우 낮다고 보기는 힘들다. 선진국 중 일본만이 유독 면세한도가 높다. 면세한도가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하는 일본, 브라질, 중국은 관광수지가 적자다. 삼바의 나라인 브라질은 최근 국민의 외국여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2008년 51억8000만달러에서 2012년 155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일부 주장대로 면세한도 위법자가 많은 점을 면세한도 상향의 근거로 삼는다면 고속도로에서 운전 시 제한속도를 초과하는 운전자들이 많다는 이유로 제한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바 없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똑같은 물건을 관세 없이 더 싼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 합당한지도 고려할 부분이다. 관광수지가 적자인데 면세한도를 높이면 오히려 적자폭이 늘어날 수도 있다.

내수경기는 침체되는데 해외명품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연 해외여행자에 또 다른 혜택을 주는 방향이 맞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물론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관광객 수도 늘고 있으므로 여러 측면에서의 합리적인 검토와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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