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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우직함이 바로 장인정신이죠

MBC ‘찾아라! 맛있는 TV’ 원성진 메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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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원 작가가 맡고 있는 MBC ‘찾아라! 맛있는 TV’는 2001년 11월 첫방송을 시작해 어느덧 600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최장수 음식 버라이어티다.

그녀는 첫 방송부터 참여했다. 12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방송을 이어오며 변화를 계속한 ‘찾아라! 맛있는 TV’. 현재는 넘쳐 나는 맛집 홍수 속에서 6인의 검증단이 진짜 맛집을 찾는 몰래카메라 형식의 ‘The 맛’과 건강밥상을 찾아 떠나는 ‘솥단지’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 국내 최초 맛집 전문 프로그램인데요, 자세한 소개 부탁합니다.
음식 프로그램의 1호격인 ‘찾아라! 맛있는 TV’는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음식프로그램을 못 만든다?’ 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시작한 방송이에요. 당시만 해도 음식이 프로그램 내에서 소품이나 한 꼭지로만 쓰이는 정도였어요.

독자적으로 성공한 음식프로그램은 전혀 없었거든요. 음식을 주제로 한 시간을 채우는 프로그램도 저희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초기엔 굉장히 높은 시청률을 올리며 방송계에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죠.

방송의 효과라는 게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기존에 없는 형식이어서 그런지 흉내를 내는 프로그램도 많았어요. 물론 지금은 방송의 영향력이 과거만 못해요. 하지만 영향력이 커야 반드시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 프로그램 같은 경우엔 맛집을 검증한다고 해서 분석하고 파헤치는 느낌은 아니에요. 유명한 집이나 핫한 맛집들을 돌며 시청자의 입장에서 진짜 맛있는 지를 확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어요.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프로그램 약발이 떨어졌다고 촉이 올 때는 바로바로 포맷을 바꾸기도 해요.

하지만 항상 기본적으로는 저희 프로그램을 보신 후에 점심시간 메뉴를 정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 맛집 선정은 어떤 절차를 거쳐서 진행됩니까?
아이템을 선정한 후 1차 서칭을 하고 전문가의 자문도 구하는데, 블로그 포스팅만 봐도 진짜 맛집인지 느낌이 와요. 포스팅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메뉴를 소개하거나 다른 블로거와 비슷한 사진으로 올라오는 포스팅은 100% 홍보성이죠.

13년 넘게 진행하다 보니 내공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방송이 기회는 될 수 있지만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는 식당하기 나름이에요. 방송 후 인기를 얻어 맛이 변하기도 하고 체인점이 늘어났다가 없어진 식당도 많이 봤거든요.

◇ 13년 차 음식전문작가십니다. 가보신 곳 중 최고의 맛집을 하나만 꼽아본다면?
지금까지 워낙 많은 맛집을 다녀서 최고의 맛집을 꼽는 게 쉽진 않네요. 그런데 유독 인상에 남았던 음식점이 있어요.

대구 동성로 뒷골목에 위치한 한 추어탕집이에요. 60대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곳인데, 할머니께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얼갈이배추를 다듬어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어요.

음식에는 된장이 들어가지 않고요, 직접 담는 간장, 양지, 마늘, 추어만을 사용하시더라고요. 오래된 한옥 솥들이 걸려있고 굉장히 깨끗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실제로 개다리소반을 놓고 바닥에 앉아 먹을 정도로 깨끗했어요.

기름때도 전혀 없었고 숟가락도 바로바로 삶아서 쓰니까 더 믿음이 가더라고요. 추어탕을 담는 건 온전히 할머니 몫이에요. 할머니가 직접 손님의 얼굴을 확인하며 건더기와 국물의 양을 조절하며 떠줘요.

신기해서 물으니 손님이 다녀갔을 때 상에 남겨진 음식의 양을 보고 기억을 하셨던 거예요. 그 정도로 정성을 기울이세요. 또 매일 아침 추어탕을 드시며 질리지 않고 맛있다는 할머니의 진솔함에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요.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보셨음 좋겠네요.

◇ 마음을 움직였던, 감동을 준 맛집이 있습니까?
퇴촌 <청국장집>은 풍경뿐 아니라 음식에서도 시골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그런 곳이에요. 맛깔스럽고 감칠맛이 나지만 과장된 맛이 아닌 자연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죠.

사장님께서는 지역농산물을 순수 가을걷이해 전통방식 그대로 담가 저장해서 밑반찬을 만드세요. ‘가을 단풍 들 때 깻잎을 따서 담아야 가장 맛있다. 황석어와 표고버섯은 몇 월이 가장 좋다.

나물은 어떻게 말려야 맛있다’ 등 가장 맛있는 철에 재료를 공수해 가장 맛있게 담가 내놓는 사장님의 우직함을 존경해요. 천일염, 간장, 된장, 고추장만 쓰시는데 처음 먹는 사람들은 너무 심심하다고 하더라고요.

대신 원재료의 맛과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어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이렇게 자기 자식에게 먹일 수 있을 정도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멀리를 내다보는 뚝심이 필요하겠죠.

◇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맛집은 어디인지요?
판교에 위치한 유명한 평양냉면집은 제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곳이에요. 함흥냉면을 선호하는 분들은 보통 평양냉면의 맛을 잘 모르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평양냉면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음식점이어서 솔직히 기대는 안하고 갔어요.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오래된 음식점이나 가야 제대로 된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아이템이니까요. 그런데 예상 외로 면의 질감이 살아있고 육향이 굉장히 강해 만족스러웠어요. 보통 메밀 함량이 70% 정도면 많이 섞였다고 평가하는데 이집은 순면이 기가 막혀요.

손님이 없을 때 방문해 손반죽을 한 순면을 뽑아달라고 떼(?)를 썼거든요. 함께 동행한 한 맛컬럼니스트는 30~40년된 냉면집 속에서 이 정도의 맛을 구현하는 신생 음식점을 찾으니 짜릿하다고 평가할 정도였어요.

◇ 전국 외식업주 분들께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먼저 말씀드린 맛집과 비교해 서울 모 지역에 위치한 유명한 소바집은 솔직히 기대 이하였어요. 소바면이 판교 평양냉면 가게하고는 확연히 비교되더라고요.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꼭 맛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인사동에 위치한 모 음식점도 항상 웨이팅이 걸릴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솔직히 맛에서만큼은 큰 점수를 주지 못하는 곳이에요. 아무래도 음식 방송을 오래하다보니 맛에 대한 평가가 철저한 편이에요.

맛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정보가 많기 때문에 방송에도 디테일하게 반영하고요. 조금 먹어도 제대로 된 집에서 먹고 싶어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거예요. 적정한 가격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우직하게 음식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저 같은 경우엔 다소 맛이 떨어지는 식당은 두 번 가도 불친절한 식당은 절대 두 번 가지 않아요. 홀대받고 싶지 않거든요. 힘드시다는 거 잘 알고 있지만, 사장님이나 종업원들의 미소가 생각나서 다시 찾는 음식점이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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