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마케팅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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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활동은커녕 마케팅에 대한 인식조차 전무한 외식업체가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비교적 외식업계에서는 나름대로 규모가 크고 연륜도 짧지 않으며 관리체계도 잡힌 업체라고 판단한 곳들이어서 우리의 당혹감은 더 컸다.
 
그러니 나머지 중소 업소의 현실은 묻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할 듯했다. 외식업이 분명 산업의 한 분야면서도 관련 정부 부처나 국민의 인식이 후하지 못한 것도 이런 측면과 무관치 않나 싶다.
 
이것이 우리 외식업계와 외식업 종사자의 인식수준이자 현실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나름대로의 마케팅 인식과 노력을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업소도 많다.
 
◇ 서울 마포 <화우명가>의 마케팅
몇 년 전만 해도 서울 마포의 <화우명가>는 아주 잘 나가는 고깃집이었다. 양호한 상권, 괜찮은 음식의 질, 한우인증점 1호점이라는 스토리텔링 요소 등을 고루 갖춘 점포였다. 고객의 평판도 좋았고 매출은 늘었다. 점주는 그 여세를 몰아 가산디지털단지에 좀 더 큰 규모로 2호점을 냈다.

그러나 그것이 패착이었다. 마포와 가산디지털단지는 상권 성격이 전혀 달랐다. 형성된 주 고객층도 당연히 달랐고 그들의 니즈 역시 달랐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지금까지의 성공에 도취돼 무리하게 출점했던 것이다. 결과는 참혹했다. 매출 부진으로 2호점을 접어야 했다.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2호점에 역량을 쏟다 보니 상대적으로 마포 1호점에 대한 관리가 부실해지자 1호점마저도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동반부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채 2호점을 정리하고 다시 1호점 재건에 전력투구했지만 과거의 실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2호점에 주력하던 사이 1호점 주변에 <봉피양>, <역전회관>, <청춘구락부> 등 브랜드 파워가 막강한 점포들이 하나 둘 입점했다. 버거운 상대들이다. 이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점주는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화우명가>는 기본이 튼튼한 점포다. 경북 안동의 신뢰할 만한 거래처에서 오랫동안 양질의 한우를 저렴하게 공급받고 있다. 이 한우로 만든 고기와 음식의 질도 상당한 수준이다. 점포 매출은 크게 추락했지만 가격 경쟁력과 높은 상품력은 그대로 보유했다. 축산과 조리 분야에 대한 점주의 탄탄한 이력도 큰 강점이었다.

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면밀한 검토 끝에 점포의 강점을 살려 기존 서울식 불고기 무한 리필을 활성화했다. 양질의 불고기를 1만원에 무한 리필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누가 먹어봐도 기본 이상의 상품력을 지닌 불고기를 인터넷 매체와 매스미디어에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알렸다.
 
이내 고객의 반응이 왔다. 특히 방송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이를 프로그램으로 제작, 공중파를 타기도 했다. 학부모와 주부 고객이 많은 상권 특성상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리딩 메뉴인 서울식 불고기가 고객을 끌어오자 메인메뉴인 등심 등 육류매출도 동반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마케팅 활동 이전 대비 30~4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 경기도 안성 <무한정>의 마케팅
경기도 안성 <무한정>은 안성 중심지에서 벗어난 곳에 위치했다. 안성 IC 인근이긴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일부러 찾아가기엔 다소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국도변에 점포가 있어 노출이 양호하고 통행인이 이용할 가능성은 높다.

업주가 축산물중도매인을 겸업 중이어서 점포 경영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없는 구조였다. 게다가 유통사업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큰 손실을 입었다. 이는 점포 운영에 이중으로 부담이 됐다. 난국을 타개하고자 점주는 컨설턴트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무한정>은 한 때 한우 무한 리필로 고객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컨설턴트가 보기에 한우 무한 리필은 시효가 만료된 아이템이었다. 이미 많은 곳에서 실시하고 있었던 데다 오히려 싸구려라는 점포 이미지만 심어줄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물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다른 메뉴 매출이 늘면서 육질이 좋은 부위를 얼마든지 제공할 수가 있어서 선순환이 가능하다).
컨설턴트는 특정 아젠다(Agenda)를 던져서 전략적 마케팅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가장 당면한 과제였던 점심 매출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부터 착수했다. 우선 육개장과 불고기비빔밥이라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메뉴를 공략하기로 했다. 육개장과 불고기비빔밥은 원재료 비율이 낮아 수익성이 높다. 먹고 싶어하는 잠재 고객은 많으나 실제로 취급하는 식당은 아주 드물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국내 최고의 맛집을 벤치마킹하면서 충분히 연구하고, 전문가로부터 조리 방법을 전수 받았다. 우수한 식재료로 맛의 질을 높이고 양을 푸짐하게 제공하는 메뉴 콘셉트를 굳혔다. 몇 차례의 시험 결과 불고기 비빔밥과 육개장에 대한 품질에 자신이 생겼다.
 
이후 전단지, P.O.P, 각종 매체에 메뉴의 특장점을 부지런히 소개했다. 아울러 블로그 마케팅도 병행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엔 이처럼 홍보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했다.

마케팅 활동의 성과가 매출로 피드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애초 예상보다 빨랐다. 불고기비빔밥과 육개장으로 점심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점심 손님이 저녁 고기 손님이나 단체 회식 손님으로 이어졌다. 자연스레 <무한정>의 전체적인 매출이 살아났다.
 
최근에는 월매출액이 6000만~7000만원을 상회한다. 과거에 비해 두 배 이상 신장한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여름에는 9000만~1억원의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외식업 마케팅, 타이밍과 의지가 가장 중요해
<화우명가>와 <무한정>의 사례에서 보듯, 마케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더 늦기 전에 점주가 빠른 의사결정을 하고 충분한 분석과 검토 후에 마케팅 계획을 세우며, 그 계획을 꿋꿋하게 실행에 옮기는 의지가 필요하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외식업계에서 이 정도의 마케팅 감각을 지닌 경영자나 점주는 극히 드물다. 그나마 외식업계에서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정도가 활발한 마케팅 활동과 투자를 한다.
 
그 외에는 거의 관심조차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우명가>나 <무한정>이 마케팅 활동의 결과로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업소들이 마케팅에 대한 의식이나 인지도가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기도 하다.

얼마 전 유명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맑은 국물의 설렁탕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다. 일류 업체답게 서비스나 인테리어 스킬은 매우 훌륭했다. 그러나 상품력과 함께 마케팅에 대한 노력이 부족해보였다. 역시 규모나 시스템에서 앞서가는 기업임에도 아직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규모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외식업소 경영자는 마케팅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외식업도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하고 고객에게 제공해서 수익을 남기는 사업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다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처럼 경영과정에 당연히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스스로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현실은 대부분의 외식업체가 그럴만한 역량이 부족하다.
 
신뢰할만한 전문가에게 마케팅을 의뢰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부디 이번 특집을 계기로 우리나라 외식업 종사자의 마케팅 의식이 향상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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