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별 메뉴구성, 육개장 내세웠더니..

'구미칠곡축협 한우프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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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 형곡동에 위치한 '구미칠곡축협 한우프라자(이하 구미한우프라자)'는 전국축산업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한우전문식당이다. 

2007~2008년 당시 축협에서는 한우 소비 활성화를 위해 대형 한우전문식당들을 오픈했다. 질 좋은 한우를 상품화하는 데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자는 취지인 것. 

'구미한우프라자'는 구미시 직영 1호점이다. 495.87m2(150평) 매장에서 현재 연매출 23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성공비결 1
등급별로 나누어 한우 메뉴 구성 ‘디테일’로 승부수

공공기관이나 단체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은 사실 개인 매장에 비해 성공하기 어렵다. 아무래도 운영진들의 음식점 경영 노하우나 메뉴 개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미한우프라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매장이었다. 장사 경험이 처음인 축협 직원이 운영을 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고기 품질은 우수했으나 식사 메뉴의 맛이나 담음새, 서비스, 직원 관리, 서빙 동선 등이 전부 중구난방이었던 것.

손원삼 점장이 이곳으로 온 건 2010년이다. ‘내 가게’처럼 제대로 운영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메뉴부터 정리했다. 당시 한우 메뉴는 단출했다. 등심과 갈빗살, 모둠이 전부였다. 한우 부위마다 전문성을 더한 점은 좋았으나 고객의 선택권이 없다는 부분은 단점이었다.

우선 등급별로 메뉴를 나누었다. 1++등급의 꽃등심(100g 1만8000원)과 꽃갈비(100g 2만원), 특수부위(토시살, 안창살, 살치살 100g 2만원), 1+등급의 한우갈비모둠살(100g 1만3000원)과 생등심(100g 1만2000원), 그리고 1등급 이상의 모둠(400g 3만9000원), 한우양념구이(400g 3만5000원)로 구성했다.

매장 주변에는 병원이나 관공서, 아파트 단지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평일에는 주로 접대나 회식 모임, 주말에는 가족 단위가 방문했다. 메뉴를 디테일하게 나누어 구성한 점은 다양한 고객층이 방문하는 '구미한우프라자'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졌다. 

입맛과 기호에 따라 고르기도 하고, 단체가 방문했을 시에는 비교적 저렴한 일반메뉴(1등급 이상 한우)를 넉넉하게 주문하기도 했다.

1++등급의 최상급 한우고기를 1인 기준(100g) 1만8000~2만원에 제공, 주문율이 가장 높은 1+등급은 1만원 대에 판매하는데 이처럼 합리적인 가격 또한 고객 방문율을 높이는데 한몫 했다. 손 점장은“대부분의 한우고기전문식당에서는 부위별로 가격을 나누어 책정한다. 

그러나 요즘은 같은 한우도 등급에 따라 선호도가 다른 경우가 많다. 등급별로 메뉴 구성을 하는 것도 한우 마니아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착한 가격의 메리트까지 붙이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고기 주문 시에는 큼직한 뚝배기에 선지와 콩나물을 푸짐하게 담은 선지해장국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주당들에게 특히 인기다.

성공비결2
한우전문식당의 절대적인 대박 비결은 고기 로스 제로에 있다.

대부분의 한우전문식당 업주들이 궁금해할 부분이 바로 로스에 관한 것이다. '구미한우프라자'만 해도 생등심, 안창살, 토시살, 살치살, 갈빗살 등 다양한 부위를 등급별로 내놓는데 작업량이 만만치 않다. 고기 로스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손 점장은“생고기는 최대한 맛있는 부위만 내는 데 집중하고, 커팅하면서 생긴 로스는 식사나 사이드 메뉴로 100% 활용하는 것을 철칙으로 한다”고 말한다.

보통 로스를 없애기 위해 주방에서는 지방이나 자투리 부위까지 덧붙인 후 그램(g)수를 늘려 상에 내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주방장의 커팅 기술에 따라 손익이 난다’는 말이 있을까. 

'구미한우프라자'의 경우 커팅 시 지방 부위는 물론이고 같은 등급, 같은 부위라도 식감이나 맛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부분은 과감하게 잘라낸다. 1+와 1++등급은 맛있는 부위를 절대로 아끼지 않는다. 마진을 남기는데 주력하기보다 맛있는 고기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커팅하고 남은 1+ 등급 이상의 등심이나 갈비 덧살은 1등급의 한우모둠구이나 양념구이에 섞는다. 그리고 점심 메뉴인 육개장에도 푸짐하게 넣는다. 순수 지방만 제외하고 봤을 때 로스율은 제로다.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기까지 고비도 많았다. 

대부분의 육부장들은 재고를 생각해 자투리 부위를 만들지 않으려고 했다. 지방이나 맛이 떨어지는 부분까지 덧붙여 손님상에 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손 점장은 육부장들에게‘남는 부위는 내가 책임질 테니 로스 걱정하지 말고 최대한 맛있는 부위만 커팅하라’고 주문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의견 충돌도 많았다. 현재 손 점장과 함께 일하고 있는 육부장은 일식 전문 요리사 출신이다. 사시미를 다뤘기 때문에 육류 손질에 있어서도 세심하다.

성공비결 3
‘허접한’육개장 ‘특색 있는 ’점심 대표메뉴로 업그레이드

점심메뉴로 주력한 것은 육개장(6000원)이다. 당시 육개장은 맛이나 품질에서 상품력이 많이 떨어졌다. 경상도 식으로 말하면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맛’이었고 일반 소면 그릇에 담아내 식기도 빨리 식었다. 많이 팔아도 하루 평균 10그릇 내외였다.

손 점장은 그릇부터 바꿨다. 소면 그릇 대신 뚝배기에 담아냈다. 일반 뚝배기보다 1.5배가량 큰 것을 선택했다. 탕반음식인 만큼 푸짐하고 뜨겁게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육개장 레시피도 다시 잡았다. 

사골로 우려낸 육수에 한우고기와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콩나물, 고사리, 토란대, 무 등을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 우선 양이 상당히 푸짐하다. 성인 남자가 먹기에도 넉넉한 양이다. 오랜 시간 보글보글 끓고 있는 비주얼도 인기 비결이다.

잘 만든 메뉴도‘팔려야’상품 가치가 있다. 손 점장은 식사메뉴로 육개장을 특화하기 위해 레시피나 담음새, 푸짐함 등에서 완성도를 높인 후 곧바로 판매 전략을 세웠다. 두 달간 육개장을 3000원에 판매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단돈 3000원에 푸짐하고 맛있는 육개장을 제공, 점심시간 고객을 끌어 모으는데 상당히 효과적인 전략이었던 것.

하루 10그릇 안팎으로 나가던 육개장이 현재는 일평균 150그릇 이상 판매된다. 판매 전략을 잘 세운 것도 있지만 먼저 메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 결과다. 현재 육개장은 '구미한우프라자'의 대표적인 식사메뉴다. 육회비빔밥(9000원)과 육회(大300g 2만원, 中150g 1만원)도 판매율이 높다.

육회는 우둔과 홍두깨 부위를 주로 사용하고 참기름과 다진 마늘, 소금으로 양념한다. 당일 받은 고기를 얇게 커팅해 제공한다. 숙성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생고기’와 같은 개념이다. 잘게 썬 미나리도 함께 무쳐내는데 미나리의 아삭한 식감과 향이 육질과 잘 어우러진다.

육회비빔밥에는 양념육회 80g에 고사리, 애호박, 당근, 무, 시금치, 김 등을 넣어 낸다. 고추장은 별도로 주문하는 이들에게만 제공한다. 안동 제삿밥처럼 심심하게 먹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육류전문점보다 나물 가짓수가 많은 편이다. 육회와 육회비빔밥은 고기 손님은 물론 주당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은 메뉴다.

성공비결 4
경상도답지 않은(?) 음식 맛과 서비스 제공
'구미한우프라자'의 모토는 경상도 답지 않은 음식 맛을 구현하는 것이다. “경상도 음식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경상도 음식’하면 짜고 달고 맵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모든 메뉴를 비롯해 반찬까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내는 데 주력했다”손 점장의 설명이다.

반찬은 브로콜리와 무장아찌, 김치, 깍두기, 가오리무침, 깻잎장아찌, 도라지무침, 샐러드 등 계절 채소나 장아찌 위주로 낸다. 주로 간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다. 

식사메뉴나 찬류를 구성하는 주방장은 한정식전문점 출신이다. 기존 콘셉트대로 간을 최소화하면서 맛을 내고, 계절별 반찬 구성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식의 기반이 다져진 조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찌개 메뉴를 제공할 때는 국자와 개인 접시를 별도로 제공해 따로 떠먹도록 한다. 위생이나 청결 부분에 민감한 고객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성공비결 5
고객에게 알리고 어필하고 홍보하라
손 점장은 매장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 마케팅을 시도했다.
메뉴 품질이나 맛, 서비스에서 준비가 됐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알리고 어필하고 홍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생각에서다.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15만원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 테이블에는 손 점장이 직접 응모함을 들고 찾아갔다. 고객이 직접 뽑게 한 후 메뉴를 한 가지씩 서비스했다. 

20만원 이상 주문한 테이블은 추첨을 통해 사골 세트를 선물하기도 하고 가정의 달에는‘3대 가족 방문 시 육회 서비스 이벤트’, ‘한우고기를 100인분 이상 먹는 고객은 고깃값 무료’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다. 

그때마다 손 점장은 직접 고객과 인사, 대화하며 친분을 쌓았다. 매장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매출도 자연스럽게 올랐다. 적자였다가 현재는 연매출이 23억원 이상이다.

손 점장은“고객은 보통 축협에서 운영하는 한우전문식당이라 특색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운영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한우 품질과 메뉴 완성도를 높인 다음 고객과 어울리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판매 촉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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