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비결 '옆집 아줌마처럼'

창업트렌드/ 활기 띠는 '여성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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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특유의 친화력·섬세함으로 단골 만들어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창업시장에서도 '여성 창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은퇴대란'에 휘말린 1·2차 베이비부머의 아내들이 창업 전선에 많이 뛰어들고 있다.

여성 창업에 적합한 업종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는 아내들의 창업 준비를 돕는 직장인 남편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 전체 가맹점주의 상당수가 주부 창업자인 일본식삼각김밥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 프리미엄 죽전문 브랜드인 '본죽', 떡볶이 전문브랜드 '아딸', 반찬전문점인 '진이찬방' 등이 여성창업자들이 많은 프랜차이즈다. 창업문의 건수의 절반 정도가 아내의 창업상담을 대신하는 직장인 남편들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최종 소비자를 접하는 외식업이나 서비스업, 소매업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적합하다"며 "주요 소비자들도 여성이고 최근에는 남성들조차 소비성향이 여성화되고 있어 관계 지향적이고 꼼꼼한 성격의 여성들이 창업자로서 제격"이라고 말했다.

아내 주도형 창업 사례가 늘면서 대표적인 남성 적합 업종으로 알려진 호프나 일반 음식·주점들도 알록달록한 여성취향의 인테리어로 새단장하는 추세다.

여성창업자에게 잘 맞는 작은 분식점, 1인이 운영할 수 있는 판매점, 여성의 살림 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초미니 전문 베이커리나 카페, 주부에게 익숙한 블로그를 활용한 창업까지 올해는 어느 때보다 여성창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여성 취향'이 대세로

오니기리와이규동 서울 방학역점 이언주 점주(44)는 아르바이트생들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10평 규모 매장을 혼자 운영하면서 매달 2300만원가량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소규모인데다 거주지 부근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소규모 인원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는 비결은 '바 시스템' 덕분이다. 무한리필 초밥 집처럼 앉은 자리에서 주방장에게 직접 주문하고, 그 자리에서 음식을 제공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경기도 시흥시 능곡동의 전경애씨(46)는 현재 매장 근처의 동네에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서 아딸 능곡점 직원으로 일하다 매장을 인수해 점주가 된 사례다. 전 점주는 "여성 특유의 친화력을 최대한 살려 아이들에게 엄마처럼 편하게 대하고 같은 아줌마들끼리 통하는 게 있다 보니 고객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 창업은 힘든 일이 한둘이 아니다. 매장을 오픈하는 시점부터 각종 서류신청, 점포계약, 물건납품까지 어려운 일이 많다. 그러나 박 점주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지원시스템이 체계적이어서 모르는 부분은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준비를 도와줘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 매장을 오픈할 때만 해도 고객의 '컴플레인'에 대처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는 한촌설렁탕 인천학익점의 박미애 점주(50). 27년 동안 직장인부터 소규모 업체 대표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박씨는 지인이 운영하는 '한촌설렁탕'의 매력에 빠져 오픈한 경우다.

박씨는 "내 직원을 먼저 감동시키면 진정에서 우러난 마음으로 고객을 접하게 되고, 그런 서비스가 프로정신으로 바뀌면서 매장 분위기도 변하게 된다"며 "일 잘하는 사람보다 마음이 예쁜 사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을 더 칭찬하면서 직원과 소통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창업초기만 해도 "과연 잘 될까"라며 의심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하루에 매출 270만원을 올리는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여자 마음은 여자가 안다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업종은 남성보다 여성 창업자에게 유리하다. 대표적인 업종이 화장품이나 감성상품인 향초전문점, 여성고객만 타깃으로 하는 피트니스센터 등이다.

천연화장품 전문점인 '일나뚜랄레'는 전체 가맹점주가 여성이다.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다가 창업에 도전한 주부들이다.

일나뚜랄레 일산웨스턴돔점 김지연 점주(41)는 직장 동료가 동일한 업종을 운영하는 걸 지켜보다가 본인의 거주지 주변에서 이 업종을 창업했다. 식물성 천연원료를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이 마음에 들었다. 김씨는 "내가 좋아하면 다른 여성에게도 적극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업종을 택했다"고 말했다.

창업한 지 1년이 채 안된 14평 규모의 작은 매장이지만 김씨는 벌써 1000명이 넘는 고객 DB를 확보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관계 마케팅에 강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김씨도 시즌마다 단골고객을 위한 사은품을 준비하는 등 구매고객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서울 석촌역 근처에서 어머니와 함께 향초전문점을 운영하는 양키캔들 석촌점 차은영 점주(27)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업종으로 창업한 케이스. 힐링효과가 있는 향초의 마니아였던 차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잘 팔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차씨가 판매하는 제품은 고급천연향 원료를 초에 섞은 것이 특징인데 매장에 준비된 향의 종류만도 50여가지가 넘는다. 13평 규모 가게의 월매출은 3300만원대. 소규모 매장에서 올리는 것치고는 높은 매출이지만 외식업이나 커피점에 비하면 고객 수는 많지 않다. 객단가가 4만원대 안팎으로 높기 때문이다.

차씨는 고객 연령대에 따라 다른 향을 권한다. 젊은 여성에게는 주로 산뜻하고 달콤하며 부드러운 향을, 육아와 살림에 지친 젊은 주부에게는 레몬라벤더처럼 '릴랙싱 효과'가 큰 향을, 중년주부에게는 로맨틱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여성 호르몬 분비에도 좋은 로즈계열의 향을 추천한다. 

 여성전용 피트니스센터인 '커브스'도 가맹점주 대부분이 30~50대 주부들이다.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이 주로 창업하는 업종인데 주 타깃이 여성인 만큼 동네 사랑방 같은 친근함을 무기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커브스는 '친구추천제도'라는 독특한 마케팅 방법으로 건강에 좋은 운동을 친구에게 추천하면 친구와 추천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

장일봉 커브스 이사는 "가맹점주 상당수가 베이비붐 세대인 남편을 두고 있다"며 "아내 대신 남편이 상담을 하고 사업성을 검토한 후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여성전용 피트니스센터는 40~50평 규모 매장에 점포구입비를 뺀 투자비가 1억원대 안팎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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