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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조 빅딜' 배달의민족-요기요, '합병' 변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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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의민족’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 우리 사회는 이제 ‘배달의민족’에게 묻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어떤 회사입니까” 

배달의민족/사진=우아한형제들

[주말리뷰] 토종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 법인명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품에 안겨 초대형 배달 공룡으로 거듭나는 큰 그림이 짜여졌다. 이를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4조7500억원에 달하는 배민 몸값도 화제지만 DH가 배달앱 2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의 모회사다 보니 배달앱시장 독점 문제가 큰 논쟁이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이 한 지붕 아래 들어가는 것을 두고 말이 많은 것은 배민의 성장 배경에 있다. 배민은 그동안 토종앱을 강조한 민족성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민족 마케팅을 펼쳐왔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애국심’을 선전해 온 기업이 해외 경쟁 자본에 통째로 안기는 것 자체가 배신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계약체결’ 상태일 뿐. 이들의 합방이 성공 하느냐 마느냐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M&A)과 독과점 심사 여부에 달렸다. 이 결과에 따라 승인이 나거나 아예 불허될 수 있다. 이들의 빅딜은 성공할 수 있을까. 배민이 합병 성패를 이끌기 위해 세 불리기에 집중하고, 소상공인들은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이들의 합병을 저지하고 있는 가운데 남은 변수는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변수1. 배달앱이냐, 배달시장이냐 

최대 쟁점은 시장 독과점 여부다. 공정위 심사 역시 기업합병이 시장 경쟁을 얼마만큼 제한하는지 등 독과점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따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 전후 시장집중상황, 결합당사 회사 단독의 경쟁제한 가능성, 신규진입 가능성 등을 놓고 독과점에 대한 종합 판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여기서 핵심은 배달 시장을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시장 구분을 배달앱으로 한정하면 두 회사의 결합으로 인한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어 합병이 불허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사용자 기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3개 앱 서비스 점유율은 98.7%. 이렇게 될 경우 시장 경쟁이 사라지며 배달료 인상, 할인정책 축소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자영업자와 배달원들의 종속도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진철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공동회장은 “두 회사의 독과점은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에겐 판촉비, 광고비, 수수료 등 비용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소비자들 역시 경쟁시장 상실에 따른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잃게된다”며 “시장에 고용된 노동자들도 저임금, 단기계약, 안전사고 노출 등 불안전한 노동 조건 개선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국내 배달업 전체로 시장을 확대할 경우 점유율은 독과점 아래로 떨어져 승인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체 주문 배달시장과 이베이코리아, 쿠팡, 위메프 등과 같은 통신판매 중개업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면 두 회사의 점유율은 50% 미만. 배민이 주목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다만 업계에선 동일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카톡주문하기)나 쿠팡(쿠팡이츠)등의 시장 점유율이 1%대로 미미하고 별 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전체시장 점유율을 놓고 판단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변수2. 불허 고작 9건… 문제는 조건부 승인 


그렇다고 해도 공정위 판단이 불허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기류다. 과거 전례가 합방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공정위는 지난 2008년 오픈마켓 1, 2위였던 G마켓과 옥션의 기업결합 심사 때에도 시장점유율이 87%에 달했지만 조건부로 승인한 이력이 있다. 

당시 공정위는 “인터넷 기반 사업 특성상 새로운 경쟁 사업자의 출현이 가능하고, 또 다른 인터넷 쇼핑몰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출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G마켓과 옥션에게 ‘3년간 판매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를 올릴 수 없다’는 조건을 걸고 기업결합을 허가했다. 

1999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할 당시에도 공정위 결정은 비슷했다. 이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하더라도 조건부 승인을 해 주는 것이 업계에선 관례로 통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 예외적인 사항 때문에 경기가 어려울 때마다 기업가치 증대 등을 이유로 거대한 독점 기업들이 출연해 왔다”며 “원칙적으로 할 수 없고 전형적인 독과점 문제가 남음에도 오히려 덩치가 큰 기업들에게 더 관대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꼬집었다. 

실제 공정위가 지금까지 기업결합 불허 의견을 낸 사례는 총 9번에 불과하다. 2003년 대선주조의 무학소주 인수 불허, 2009년 호텔롯데의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 불허, 2014년 에실로의 대명과학 주식 취득 불허 등 상대적으로 중소·중견기업에 불허 사례가 몰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 사례 역시 기업결합 허가 여부 보다는 수수료 상승폭 제한 등 어느 정도 수준 제한 조건을 달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변수3. “수수료 2배”… 커지는 성토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변수는 업계 반응과 국민 여론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정해진 기준에 따라 가부를 정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악화되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토종’을 앞세우던 배민이 결국 독일 기업에 통째로 넘어갔다는 데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민족성을 강조했던 마케팅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면서 일부 소비자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이 영세 자영업자인 시장 환경도 소비자들이 매각 거부감을 갖는 이유다. 

현장에서 갖는 불안감은 더하다. 김경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대표위원은 “상인들은 이미 배달앱에 매출의 5%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이 업체가 합병했을 경우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단 합병이 되고나면 본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휘두를 수 있지 않겠나. 5조원을 가까이 투자했는데 그 이상 걷어들일 대상은 결국 상인과 소비자들 아니겠냐”고 우려했다. 

박형준 배민라이더스지회 인천지역대표는 “평균 주 6일, 하루 12시간 이상 위험을 감수하면서 민트색 배달통을 싣고 다녔지만 매번 바뀌는 프로모션 제도와 소통 없이 바뀌는 수수료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우리같이 배달 건당 수수료를 받는 건당인생에게 합병은 더 없는 불안함을 주고 있다. 지금보다 더 찬밥될 일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공정위 판단은 이런 현장 상황들이 전반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의 성장을 함께 일군 자영업자와 라이더들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고 단순히 1위 기업의 가치 증대를 위한 측면에서만 판단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위원)는 “국내 독점 규제법에는 독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전혀 없기 때문에 한번 기업 결합이 허가돼 독과점이 형성되면 어떠한 행정절차를 취할 수 없다”며 “공정위가 원칙과 현장을 더 철저하게 심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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