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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맛'이냐, '가성비'냐… 햄버거 한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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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리뷰] 한정판, 유명한 것, 외국에서 먹어본 것.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브랜드에 관심이 많다. 일단 물 건너 넘어왔다고 하면 써보거나 먹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허세 대명사’로 불리던 스타벅스는 어느새 매출 1조원대 거대 브랜드가 됐고 쉐이크쉑버거 강남 1호점은 전세계에서 매출이 가장 높다. ‘뷰티공룡’ 세포라도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고 공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잘 나가는 해외 브랜드. 하지만 이에 맞서는 토종 브랜드 공세도 만만치 않다. 가성비를 앞세우거나 전통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중. 과연 승자는 누가될까. 같은 듯 다른 속내. 이들의 생존 전략을 들여다봤다.<편집자주>

[‘토종 vs 글로벌체인’ 맞짱] ② 쉑쉑 vs 노브랜드

쉑쉑버거/사진=SPC그룹
#. 뉴욕 명물이란 쉐이크쉑(Shake Shack)버거. SPC그룹이 운영하는 쉑쉑버거 1호점이 2016년 7월22일 서울 강남에 상륙했다. 개점 시간은 오전 11시. 가장 일찍 도착한 남성은 전날 밤 10시부터 장장 13시간 동안 밤을 지새웠고 오픈 30분전 이미 대기인원은 1500여명을 넘어섰다. 300m에 육박한 대기 줄. 평균 대기 2시간. 일평균 방문객 3000여명. ‘쉑쉑열풍’은 섭씨 34도를 웃돌던 개점 당시 기온만큼이나 뜨거웠다.

#. 가성비 끝판왕. 신세계푸드의 야심작 ‘노브랜드’버거는 지난해 8월19일 홍대에 1호점을 냈다. 오픈 첫 날 방문객 500여명. ‘1900원짜리 가성비 버거’라는 입소문을 탄 이후 주중엔 1500여명, 주말에는 2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개장 3달가량이 지났지만 노브랜드버거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매장수도 6개로 늘었고 하루 평균 1000~1500개가량 팔리며 ‘A급’ 실적을 유지 중이다.

빵과 고기 패티, 양상추, 소스 등 단순한 조합이 아니다. 프리미엄이냐 가성비냐. 햄버거시장도 저마다 콘셉트를 안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3대버거인 ‘쉑쉑버거’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프리미엄버거시장이 열렸는가 하면 토종업체들은 ‘가성비’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가성비 대표주자는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 1호점 개장 후 3개월 만에 노브랜드버거는 누적판매량 35만개를 넘어서며 버거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을 낮춘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푸드는 여세를 몰아 매장을 확대하고 가맹사업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하루 1000개 이상 판매… 매장수 6개로

신세계푸드는 외식 브랜드 ‘버거플랜트’(Burger Plant)를 리뉴얼 론칭한 ‘노브랜드버거’(No Brand Burger)의 1호점인 홍대점을 지난해 8월 개장한 후 한달뒤 중화점, 스타필드시티 부천점, 코엑스점 등 3곳을 추가로 오픈했다. 이들 4개 매장에서 판매한 버거는 지난해 10월 11만8000개에 이어 같은해 11월에는 12만1000개에 달한다. 매장당 하루 평균 판매량이 1000개를 넘는다. ‘A급’으로 인정받는 양이다.

특히 홍대점은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많게는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가성비버거’, ‘인싸버거’ 등의 닉네임을 얻으며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달엔 모델 한현민이 출연한 ‘버거송’ CF가 2주 만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조회수 200만건을 돌파하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인기에 힘입어 매장수 증가에도 탄력이 붙었다.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12월6일 서울 남부터미널점에 5호점을 열었고 같은 달 20일에 노량진점을 오픈하면서 매장수가 6개로 늘었다. 이어 대치점, 고속터미널점, 경희대점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여세를 몰아 가맹사업 절차도 밟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 제공 시스템에 노브랜드버거 정보공개서가 등록됐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사업 희망자가 볼 수 있도록 가맹본부의 재무상황과 가맹점 운영 현황이나 개설비용 등을 기재한 문서다.

노브랜드 버거세트/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다양한 상권에서 여러 타입의 직영점을 운영해보면서 메뉴, 서비스 등 가맹 운영에 필수적인 사항들을 계속해서 테스트할 계획”이라며 “이후 점주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과 성장 가능 시점이 되면 가맹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노브랜드버거의 인기 비결로는 맛과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 꼽힌다. 노브랜드버거 가격은 단품 1900~5300원, 세트(감자튀김, 음료 포함) 3900~6900원이다. 대표 메뉴인 NBB 시그니처는 단품 3500원, 세트는 5300원이다. 국내 1위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 치즈버거 세트(6200원·홈페이지 가격 기준)보다 900원 저렴하다. 그릴드 불고기버거 세트는 3900원으로, 대표적 가성비버거 브랜드인 맘스터치 불고기버거 세트(5200원·홈페이지 기준)보다도 1300원 싸다. 

이 같은 가격을 가능하게 한 것은 ‘공동 발주’다. 재료를 공동 발주해 가장 기본이 되는 식재료 가격을 낮추고 자체 식자재 공장을 활용하면서 불필요한 유통 비용을 줄였다. 대부분 햄버거업체가 메뉴에 따라 다른 패티를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버거 10여종 메뉴 모두 같은 패티를 사용하면서 패티 가격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현지 메뉴 그대로… 세트 없이 버거만


노브랜드버거가 가성비라면 쉐이크쉑의 강점은 ‘가심비’다. 질 좋은 고기와 신선한 채소, 뛰어난 품질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 것. 그동안 햄버거는 저렴한 가격에 간단히 한끼를 때우기 좋은 패스트푸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쉐이크쉑은 ‘프리미엄버거’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쉐이크쉑버거를 먼저 맛본 고객들의 입소문이 퍼지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관련 사진이 올라오면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SPC는 현지의 맛과 품질을 그대로 선보이기 위해 미국 쉐이크쉑과 제조설비, 레시피, 원료 등을 동일하게 구현했다. 이를 통해 쉑버거, 쉑-카고 도그, 커스터드(아이스 디저트), 쉐이크 등 현지 메뉴를 국내에서도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 맥주와 와인 등 주류는 물론 애완동물을 위한 펫 메뉴도 판매한다. 

수제버거를 내세우는 쉐이크쉑에는 세트메뉴가 없다. 가장 대표적인 쉑버거는 6900원으로 미국(5.29달러)과 큰 차이가 없다. 가장 저렴한 버거도 5400원이다. 여기에 감자튀김과 콜라를 포함해 ‘세트’를 만들면 1만원이 훌쩍 넘는다. 노브랜드버거와 크게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

쉐이크쉑은 1호점인 강남점 오픈을 시작으로 청담점과 두타점(동대문)을 비롯해 센트럴시티점(고터), AK플라자 분당점, 스타필드 고양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 송도점, 부산 서면점을 선보였다. 지난해 8월에는 종각점이 문을 열면서 국내에 10개 매장을 갖고 있다. 국내에 상륙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공격적인 매장 확대는 피한다는 전략이다.

SPC 관계자는 “쉐이크쉑 매장은 기본적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해외 경험 인구가 있는 금융가나 인천공항, 광화문 등이 핵심 상권으로 전략적인 매장 확대를 지향한다”며 “최근에는 배달서비스까지 시작하면서 미국에서 맛본 현지 맛을 더 편하게 맛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PC는 2025년까지 쉐이크쉑 매장을 25개 이상 열고 외식사업에서만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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