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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산맥주 '4캔=1만원' 기대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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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국회가 파행으로 치닫으며 결국 민생 법안들이 줄줄이 연내 통과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국회에선 예산 부수법안이라도 통과시키자는 원포인트 국회를 추진했으나 물거품이 됐는데요. 이들 예산 부수법안 중에는 50년만에 바뀐다는 주세법 개정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차질을 빚으면서 당장 내년부터 곧바로 종량세가 시행되리라 예상하고 맥주 출고가를 낮춘 오비맥주와 제주맥주 등 일부 맥주회사들은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세법 개정안은 내년초 시행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이번 기회에 바뀌는 주세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우리 소비자들에겐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되짚어보겠습니다.

/사진=오비맥주페이스북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 달라지는 것들

맥주 주세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뀌면 가장 반가운 곳은 국내맥주 제조사, 그중에서도 수제맥주 제조사들입니다. 이전 종가세는 맥주 출고가를 기준으로 과세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종가세는 생산원가가 높을수록 출고가가 높아지고, 과세율도 덩달아 높아져 결국 수제맥주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해지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반면 수입맥주 제조업체들은 이전 종가세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였습니다. 그만큼 수입맥주는 생산원가가 투명하지 않았고, 덕분에 출고가를 낮춰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수입맥주 4캔당 1만원이면 마실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죠. 하지만 국산맥주는 1캔당 출고가가 비슷한데도 출고가가 분명하게 공개돼 오히려 4캔당 1만원 묶음 판매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맥주 종량세가 도입되면 맥주 용량이나 도수에 따라 과세를 할 수 있게 되죠. 이번 주세법 개정안에서는 리터당 830원으로 일괄 과세를 적용키로 했습니다. 대신 도수가 높다보면 소주나 위스키 등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이번 개정안에선 소주와 위스키는 종전 그대로 종가세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이번에 시행되는 주세 종량세는 도수보다는 용량이 중요한 셈인데요. 그만큼 국산맥주가 여러 면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국산맥주들은 바뀐 주세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출고가를 낮췄던 거죠.

출고가가 낮다고 해서 당장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맥주 1캔당 가격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묶음 판매 측면에서 국산 맥주가 좀 더 가격 경쟁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진=오비맥주페이스북

출고가 경쟁력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음식점 술값은 어떻게 바뀔까요? 2013년 주점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이 종전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오른 기억을 떠올려 보면 출고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당시에도 소주 출고가 인상은 1병당 100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포장 재료비나 인건비 등이 출고가 인상과 함께 반영되면서 음식점 술값이 크게 올랐는데요.

주점에선 대부분 수입맥주가 아닌 국산맥주를 마신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고가 인하가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물가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맥주 용량에 따라 과세하다보니 페트병이나 유리병 맥주는 세율이 다소 오를 전망이지만 캔맥주의 경우에는 확실히 가격경쟁력을 갖추기가 수월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생산원가가 높았던 수제맥주 업체들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생긴 만큼 주세법이 시행된 이후엔 좀 더 맛과 향이 다양한 맥주 출시를 기대할 수 있어 보입니다.

다만 수입맥주 4캔 당 1만원의 경우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인데요. 그래도 비교적 출고가가 저렴한 수입맥주들의 재조합을 통해 이 가격대 유지는 가능해 보입니다. 대신 수입맥주의 국내 생산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은 국내 주류 산업의 활성화 기대를 높이는 대목입니다.

이번 주세법 개정은 50년 만에 이뤄지는만큼 맥주업계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맥주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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