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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와 이디야, '같은 전장 다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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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유명한 것, 외국에서 먹어본 것.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브랜드에 관심이 많다. 일단 물 건너 넘어왔다고 하면 써보거나 먹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허세 대명사’로 불리던 스타벅스는 어느새 매출 1조원대 거대 브랜드가 됐고 쉐이크쉑버거 강남 1호점은 전세계에서 매출이 가장 높다. ‘뷰티공룡’ 세포라도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고 공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잘 나가는 해외 브랜드. 하지만 이에 맞서는 토종 브랜드 공세도 만만치 않다. 가성비를 앞세우거나 전통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중. 과연 승자는 누가될까. 같은 듯 다른 속내. 이들의 생존 전략을 들여다봤다.<편집자주>

[‘토종 vs 글로벌체인’ 맞짱] ①
스타벅스 vs 이디야 

#. “커피 한잔이 한끼 식사값이다.” 1999년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이대1호점’을 열며 국내에 상륙했을 때만 해도 소비자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스타벅스를 이용한다는 것은 허영이나 사치로 불렸다.

#. 2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요즘 직장인이라면 아침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는 물론 식후 ‘아바라’(아이스바닐라라떼)를 즐기는 것이 일상이 됐다. 1곳이던 스타벅스 점포는 2019년 말 기준 전국 1262곳으로 늘었다. 하루 평균 50만명 이상, 연간 약 1억8000만명이 스타벅스를 찾는다.

스타벅스, 이디야/사진=머니S
그야말로 커피공화국이다. 업계 추정치로는 국내 커피전문점수는 편의점과 치킨집을 합친 수보다 많은 10만개에 달한다. 이미 포화된 시장이지만 글로벌 체인 스타벅스와 토종 대표 브랜드 이디야커피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3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디야커피는 최근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가맹 점포수 3000개를 돌파했다. 2001년 중앙대 1호점을 연 이후 18년 만이다. 두 브랜드가 국내소비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문화를 파는 ‘스타벅스’, 이미지를 사는 소비자

업계에선 스타벅스가 커피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격적인 출점 전략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스타벅스는 국내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한다. 직영점과 가맹점이 공존하는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직영점으로만 운영할 경우 가맹점 영업권 보호를 위한 출점거리 제한(반경 500m)을 받지 않아 점포 오픈에 자유롭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브랜드 파워’다. 스타벅스 창업주 하워드 슐츠는 “커피와 함께 경험과 공간을 파는 것이 주효했다”고 성공비결을 요약한다. 편안한 공간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경험이 스타벅스의 진정한 상품이란 의미다.

국내에서도 스타벅스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분위기, 무료 와이파이 등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문화를 팔기 위한 스타벅스의 전략은 고급화다. 슐츠는 핵심 고객층을 고임금 여성근로자로 설정하고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스스로 명품이 됐다. 컵 사이즈를 ‘스몰, 미디엄, 라지’ 같은 영어 대신 ‘톨, 그란데, 벤티’라는 이탈리아어로 바꾸는 등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프리미엄 전략은 통했다. 국내소비자들은 스타벅스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분위기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텀블러, 머그, 코스터(컵받침) 등 스타벅스 로고가 찍힌 MD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품의 성능이나 디자인을 넘어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를 사는 셈이다.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신세계가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한 합작사 형태로 설립돼 국내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국내 소비자의 정서에 파고들 수 있었다. 우선 제철 식재료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로 한국인의 입맛을 공략했다.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음료 가운데 70% 이상이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음료다. 문경 오미자 피지오, 광양 황매실 피지오, 공주 보늬밤 라떼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만 시행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도 현지화의 사례다. 스타벅스는 2014년 전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원거리 주문방식인 ‘사이렌 오더’를 도입했다. 차 안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DT) 매장에 화상주문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한국이 최초다. 스타벅스 DT점에서는 42인치 스마트 패널을 이용해 직원과 눈을 맞추며 대화로 주문할 수 있다. 대면결제를 선호하는 한국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대중성 파는 ‘이디야’… 폐점율 1% 


스타벅스가 ‘브랜드’를 판다면 이디야는 ‘대중성’을 판다. 다시 말해 국민커피를 표방하는 것. 최근 가맹점 3000호를 돌파한 것도 그 일환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을 3000개 이상 보유한 곳은 파리바게뜨 뿐이다. 더욱 돋보이는 점은 폐점률이다. 이디야커피는 1%대 폐점율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 수많은 커피전문점이 문을 닫고 있는 시장에서 기록한 수치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중저가 커피’라는 가격 포지셔닝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과 브랜드 관리가 매우 뛰어난 점을 이디야의 강점으로 꼽는다. 대기업 브랜드가 관심 갖지 않던 중저가 커피라는 틈새시장에 먼저 진입해 가성비와 저렴한 창업 비용으로 소비자와 점주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 이후 아메리카노 가격이 2500원에서 2800원, 3200원으로 높아졌지만 동시에 브랜드 파워도 덩달아 커지면서 고객 저항을 누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가맹점을 최우선으로 하는 상생정책’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퇴출 은행원 출신인 창업주 문창기 회장은 2001년 이디야커피를 인수하며 ‘같이 사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커피 한 잔에는 본사와 가맹점,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실제 이디야는 가맹점이 가장 많음에도 지난 3년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거나 점주와 분쟁을 벌인 사례가 전무하다. 고객 프로모션, 가맹점 홍보물 제작, PPL 등 모든 마케팅·홍보 비용 역시 전액 본사가 부담한다. 가맹 계약을 할 때 점주가 영업 상권을 직접 표기하도록 하고 그 지역 내에는 다른 이디야 매장을 내주지 않는 시스템도 갖췄다. 매년 연구개발(R&D) 비용을 20%씩 늘리며 신메뉴 개발과 음료 품질을 강화한 것도 이디야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맛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올 4월에 경기도 오산에 약 350억원을 투자해 자체 원두 로스팅 공장을 설립, 가동할 예정이다. 로스팅 공장을 자체적으로 돌리면서 커피 원재료 품질을 높이는 한편 점주들은 원가 절감을 통한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이디야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커피에 집중하면서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면 이디야는 보다 넓은 상권에 대중성 있는 메뉴들로 국민커피를 표방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어린이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와 메뉴를 구성하는 등 매장과 메뉴 형태를 다양화 시키는 방향으로 운영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6호(2019년 1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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