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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은 왜 ‘쿠팡’을 공개 저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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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 독일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에 넘어가는 과정에서 쿠팡이 난데없이 화살을 맞았다. 배달의민족이 쿠팡을 향해 ‘각종 온라인 시장을 파괴한다’고 공개저격한 것.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DH가 우아한형제들 주주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자신의 기존 지분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받을 뿐 아니라 양측의 합작회사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 11개국 사업 전반을 경영할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인수합병은 시장 환경 변화가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직접 거론하면서 공개 저격에 나섰다는 점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언급한 C사는 최근 ‘쿠팡 이츠’로 음식배달 시장에 뛰어든 쿠팡을 지칭한다.

그러면서 우아한형제들은 IT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일본계 자본을 업은 C사의 경우 각종 온라인 시장을 파괴하는 역할을 많이 해 왔다. 국내외 거대 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게 IT업계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보도자료에서 업계 관계자 멘트가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당 발언이 관계자 분석이 아닌 우아한형제들 자체 분석이라고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보도자료는 해당 기업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수치나 데이터를 인용할 경우 명확한 출처를 명기하는 것이 정석”이라며 “특히 익명의 관계자를 등장시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우아한형제들은 왜 쿠팡을 공개 저격한 걸까. 우선 배민과 쿠팡의 관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5월 쿠팡이 쿠팡이츠 영업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를 펼쳤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하지만 분쟁조정을 거쳐 우아한형제들이 신고를 철회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일각에서는 우아한형제들 측에 이때의 앙금이 남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외국 기업에 매각된 데 따른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경쟁사를 비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토종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던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기업에 매각되는 상황에서 여론 악화를 의식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운영하는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쿠팡을 언급해 비판을 피해가겠다는 것.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은 보도자료에서 “배달의민족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며 토종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우아한형제들이 쿠팡을 향해 일본계 자본이라고 비난하기 어렵다. 기존 우아한형제들의 투자 비중은 중국(35%), 미국(31.6%), 싱가포르(23.7%), 한국 등 (9.7%) 등으로 외국계 비중이 큰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도자료에 우아한형제들이 아닌 딜리버리히어로의 의사가 담겼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배달 앱 시장에서 쿠팡의 투자자인 비전펀드 계열과 딜리버리히어로의 내스퍼스 계열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 내스퍼스는 남아공 기업으로 중국 텐센트의 초기 투자사이자 최대 주주로 유명하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내스퍼스는 반(反)소프트뱅크 진영에 해당한다. 비전펀드가 투자하는 곳의 반대쪽에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일부러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을 언급해 경쟁구도를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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