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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못사도 명품은 사고 싶어"… 1020 '영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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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열린 루이비통 팝업스토어. /사진=신세계백화점

[주말리뷰]‘영리치’(Young Rich)를 아시나요? 말 그대로 젊은 부자를 의미하는 단어인데요. 최근 10~20대 젊은층이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영리치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백화점은 VIP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영리치를 향해 손을 뻗었고요. 명품업체들은 스트리트 브랜드와 같이 젊은 브랜드와 협업하며 영리치 모시기에 적극적입니다. 

◆백화점 “영리치 모십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영앤리치 패션쇼’를 열었습니다. 자사 점포에서 연간 1억원 이상 쓰는 20~30대 VIP 회원들을 초청해 버버리·보테가베네타·오프화이트·몽클레어·셀린느 등 유명 럭셔리 브랜드 신상품을 선보인 겁니다. 지난 4월에는 1박2일 요트 투어를 실시했습니다.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 내 ‘루이비통 맨즈’ 매장 개점을 기념해 젊은 남성 VIP를 대상으로 상품을 선공개하고 별도로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젊은 VIP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진입장벽을 낮췄습니다. 기존 5단계였던 VIP 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최하위 ‘레드’ 등급을 추가한 겁니다. ▲연간 400만원 이상 구매 ▲3개월간 6회 방문 100만원 이상 구매 ▲3개월간 1회 방문 200만원 이상 구매 등 선정 구간을 다양화해 VIP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그 결과 ‘레드’ 고객수는 2년새 79% 늘어났고 이 중 20~30대 고객수는 약 65%에 달했습니다. 이들이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뛰어올랐죠. 현재의 구매력은 비교적 약하지만 미래의 큰손이 될 수 있는 영리치를 위해 VIP 문턱을 낮춘 전략이 결실을 맺은 셈입니다. 

업계가 이처럼 ‘영리치 모시기’에 분주한 이유는 소비력 때문입니다. 백화점은 상위 20%의 고객이 매출의 80%를 올려주는 ‘파레토 법칙’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입니다. 구매력이 큰 VIP, 그중에서도 점차 명품 소비를 확대하고 있는 20~30대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죠. 

실제로 명품 구매 연령대는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롯데백화점에서 연간 1억원 이상 쓰는 20대 VIP 고객 수는 2016년 이후 매년 전년 대비 30% 이상 상승세고요. 신세계백화점에선 10~20대 명품 매출 신장률이 매년 20%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구찌 운동화. /사진=구찌

◆젊어지는 ‘명품시장’

명품업계에서도 영리치 공략에 분주합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적극 도입하고 젊은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에 맞게 명품이 변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구찌. 구찌는 2015년 디자이너를 교체하며 젊은 브랜드로 탈바꿈했습니다. 그 결과 2014년 35억유로(약 4조5000억원)였던 매출은 지난해 80억유로(약 10조29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전체 매출의 65%는 밀레니얼 세대 몫이죠. 

구찌가 쏘아올린 공은 명품업계 전반으로 퍼졌습니다. 경쟁사인 루이비통은 2017년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과 협업에 나섰습니다. 같은 해 발렌시아가는 스트리트 패션의 전유물이던 어글리 슈즈 ‘트리플S’를 출시해 젊은 층으로부터 선풍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마케팅 방식도 확 바꿨습니다. 명품은 소수의 상위층에게만 열려있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백화점 1층에 팝업스토어를 연 겁니다. 샤넬·펜디·보테가베테나·로저비비에·디올·발렌티노 등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잇따라 팝업스토어를 마련했습니다. 명품 소비층이 10대까지 넓어지면서 명품이 직접 고객을 찾아나서기 시작한 셈이죠. 

이 같은 변화는 세계적 흐름인데요. 지난해 세계 명품시장 매출 2600억유로(약 334조4200억원) 중 33%(858억유로·약 110조3600억원)가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창출됐습니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명품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은 밀레니얼 세대”라며 “이들은 2025년 전 세계 명품시장의 55%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플렉스가 뭐길래 

영리치가 명품 소비 주체로 떠오른 원인은 무엇일까요? 연예인이나 유튜버, 벤처사업가 등 실제로 젊은 부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에서 그 이유를 찾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가심비’, 즉 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지향합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 명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거죠. 

때문에 이들에게 명품은 과시 수단이라기보다는 자기 만족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15~35세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6.6%가 “명품은 내 만족을 위해 사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이 같은 설문에 우호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다만 명품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옵니다. 10대 사이에서 부는 ‘플렉스’ 열풍이 대표적인데요. 플렉스는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는 힙합 문화를 일컫습니다. 최근 이 문화가 퍼지면서 10대가 플렉스를 위해 돈을 모으거나 용돈을 받아 명품을 소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영리치’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실제로 젊은 부자가 증가한 것인지 혹은 플렉스 열풍에 휩쓸리는 젊은층이 만들어낸 것인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보다 현재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 N포세대라는 말처럼 결혼을 하고 집을 사는 일을 포기했기 때문에 당장의 만족을 주는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생애주기 재무설계 측면에서 과도한 명품소비는 바람직하지 않다. ”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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