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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에 구찌 신발, 까짓거 '플렉스' 해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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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영리치’가 온다-하] 도 넘은 10대들의 명품자랑


“3000만원어치 조던 신발 플렉스”, “루이비통 VIP 초청회서 신상 1200만원 플렉스 해버렸네”, “18살 고등학생의 프라다, 샤넬, 낭비낭비 하울”, “교복에 어울리는 발렌시아가·구찌 코디는…”, “17살 고등학생 백화점 VIP 일상”

남다른 클래스를 자랑하는 10대들의 명품 사모으기 열풍이 불고 있다. 중·고생들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선 구매력을 과시하거나 품평 등 명품을 둘러싼 다양한 형태의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0대들의 명품 소비로 소위 ‘돈 자랑’을 뜻하는 ‘플렉스’(Flex)라는 용어까지 유입됐다.

서울 송파에 사는 고등학생 원모군은 “또래들 사이에서 한꺼번에 얼마나 많은 명품을 사들이는지 경쟁도 한다”며 “몽클레어나 캐나다구스 등과 같은 고가 패딩은 ‘하울’(명품 리뷰 영상)에 나오자마자 학교에서도 곧바로 등장한다”고 말했다.

◆미국 래퍼에서 시작된 ‘플렉스’ 열풍, 10대들 열광

플렉스는 1992년 미국 래퍼 아이스큐브가 처음 언급하기 시작하며 유명 래퍼 투팍(2PAC), 닥터드레(Dr. Dre) 등을 중심으로 유행했다. 힙합은 저소득층 흑인이 향유하는 문화였으나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의 주류로 자리잡으며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래퍼가 늘기 시작했다.

이후 플렉스는 래퍼들 사이에서 ‘누가 더 크게 성공했나, 누가 더 많이 돈을 벌었나’ 등 물질적으로 경쟁하는 시합이 됐다. 50센트, 칸예 웨스트 등이 플렉스를 전세계적으로 전파했다.

한국 래퍼의 플렉스 음악은 10대에게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래퍼 기리보이의 노래 ‘플렉스’에는 “너희 옷이 그게 뭐야, 얼른 갈아입어. 구찌 루이 휠라 슈프림 섞은 바보. 나랑 같이 쇼핑 가자, 용돈 갖고 와”의 후렴구가 반복된다.

래퍼 창모의 곡 ‘아름다워’에는 “우아한 프라다 우아한 샤넬 깔끔한 마르지엘라 같은 너에 반해 잘하려 했지”라는 가사가 나온다. 래퍼 염따는 라면에 금가루를 뿌려 먹는 동영상, 중고 캐딜락 차량을 4000만원 ‘현금 박치기’로 구매하는 동영상 등을 유튜브에 게재하며 화제가 됐다.

이들의 플렉스를 따라하려는 움직임이 10대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음악에 등장하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학습을 이미 끝낸 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용돈을 모아 신발, 가방, 맨투맨 티셔츠 등을 구입한다. 심지어 유튜브에선 ‘고등학생 플렉스 간지 대회’가 열리며 10대의 명품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10대 중심의 플렉스 열풍 배경에는 또래에게 인정받고 싶은 심리,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서 오는 특별함, 돋보이고 싶은 과시욕 때문에 생기는 문화라는 해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 상품은 기본적으로 사치재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자랑하고 싶은 대중의 욕구와 개성을 분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며 “적당한 수준에서 플렉스한다면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패셔니스타’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과소비를 부추기고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사진=유튜브 캡처
◆명품 소비에 상대적 박탈감

한 10대 유튜버는 프라다 니트 스니커즈, 크리스찬 디올 카드지갑, 샤넬 클러치 등을 구매한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가 하울을 올리면 ‘부럽다’는 댓글과 함께 걱정된다거나 씁쓸함을 표현하는 의견도 상당하다. 성공이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나 조부모의 재력이란 비아냥도 있다.

문제는 10대들의 경우 성인보다 또래에 속하려는 욕구가 강해 주변에서 명품을 사면 따라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몇해전 중·고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노스페이스 패딩점퍼’와 같은 사례다.

이에 대해 남보다 앞서고 싶은 경쟁심리가 명품 소비로 표출된 것이란 해석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인은 어릴 적부터 외모, 성적, 키 등 다양한 경쟁에 노출돼 남과 비교하는 성향이 크다”며 “경쟁에서 우월감을 느끼고 남보다 돋보이고 싶어 더 비싼 명품을 사는 경향도 있다”고 꼬집었다.

플렉스 열풍이 한국 사회의 병리 현상을 반영한 것이란 지적이다. 사회의 허영, 과시욕이 10대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는 10대가 늘고 있고 때론 사기나 도난 피해를 입기도 한다.

실제 더 싼 가격에 명품을 사기 위해 중고거래사이트를 이용하다 사기를 당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고교생 손모군은 “중고거래사이트에서 가짜 명품을 50만원에 구입한 적이 있다”며 “집에서 이런 사실을 알면 혼날까봐 말도 못했다”고 푸념했다.

도난사건도 빈번하다. 서울 종로의 고등학교 관계자는 “명품을 갖고 다니는 학생이 늘면서 교내 절도나 도난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발장 주변 CCTV 설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0호(2019년 11월26일~12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arhan@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기자. 제약·바이오·병원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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