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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끊기는 ‘젊음의 거리’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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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사진=김창성 기자
젊은층을 중심으로 활기가 넘치던 서울 대표상권 대학로와 홍대가 개성을 잃고 침체한 모습이다. 소극장과 거리음악(버스킹) 등 가난하지만 독특한 매력을 지닌 예술인들의 거리가 한때는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한류 문화상품’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산업 침체와 상업적으로 변질된 젠트리피케이션화가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리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학로·홍대 상권의 침체 원인과 현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고민해본다. <편집자주>

[강북 젊은 상권의 몰락-중]
‘젊음의 거리’ 상권 무너진 이유… 젊음·예술만 좇다가 발길 ‘뚝’

소비 성향 변화에 따른 수요 이동으로 상권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골목상권 등장과 함께 정보를 찾아 움직이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변화의 기류를 타지 못한 과거 인기상권 가운데 일부는 수요 이탈로 인해 고전하는 분위기다.

◆발길 끊긴 대학로… 빈 상가만 늘어나

대표적인 곳이 대학로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혜화동이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5년 1분기 2.0%였던 혜화동 일대 상가 공실률은 올 3분기 현재 15.1%로 7.5배 이상 급증했다.

2018년 4분기 9.6%였던 혜화동 상가 공실률은 올들어 1분기 9.0%에 이어 2분기 8.0%로 줄었으나 3분기 들어 15.1%로 치솟았다. 이 기간 서울시내 상가의 평균 공실률이 7%대를 유지해 온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불안정한 모습이다.

임대료도 소폭 하락 조정됐다. 2018년 4분기 69만3000원이던 혜화동의 1㎡당 월 평균 임대료는 올 3분기 64만2000원으로 7.4% 떨어졌다.
혜화동 상권의 침체된

분위기는 ‘취향’ 중심으로 달라진 소비 성향에 따라 수요가 다른 곳으로 이탈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대학로는 연극이나 음악공연을 중심으로 20대 젊은 층부터 4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하는 문화의 성지로 불리며 오랫동안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최근 수요자들의 변한 입맛은 더 이상 대학로에 머물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최근 가맥 문화로 주목받는 을지로나 익선동, 상수동의 카페골목 등 다양한 수요층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권이 곳곳에 형성되거나 재조명 받으면서 대학로 상권의 명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대학로의 단조롭고 고정적인 볼거리는 수요층의 달라진 소비 성향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하다”며 “다만 아기자기한 카페 등이 밀집한 익선동 골목처럼 대학로 역시 작은가게 위주의 상권 특성이 아직 살아 있는 만큼 대형 프랜차이즈업체 입점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위험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다른 해석도 있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연극 관람에 대한 대중들의 흥미가 떨어진지 오래돼 대학로 상권은 심각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며 “소폭 하락했음에도 임대료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임대료 인하=건물가치 하락’으로 보는 건물주의 시각이 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대입구역. /사진=김창성 기자
◆상권 안에서도 갈리는 희비 ‘홍대’

마포구 홍대입구 일대는 대학로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전체적인 유동인구가 넘쳐 북적거리지만 이른바 ‘되는 곳’만 된다. 즉 상권 안에서도 희비가 크게 갈린다.

2016년 3분기 12.7%였던 홍대·합정 일대 상가 공실률은 2017년 4분기 4.0%로 대폭 낮아진 이후 올 1분기(4.6%)까지 4%대를 유지했다. 이후 올 2분기 7.6%로 뛰었으나 3분기(5.6%)에는 다시 5%대로 떨어졌다. 통상 상가의 자연공실률이 5%대임을 감안하면 홍대 상권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당 월 평균 임대료 역시 2018년 4분기 68만4000원에서 올 3분기 현재 67만8000원으로 큰 변동이 없다.

이처럼 공실률과 임대료 추이가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상권 안의 속사정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홍대·합정 일대는 곳곳에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장악한지 오래다. 지하철 2호선이 지나는 양화로 대로변부터 상권의 메인도로인 ▲걷고 싶은 거리 ▲패션거리 ▲예술의 거리 등은 음식과 주류, 패션 등의 대형점포가 대부분 장악했다.
일부 소규모 점포들이 명맥을 유지하곤 있지만 대형업체의 자본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데다 넘치는 유동인구의 발길은 소위 ‘핫’한 곳만 찾는다. 사람들로 가득 찬 상권 안에서도 곳곳에 외딴섬이 존재하다 보니 수치상 공실률과 임대료 변동이 적어도 상권 내에선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이에 대해 조 연구원은 “홍대·합정 상권 일대에 공실 상가가 더러 보이지만 이는 대학 개강·방학시즌에 따른 영향도 일부 존재한다”며 “서울의 대표 상권인데다 고정수요도 워낙 탄탄해 상권 침체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반면 권 대표는 “예전에 옷·액세서리 등을 팔아 활성화됐던 신촌·이대 상권의 로드숍과 길거리 음식 문화가 홍대로 넘어와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이라며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이 발달해 소비문화가 변하자 신촌·이대 로드숍이 몰락했고 이 여파는 홍대 상권에까지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9호(2019년 11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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