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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확산하는데… 오해와 진실 10문1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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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으로 진입하는 도로에서 방역 당국이 차량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DB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발병하면서 국민적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SF 관련 질문이 연일 쏟아지고 가짜뉴스까지 번지는 상황. 실제 질문들을 바탕으로 ASF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오해와 진실을 정리했다.

◆ASF는 어떤 질병인가

ASF는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들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이다.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폐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 흑사병’이라고도 불린다.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어 발병 시 살처분이 불가피하다.

ASF는 주로 감염된 돼지나 돼지고기 등 사체와의 접촉, 오염된 축산물의 돼지 급여, 진드기, 야생 멧돼지 등에 의해 전염된다. 잠복기는 3일에서 최장 21일.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40.5~42℃)과 식욕부진, 기립불능, 구토, 피부출혈 등을 겪다가 10일 이내 폐사한다.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스1 DB


◆다른 가축 전염병과 다른가

ASF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제1종 법정 전염병인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보다는 전염성이 낮고 전파 속도가 느리다. 두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전파하는 것과 달리 ASF는 감염원과의 접촉에 의해서만 전염되기 때문이다.

또한 구제역과 AI는 감염 가능한 동물 종류가 많은 반면 ASF는 돼지과 동물에 한정되며 변이도 일으키지 않는다. 따라서 2010년 구제역 파동에 비해 방역조치가 쉬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바이러스 생존력은 ASF가 훨씬 강하다. AI 바이러스는 실온에서 10일, 냉장에서 23일간 생존한다. 반면 ASF 바이러스는 실온에서 18개월, 냉장 상태로는 6년이나 존속된다. 그만큼 재발 위험도 높아 중국에서는 ASF 발생 농가 80%가 돼지를 다시 키우길 포기한 상태다.

◆돼지고기 먹어도 괜찮나

ASF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라서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개나 고양이 등 돼지과에 속하지 않는 동물에게 전염될 가능성도 없다. 사람은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섭취해도 안전하다. 익혀 먹거나 구워 먹는 것은 물론이고 날것으로 먹더라도 배탈이 날지언정 ASF에 전염되지는 않는다.

◆무해하다면 유통해도 되지 않나

ASF에 걸린 돼지를 식용으로 유통할 경우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ASF 감염 돼지를 살처분하는 대신 식용으로 사용했는데 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이 돼지 사료로 재사용돼 ASF의 확산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잠복기 때 유통될 가능성은

현재 방역당국은 ASF 발생 농장 및 반경 3㎞ 농장에서 예방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지역 돼지는 3주간 출하가 금지된다. 그 외 농가 돼지도 도축 과정에서 임상 검사와 맨눈 검사 등을 거쳐 시중에 공급된다. 따라서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가 출하될 가능성은 없다.

◆국내에는 어떻게 들어왔나

방역당국은 아직 ASF 유입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로를 세가지로 추정한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였거나 농장 관계자가 ASF 발생국에 다녀온 경우,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겼을 경우 등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ASF 확진판정을 받은 파주·연천·김포 농가들은 위 사례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최초 ASF 발병지인 파주 농가와 북한과의 거리는 불과 10㎞다. 북한에 있던 야생 멧돼지가 폭우에 휩쓸려 떠내려와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태풍은 무슨 연관이 있나

전문가들은 북한 지역을 통과하던 태풍에 의해 오염 분비물이나 사체 부스러기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실제로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한 지역을 통과한 뒤 열흘이 채 안 돼 국내 첫 ASF가 발병했다.

방역당국이 태풍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또 있다. 태풍이 많은 비와 바람을 몰고 오면 ASF 방역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ASF 방역을 위해 각 농장과 주변 도로에 뿌려놓은 소독약과 생석회 등이 쓸려나갈 수 있어서다.

◆한반도 돼지 전멸하나

이른바 ‘돼지 전멸설’은 ASF로 인해 북한 평안북도 돼지가 전멸했다는 국가정보원 발언이 와전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나라는 이미 북한이나 동남아시아보다 선진화된 돼지 사육환경과 방역시스템을 갖췄다”며 “이미 구제역과 AI를 겪으며 방역이 체계화됐고 훈련이 많이 된 상태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ASF 청정지역 있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내세우는 ‘청정지역’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정한 ASF 청정국은 있다. 청정국으로 분류되려면 최근 3년간 돼지열병 발병 사실이 없고 돼지열병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아 사육 돼지에서 항체가 소멸된 지 6개월이 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다시 청정국 지위를 되찾으려면 마지막 ASF 발병 후 3년간 추가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아야 한다. 다만 ASF 발병 원인이 물렁진드기에 의한 게 아님이 밝혀지면 1년 안에 다시 청정국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방역·소독·살처분 조치 등이 충실히 이행된다면 3개월 만에 발병국을 벗어날 수도 있다.

◆ASF 사태 얼마나 갈까

ASF 긴급행동지침(SOP·매뉴얼)은 종식 단계를 ‘모든 방역지역에서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가 해제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시기상 마지막 살처분 후 약 한달이 지난 때를 가리킨다. 하지만 방역조치가 언제 해제될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국내 유입 경로를 찾지 못해 원천적인 차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민간 연구소인 정P&C연구소는 ASF가 발생하면 종식까지 적어도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3호(2019년 10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경은 silver@mt.co.kr  |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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