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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로드] 로봇 커피·인공지능 고기… 첨단기술과 외식이 만났다

다이어리알 추천 맛집로드 / '근미래'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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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옥. /사진=장동규 기자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꿔놓진 않았다. 베타테스터를 자처한 얼리 어답터에 의해 활용되거나 조용히 사장되고 아니면 서서히 생활 속으로 스며든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도 그렇게 진화하고 있다. 첨단기술을 외식에 접목한 이른바 푸드테크. 이를 경험할 수 있는 외식공간이 강남 한복판에 모였다.

◆평화옥

기술과 음식이 만나 새로운 형태로 서비스되는 공간 ‘레귤러 식스’가 지난 6월 강남 테헤란로 오피스빌딩 강남 N타워에 오픈 한 이후 침체된 외식업계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있다.

레귤러 식스는 한식 다이닝 브랜드 월향과 축산유통 스타트업 육그램이 힘을 합쳐 로봇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등 정보기술(IT)을 적용한 퓨처 레스토랑을 콘셉트로 오픈한 공간이다. 첨단기술과 외식이 만난 근미래 레스토랑으로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제공한다.

서울의 대표 음식들을 첨단기술과 접목한 공간이라는 타이틀이 부각됐지만 이 기술들이 더욱 가치 있게 평가되고 회자되는 이유는 음식의 ‘맛’이 단단히 중심을 잡고 있어서다. 이미 맛으로 정평이 난 브랜드의 기초에 기술이라는 재미요소가 더해지니 시너지가 일어난 셈.

‘평화옥’은 서울과 뉴욕 두 도시에서 미쉐린 가이드의 별을 획득한 모던한식의 대가 임정식 셰프가 대중적인 한식요리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평화라는 이름 아래 남과 북을 대표하는 음식인 곰탕과 평양냉면, 만두뿐만 아니라 세계화에 성공한 국물과 탄수화물이 결합된 아시아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요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픈된 주방을 따라 셰프가 직접 디자인한 평화옥의 상징과도 같은 유려한 항아리가 가지런하게 줄지어 있다. 전체 매장 인테리어 콘셉트는 레귤러 식스 내 매장들과 결을 같이한다. 쾌적한 테이블 배치와 커튼으로 공간을 적당히 프라이빗하게 분리한 테이블도 특유의 무드를 자랑한다.

평화옥의 모든 메뉴는 정성껏 끓여 낸 소고기 육수가 기반이다. 가을이 무르익을수록 뜨끈한 국물에 좋은 재료를 양껏 넣고 보글보글 끓여먹는 전골만한 보양이 없다. ‘맑은 곰탕 전골’은 북한식 전골인 어복쟁반을 재해석한 메뉴다. 보기만 해도 넉넉한 크기의 전골냄비 속에는 양과 우설 등 다양한 부위의 수육과 국물의 감칠맛을 책임지는 채소가 한데 어우러졌다.

육수와 함께 끓여 낸 전골 속 채소와 고기를 한데 집어 아삭한 석박지를 얹어 먹는 맛의 조화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엄지를 치켜들 마성의 조합이다. 그리고 상호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평양냉면을 먹는 기대도 저버리지 않는다. 구수하고 질 좋은 메밀면은 알아서 먹기 좋게 풀어지며 진한 육향이 우러난 시원한 육수만으로도 이미 충분한데 정갈하게 썰어진 아롱사태가 황송하리만치 듬뿍 올려져 나온다. 국물을 쭉 들이켜고 메밀면과 수육 한점, 그리고 상큼하고 아삭한 백김치를 곁들여 먹어보면 평양냉면에 대한 갑론을박은 의미 없는 논쟁이 된다.

하나의 공간 속에 여러 음식점이 입점된 타 오피스 아케이드 외식공간과 차별화되는 건 매장 내에서 다른 매장의 음식을 함께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점이다. 평화옥에서 맛있는 수육을 즐기던 중 월향의 막걸리와 파전 생각이 간절해지면 자리를 옮길 필요 없이 주문하면 된다. 또한 주말에는 다양한 레귤러 식스 내 행사와 더불어 임정식 셰프가 선보이는 팝업 레스토랑 이벤트도 열린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진화하는 인공지능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맛의 깊이와 즐거움을 더해갈 지금 이 순간 가장 현대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외식공간을 방문해보자.

메뉴 평양냉면 1만2000원, 맑은 곰탕 전골 2만3000원
영업시간 (점심) 11:00-15:00 (저녁) 17:00-22:00



월향. /사진제공=월향

◆월향

전국 팔도 각 지방의 대표 막걸리와 정갈한 한식, 그리고 제철 안주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프리미엄 막걸리 주점. 레귤러 식스 속 월향에서는 생막걸리 탭(Tap)으로 내린 신선한 수제 막걸리를 생맥주처럼 즐길 수 있다. 널찍한 홀 공간과 프라이빗한 공간을 모두 갖췄으며 한옥 여닫이문의 빗살 문양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모던하면서도 고풍스럽다. 식사와 함께 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 정식 메뉴는 물론 얇게 채 썬 감자와 애호박을 바삭하게 부쳐낸 호감전, 세가지 수제 순대와 보쌈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순대 보쌈 메뉴가 인기다.

메뉴 초승달세트(점심) 1만5000원, 호감전 2만3000원 / (점심) 11:30-15:00 (저녁) 17:00-23:00 (주말) 12:00-23:00



라운지엑스. /사진제공=라운지엑스

◆라운지엑스

레귤러 식스 내 유일한 카페인 라운지 엑스는 인간과 협동로봇이 함께 서비스를 하는 가장 직관적 형태의 푸드테크 공간이다. 특별한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가 내려주는 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원하는 원두를 고르면 주문을 받고 분쇄된 원두를 세팅해 두면 로봇 바리스가 드리퍼에 원두를 붓고 주전자를 이용해 균일한 속도와 강도의 물줄기로 핸드드립 커피를 내린다. 맛도 기존 핸드드립 커피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또한 매장 내 빵을 주문하면 이를 배달하는 빵 셔틀 로봇도 항시 대기 중이다.

로봇드립 에티오피아 5000원, 서울블랜디드(핫)5500원 / (매일) 08:00-22:00 (주말) 11:00-20:00



산방돼지. /사진제공=레귤러식스

◆산방돼지

제주도 산방산 인근 지역에서 자라난 제주 돼지의 참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돼지고기 전문점. 입구에 마련된 고기 숙성 공간, AI 드라이에이징 센터를 배치했다. 장인의 숙성방식을 학습한 AI 드라이 에이징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최적의 온도와 습도, 숙성 과정을 거쳐 최상의 숙성육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접목했다. 제주도 스타일로 고사리와 멜젓이 제공되며 살얼음이 동동 띄워진 ‘산방 밀면’도 함께 맛보길 권한다. 가을께 ‘그릴룸’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변화가 진행 중이다.

산방산 오겹살 1만 5000원, 산방산 목살 1만 5000원 / (점심) 11:30-14:00 (저녁) 16:00-23:00 (토·공휴일) 12:00-22:00 (일 휴무)

☞ 본 기사는 <머니S> 제610호(2019년 9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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