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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시계 ‘브래들리 타임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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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시계를 워치(Watch)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시계(時計)’의 뜻을 살펴보면 시간을 재거나 가리키는 기계를 의미하지 시간을 보는 행위 자체를 의미하지는 않아요. 보지 않아도 누구나 시간을 인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저희는 ‘타임피스(Timepiece)‘라고 부르고 있죠.”

‘이원코리아’ 임동준 대표(41)는 2014년부터 만지는 시계 브래들리 타임피스를 한국고객들에 소개하고 있다. 이원코리아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유니버설 디자인)’의 가치를 시계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남녀노소, 시각 장애인∙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촉감을 통해 시간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임동준 이원코리아 대표 (카페24 제공)

임 대표는 10여 년 전 ‘탐스 슈즈’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브래들리 타임피스에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이원의 설립자인 김형수 대표의 남다른 창업 스토리 때문이다.

임 대표는 미국 대학원 재학 시절 함께 수업을 듣던 시각 장애인 친구가 계속 시간을 묻는 것을 계기로 시각 장애인용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음성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기존 시계는 공공장소에서 사용이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해 만지는 시계를 개발했다.

처음 시각 장애인 분들에게 시제품을 소개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디자인’이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적인 요소에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는 것이 그의 소회다.

그는 시각 장애인만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편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누구나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게 됐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상품 기획 및 기술개발은 한국, 미국과 홍콩에서 공동으로 진행하고 최종 생산은 한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시계 모델명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폭탄 제거 중 사고로 시력을 잃은 전직 미 해군 장교 브래들리 스나이더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그는 부상에서 회복 후 패럴림픽에 출전해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임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그가 장애를 극복하고 메달을 땄다고 말했지만 정작 브래들리 본인이 극복한 것은 장애가 아니라 ‘장애에 대한 편견과 장애를 가진 사람이 생활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어요. 장애는 한 사람의 수많은 특징 중 하나일 뿐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원 브랜드를 통해 장애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브래들리 타임피스로 시계를 읽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계 원형 몸통 전면 부와 측면 부에는 각각 하나씩 총 2개의 구슬이 움직인다. 전면 부는 분침이고 측면 부는 시침이라 보지 않고도 구슬의 위치를 만져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브래들리 타임피스는 영국박물관 시계 소장품으로 선정될 만큼 디자인 가치와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며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품 자체가 독특해 고객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이원코리아가 국내에 선보인 모델은 25종으로 다양하다. ‘브래들리 메쉬 실버’가 대표 모델이다. 최초 모델이면서 미니멀 한 감성을 잘 표현한 디자인으로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관련 제품들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브래들리 타임피스의 가치에 동참하는 고객들도 점차 늘어나면서 창업 대비 매출도 2배가량 증가하며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계를 찾는 고객은 9:1 정도로 비시각장애인이 더 많다. 임 대표는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고객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보조공학기기 인증도 획득해 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시각장애인 고객의 사용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술 개발도 지속할 예정이다. 그 성과 중 하나로 기존 사이즈에서 크기를 줄인 신제품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 체험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 쇼룸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

“타임피스에 담긴 ‘같이의 가치’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 걸음씩 꾸준하게 성장하는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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