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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로드] 슴슴한 평냉, 거 참 당기네

다이어리알 추천 맛집로드 /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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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관면옥. /사진=장동규 기자



냉면(冷麵)은 긴 세월 동안 한반도의 삶 속에서 동고동락한 역사가 깃든 음식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시 한구절에 등장하는 냉면은 그 시절 선비의 시름을 달래주던 음식이며 조선 최고의 미식가였던 순조, 고종 임금은 ‘테이크아웃’까지 해가며 즐겼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6·25 전쟁 이후 서울에 정착한 실향민들의 사연도 냉면 한그릇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박하고 슴슴하지만 구수한 육향의 뚝심 있는 뒷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평양냉면 맛집을 방문해 보자.

◆서관면옥

교대역 인근에 자리한 서관면옥은 우리 고유의 음식인 냉면을 대중적이면서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음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복원, 개량하는 음식점이자 냉면 연구소다. 이곳의 김인복 대표는 본디 반가의 음식이었던 냉면의 형태를 재현하고 여기에 현대의 조리법을 더해 냉면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인테리어도 일반적인 냉면 전문점과는 다르다. 나무의 결과 한옥의 요소가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갖췄으며 높은 천장과 널찍한 입식 테이블은 산장속 카페를 방문한 듯 아늑한 느낌을 준다.


자동 웨이팅 시스템에 발레파킹서비스도 갖췄다. 이 모든 것이 냉면의 격을 높이기 위한 김 대표의 배려다. 냉면 한그릇을 먹더라도 제대로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야 음식의 가치도 함께 올라간다고 믿기 때문.

평양냉면을 제대로 먹는 방법에 대해 냉면 마니아들 사이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하지만 서관면옥의 평양냉면을 받아들면 아무 가미도 하지 않은 맑은 육수를 먼저 맛보길 권한다. 업계에서 소위 ‘초신선 한우’라고 부르는 도축 3일 이내의 한우로 우려낸 고기의 육향을 느낄 수 있다. 영업 마감 이후 5시간이 걸리는 공정을 매일 반복해 뽑아낸 노고가 담겼다.

면 또한 정성스럽다. ‘한라산아래첫마을’에서 기른 각기 다른 품종의 메밀을 최적의 맛으로 블렌딩해 사용, 일반 메밀에 비해 쓴맛이 덜하며 영양 성분도 높다.

맷돌 제분을 통해 압출식으로 뽑아 메밀 본연의 향미를 살렸으며 탄력성 또한 강하다. 우리 식재료와 농가의 발전이 동반돼야만 진정한 우리의 식문화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김 대표의 뚝심이 이곳 메밀면에 담겨 있는 셈이다.

조선 세시 풍속집인 <동국세시기>의 평안도지방에서 해먹던 음식 풍속 대목에서 영감을 얻어 구현한 ‘골동냉면’도 반드시 맛봐야 할 메뉴다. 구수한 메밀면에 무채, 버섯나물, 들깨가루, 통 들깨, 쪽파, 배, 달걀지단에 수육 등 고명을 듬뿍 올려내 맛간장과 들기름에 비벼 먹는 형태로 제공된다. 한국인이라면 결코 싫어할 수 없는 맛조합을 자랑하는 별미인 골동냉면 덕분에 이곳을 찾는 마니아도 다수다.

지리산 버크셔 K로 깔끔하게 삶아낸 수육은 냉면의 단짝 친구이자 최고의 술안주다. 부지런한 맛객이라면 하루 20그릇 한정인 ‘서관면상’을 즐겨보자. 1800년대 선비들의 면상을 재현해 냉면에 식전음식, 수육과 편육, 3가지 전유어, 김치와 식후 음식인 과일, 유자젤리까지 냉면 한그릇 값에 제공된다. 양반가 지체 높은 선비의 냉면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메뉴로 오픈시간에 맞추지 않으면 맛보기 어렵다.

우리 역사 속 이야기와 소중한 무형의 가치를 냉면 한그릇에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 깃든 서관면옥에서 고고한 선비의 면상문화를 경험해 보자.

메뉴 평양냉면 1만3000원, 골동냉면 1만3000원
영업시간 (점심)11:30~15:30 (저녁)17:30~22:00


을지면옥.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을지면옥

서울에서 꼭 맛봐야 할 ‘평양냉면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곳. 특유의 깊고 구수한 맛으로 미식가 냉면의 지표로도 활용되곤 한다. 얇은 면발에 맑은 육수, 고춧가루와 얇게 썬 파가 고명으로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재개발 계획에 따른 철거 논란으로 시끌벅적했지만 보존에 힘이 실리면서 계속 역사를 이어나가게 됐다.

냉면 1만2000원, 비빔냉면 1만2000원 / (점심)11:00~15:30 (저녁)17:00~21:00 (일 휴무)


평양옥. /사진제공=다이어리알


◆평양옥

맷돌을 사용해 직접 제분한 메밀로 만든 평양냉면 전문점. 대형 현무암 맷돌로 곱게 갈아낸 100% 순 메밀 평양냉면을 선보이는데 메밀 특유의 향이 살아있으면서도 면의 찰기를 최대한 높인 것이 특징이다. 면에서 느껴지는 메밀의 풍미를 선호한다면 방문해 볼 만하다. 투플러스 한우를 아낌없이 넣어 우려낸 소고기 육수를 사용한다. 직접 빚은 메밀만두는 냉면의 단짝이다.

평양냉면 1만원, 평양 손만두 9000원 / (점심)11:00~21:00 


청춘구락부.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청춘구락부

양곱창 화로구이와 자가제면 평양냉면 전문점. 특제양념으로 하루 숙성한 후 숯불에 구워 먹는 특양구이가 인기지만 한우양지와 꿩으로 낸 육수에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춘 평양냉면은 청춘구락부를 서울 대표 냉면 맛집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모든 면은 100% 메밀순면으로 두껍게 뽑아내 투박하고 씹는 식감이 특징이다.

특양구이 3만1000원, 평양냉면 1만1000원 / (매일)11:00~23:00 (명절 휴무)

☞ 본 기사는 <머니S> 제604호(2019년 8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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