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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로페이, 소액 결재의 대세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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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사진제공=조용우
일명 '박원순 페이'로 불리는 제로페이 가맹점이 서울지역에서 10만호점을 돌파했다고 한다. 제로페이 시범서비스에 앞서 서울시가 지난해 10월29일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지 약 5개월만의 일로써 제로페이 대세의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제로페이는 OR코드를 활용한 계좌이체 기반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결제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최소화해 연매출 8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에게는 0%대 결제수수료를 적용한다. 지난해 말 전국 최초로 서울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 제도는 600만 소상공자영업자를 위한 카드수수료 절감 대책으로서 서울시의 경제민주화공약에서 시작되었다. 제로페이를 통해 영세 자영업자는 결제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는 소상공인 점포에서 사용한 금액에 한해 40%까지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결제 방식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고, 기대만큼 사용률이 높지 않아 ‘사용자가 제로(0)라서 제로페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기도 했다. 카드업계 등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보니, 여당을 비롯 정치권조차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박원순 서울시장 홀로 고군분투 해왔다.

그러나 3월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박시장의 고군분투로 가맹점 증가속도가 가팔라지고, 제로페이 결재 건수와 결재 금액도 점차 늘어나자 대구시 등 지역 시구군 지자체에서도 앞다퉈 제로페이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지난달 5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박원순 시장이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제로페이 홍보행사를 펼쳤으며, 민주당 당내 연석회의에서 전국 당원들이 앞장서 제로페이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제로페이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서울시가 추진중인 제로페이를 일자리수석에게 직접 챙기라고 지시하며 제로페이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지시를 내려 강력한 우군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이제 제로페이의 활성화는 소상공자영업자를 위한 현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하지만 제로페이가 대세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주요한 과제는 여전히 국민의 70%가 신용카드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제로페이를 일상적인 결재 문화로 바꾸고 정착시키는 일이다.

카드사의 다양한 혜택 제공과 의무수납제 및 신용카드 소득공제 도입 등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20년 이상 시간이 소요됐다고 한다. 따라서 이렇게 정착된 카드 중심의 결재 시스템 문화를 제로페이 문화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가 승패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로페이는 꺼내서 바로 긁으면 되는 신용카드와 달리 절차가 다소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결제 과정을 보다 더 간편하게 개선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이 주변에 많지 않다는 점 역시 여전한 숙제다. 중기부에 따르면 제로페이 가맹점은 1월 4만6,600개에서 현재 10만8,282개까지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아직도 이를 피부로 느끼기 힘든 실정이다.

제로페이의 결제 금액과 결제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는 있으나 신용카드 사용 실적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금감원과 국세청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달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결제 금액은 각각 49조7천억원, 14조3천억원, 18조6천9백억원이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제로페이 결제 금액은 신용카드의 0.001%에 불과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말이다. 그러나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는 법, 소비자들이 '착한 결재', 윤리적 결재를 통해 결재 습관을 바꿔주고, 앞서 지적한 문제점이 개선되면서 더욱 편리한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제로페이의 대세는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조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

■ 외부 필자의 기고문은 <머니S>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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