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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OO·미OO… 혼쇼핑 성지서 누리는 ‘만원의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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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매장. /사진=장동규 기자
최근 각광받는 라이프트렌드인 탕진잼, 소확행, 혼쇼핑, 미니멀리즘 등을 제대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성비’다. 몇년 전 등장한 소비트렌드인 가성비는 경기불황과 맞물려 소비자들에게 ‘만원의 행복’을 선사하며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가성비 제품을 무기로 한 생활용품업체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다이소는 2조원 매출을 눈앞에 뒀으며 유통사들도 속속 중·저가 가성비시장에 뛰어들며 생활용품점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분위기다. <머니S>가 최근 성장 중인 가성비업체의 매력을 분석했다. 또한 ‘공룡급’으로 성장한 가성비업체들에 대한 정부 규제 움직임도 살펴봤다.<편집자주>

쇼핑의 대세 '가성비 마켓'-상


# 나는 ‘혼쇼핑’을 즐긴다. 다른 사람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쇼핑을 할 때 잠시 동안 이기적이고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으며 물건을 사는 고독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활동이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대사 중)

“도심 속 오아시스.” 자취생활 5년차 김모씨(33)는 혼쇼핑을 이렇게 표현했다. 혼쇼핑을 즐기는 김씨에겐 원칙이 있다. 첫째, 가성비 높은 매장에 간다. 둘째,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예쁜 물건을 산다. 셋째, 한 매장에서 1만원을 넘게 쓰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저가 생활용품점은 그야말로 ‘혼쇼핑의 성지’다. 급하게 무언가 필요하거나 어떤 것을 잃어버렸을 때도 이곳에 가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휴대폰 충전기부터 소화제와 여행용품 등은 물론 속옷, 화장품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가성비’가 화두로 떠오른 시대. 김씨처럼 좀 더 싸고 질 좋은 제품에 소비자가 몰리면서 이들을 공략한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평균가격 5000원 미만. 이곳에선 누구나 부담 없이 ‘만원의 사치’를 누릴 수 있다.


빼에로쑈핑 매장. /사진=장동규 기자


◆만원 한 장이면… 쇼핑 끝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6년 약 2조원대였던 국내 중저가 생활용품시장 규모는 올해 4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원숍’의 선두주자인 다이소를 필두로 삐에로쑈핑, 모던하우스, 버터 등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북유럽의 해외 생활용품 브랜드들도 속속 경쟁에 가세해 ‘만원 전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1997년 1호점을 오픈한 다이소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현재 매장수가 1300개를 넘어섰다.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1조9785억원.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2015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지 불과 3년 만에 2조원의 문턱까지 급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2조원을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품목수는 3만2000여개. 문구·완구, 주방용품, 세탁용품, 미용·화장, 인테리어 소품, 위생용품, 공구·레저용품 등 말 그대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판매 제품은 모두 5000원 이하고 1000원 이하 제품이 50%, 2000원 이하 제품이 85% 달한다.

자칭 다이소 마니아라는 주부 박모씨는 “꼭 필요한 게 없어도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 즐겨 찾는다”며 “가끔 충동구매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봤자 1만~3만원 수준이라 부담이 없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제격”이라고 말했다.


미니소 매장 전경. /사진=김설아 기자


생활용품시장이 커지자 신세계그룹도 지난해 ‘재미있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한 만물상 ‘삐에로쑈핑’을 선보였다. 중저가 생활용품 매장이지만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철저하게 ‘B급 감성’을 담은 상품을 판다는 점에서 다이소와 차별화된다. 삐에로쑈핑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벌써 6호점까지 출점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팔린 모던하우스와 버터도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8000여가지 가구와 생활 소품을 판매하는 모던하우스는 전국 100여개 매장을 올해 136개로, 전국 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버터는 올해 8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버터는 독특한 디자인의 문구류와 인형, 생활용품을 주로 판매해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국적 디자인에 실용성을 앞세우며 한국시장에 상륙한 해외 라이프스타일 용품점들도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미니소,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리빙도쿄 등이 대표적. 일본과 중국의 합작 브랜드인 ‘미니소’는 2016년 8월 서울 신촌서 첫 매장을 연 데 이어 현재 전국에 60여개의 매장을 보유 중이다. 미니소의 특징은 일본의 ‘무인양품’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SPA 브랜드라는 점. 매주 새 스타일의 생활용품을 합리적 가격에 파는 것이 원칙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전자제품이 많은 곳으로 젊은층 사이에 입소문이 나 있다.

북유럽풍 소품과 다양한 디자인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덴마크 잡화점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은 국내 13개 매장이 있는데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20~30대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양초, 소품케이스, 손뜨개용품, 공구, 파티용품과 주방제품까지 다이소나 미니소 등에서 볼 수 없던 북유럽 스타일의 이국적인 제품을 자랑한다. 여기에 각종 일본 아이디어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리빙도쿄’까지 가세하며 중저가 생활용품점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미니소 매장 내부. /사진=김설아 기자


◆가성비 ‘갑’… 탕진잼에 시발비용

이들이 소비자에게 가장 크게 내세우는 요인은 단연 가성비다. 앞서 소개한 생활용품점들의 평균 제품가격은 대부분 5000원을 넘지 않고 객단가도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만원 한장으로 최대 10개까지 구매할 수 있다.

최근 소비 트렌드인 ‘탕진잼’(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 혹은 ‘소확행’(일상에서 작지만 진정한 행복 추구) 과 ‘시발비용’(스트레스를 받아 충동적으로 지출하는 비용) 등과 맞물린 점도 매출 증대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이곳에서 지갑을 쉽게 여는 이유는 ‘한번 쓰고 버려도 되는 가격’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1인가구 증가로 가구수가 늘고 집 꾸미기 열풍까지 겹치며 수요층이 20~30대까지 넓어진 것도 시장이 확대된 이유다.

업체들은 이런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제품 회전율을 높이고 신제품 개발을 하는 등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되 저렴한 가격과 빠른 상품 회전으로 승부하는 ‘패스트 리빙’(fast living)전략이다. 다이소는 매달 600여가지의 신상품을 선보이고 모던하우스는 매장 입구에 마련된 메인 스테이지를 2~3주에 한 번씩 새로운 콘셉트로 교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생활용품점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만 싼 제품들만 판매했다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디자인은 물론 가성비로 부담 없이 들러 한 두개 구매할 수 있다는 매장으로 인식된 점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8호(2019년 4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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