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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다선(주) 권경자 대표 "또 다른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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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에서 면 요리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아이템 중 하나다. 직접 자가제면 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식재료원가 측면의 부담이 비교적 적어 식당 운영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쉽고 빠르게 조리해낼 수 있고, 고기구이나 만두 등 다양한 사이드메뉴와의 조합 또한 가능해 객 단가 끌어올리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 30여년 역사의 생면·제조유통업체 여성 CEO
농업회사법인 다선(주)은 올해로 27년 된 생면·제조유통업체. 경기도 이천에 HACCP 인증을 받은 793m²(240평) 규모의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 일괄생산 및 식당·업체별 맞춤형 소량생산이 가능한 두 가지 생산라인을 갖추고 하루 20톤의 면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 권경자 대표 (월간외식경영 제공)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우동과 소바, 막국수, 칼국수, 수제비, 라면, 콩국수, 그리고 보리국수 등 다양한 종류의 생면을 식당과 프랜차이즈 업체 등 전국 7000여 곳에 납품하고 있는 이곳은 외식관련사업을 하는데 있어 꼭 알아두면 좋을 업체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대표는 여성 CEO, 권경자 대표다. 30여 년 전, 국내에서 생면이라는 개념조차 찾아보기 힘들던 때에 면제품을 전문으로 하는 제조유통업체의 운영을 혼자서 시작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퀄리티 있는 제품으로 지금의 입지를 다져오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면제품 제조·유통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얼까.

◆ 서른 둘 나이에 생면제조공장 설립, ‘다선’의 시작

“20대 때는 작은 규모로 어묵유통과 관련된 일을 했어요. 어머니의 칼국수 집을 틈틈이 도와드리며, 시장 안에서 다른 상인들이 판매하고 있던 어묵도 나름 눈여겨보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제품유통에 대한 현장경험들을 조금씩 배우고 또 쌓아갔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1992년, 서른 살 되던 해였나. 일본 면 기술전문가인 정정옥 선생님과 인연이 된 거예요. 평소에도 워낙 면 요리를 좋아했던 터라 정정옥 선생님께도 많은 것들을 물어보며 하나하나 배웠고, 일본을 오가면서 우동과 소바, 라멘도 자주 접할 수 있었죠. ‘앞으로 한국에서도 생면과 관련된 시장이 점점 더 커지겠구나’하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리고는 2년여의 준비 끝에 1994년, 제면공장과 함께 ‘다선유통’을 설립하게 된 거죠.”

하지만 여자 혼자만의 힘으로 쉬운 건 하나도 없었다. 일을 벌려놓기는 했지만 ‘국수시장에서 과연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감까지도 불쑥불쑥 그녀를 찾아들었다. 게다가 밤낮없이 관리해야만 하는 면 제조과정은 어렵고 고된 일의 연속이었다. 

당시엔 경제적으로 너무 열악해 제면기로 하루 100kg의 생칼국수만 생산했지만, 그마저도 제조과정에서 잠깐의 실수 한 번이 생기면 생산일정 전체를 망치게 되고 그로 인해 납품기한이 연기되면 수많은 식당과 외식업체들이 어려워진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이처럼 권경자 대표는 소비자 성향을 분석하고 현장영업과 관련된 일을 담당하는 한편, 남편인 이찬복 이사는 꾸준히 제품개발과 연구,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에 집중했다. 수익이 생기는 대로, 다시 제품개발과 연구에 비용이 들어가니 남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조금 앞선 아이디어와 상품력으로 신제품을 애써 개발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종류의 대기업 제품이 출시돼 마트 진열대에서 밀려나는 경우를 자주 겪게 되면서, 그때부터는 아예 규격화된 대량생산 제조라인과 더불어 맞춤형 다품종 소량생산 라인까지 갖추는 쪽으로 ‘다선’의 사업방향을 잡아나가게 된다.

현재, ‘다선’은 우동과 소바, 막국수, 칼국수 등의 생면제품 외에도 보리국수와 즉석수제비, 즉석떡국 등을 개발, 시판을 앞두고 있어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며 2019년에는 온라인 홍보 및 판매채널을 적극 확대해 연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다.

◆ 장학사업과 사회복지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것

쌀을 비롯한 밥 소비량이 점점 감소하는 동시에 면 요리를 선호하는 젊은 층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를 ‘다선’은 어떻게 바라보며 대응하고 있을까. 건강을 생각한 웰빙국수 제품들의 라인업이 강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 대략 그 방향을 예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면 요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나날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선’은 주식인 쌀과 보리를 적극 활용해 국수가 쌀밥의 대체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재료의 확보가 중요한데, 본사가 있는 경기도 이천 쌀을 주재료로 하는 다양한 면제품 개발과 더불어 해죽순(동남아에서 자라는 야자수의 새순, 항산화식품이자 슈퍼푸드로 알려져 있다) 면의 생산 또한 가속화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생면제조 원판을 다양하게 마련해 소비자들의 수많은 기호와 요구에도 맞춰나가려고 합니다.”

‘다선’이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본사에 마련된 국수 시식장에서 주기적으로 신제품을 개발,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기술을 전수한다거나 안정적인 창업을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으며 소외계층 중 하나인 외국인 근로자 고용과 장학사업, 사회복지사업 등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활동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지며 적극 참여하려 하고 있다.

생면이라는 개념도 찾아보기 힘들던 1990년대 초, 이와 관련한 제조·유통사업에 한발자국 일찍 들어섰던 농업회사법인 ‘다선’, 지금은 약 7000여 곳의 식당과 외식업체에 생면제품을 납품하고 있지만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권경자 대표와 이찬복 이사. 서로 다른 성향과 능력으로, 그러나 쉽게 끊어지지 않는 서로의 파트너십으로 국내 면제품 시장에 늘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이 젊은 에너지는 지금도 앞으로도 쉽게 꺾이지 않을 ‘다선’의 또 다른 경쟁력인지도 모른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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