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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텅텅 빈 삼청동… "몇바퀴 돌다 양말 세켤레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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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의 한 빈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특징이 없네요. 동네 몇바퀴 돌다가 1000원짜리 양말 세켤레 샀어요.”
소문 난 서울의 유명상권인 삼청동 일대에 먹구름이 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을 찾은 한 관광객의 말에서 현재 상권이 처한 위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삼청동은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임없지만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특색 없는 상권이란 평가를 받으며 지속력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아기자기한 삼청동 골목 구석구석을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쁜 방문객조차도 혹평할 정도로 상권 구성은 특징이 없이 정체됐다.

발전 없이 유명세를 타고 임대료만 치솟아 임차인이 못 버티고 나간 탓에 텅 빈 가게가 곳곳에 널렸다. 관광객도 상인도 삼청동은 ‘별로’ 라고 입을 모은다.

◆예쁜 동네에 특징 없는 상권

삼청동을 방문한 이들은 대체로 동네가 예쁘다고 말한다. 북악산 자락에 걸친 예스러운 풍경이 서울 한복판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아기자기하다는 것. 근처의 경복궁, 청와대, 북촌한옥마을, 광화문광장 등과 함께 필수 관광코스로 묶여 관광객의 발길이 끊임없다.

최근 평일에 삼청동을 방문했을 때도 골목 구석구석은 사람들로 붐볐다. 한복을 입고 골목을 누비는 국내외관광객, 산책을 즐기는 직장인 무리, 화보촬영을 나온 모델 등 삼청동 골목에는 다양한 사람이 오갔다.

이들은 골목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고 맛집에 들러 식사나 군것질을 하며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낸 듯 했지만 저마다 상권이 평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청동의 한 빈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강원도 삼척에 사는 관광객 A씨는 “예쁜 동네에 맛집도 있고 한번쯤은 와볼 만한 곳”이라면서도 “그런데 그게 다다. 뭔가 그 이상의 매력은 찾기 힘들 만큼 평범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는 “회사가 근처라 동료들과 점심 먹고 가끔 산책 삼아 삼청동을 찾지만 올 때마다 대체 사람들이 왜 멀리서 여길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편의점, 옷가게, 액세서리숍은 어디에나 있지 않나. 어디에나 있는 게 삼청동에도 그대로 있어서 특별함이 없다”고 혹평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대학생 C씨는 “SNS를 자주 이용하는 20~30대 젊은층이 예쁜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기 좋은 곳이지만 자주 올 만한 곳은 아닌 것 같다. 그만큼 특징이 없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삼청동을 찾은 이들의 생각은 거의 비슷했다. 이들은 동네 생김새는 예쁘지만 상권은 특징 없이 평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삼청동 상권은 편의점, 식당, 분식집, 옷가게, 커피숍, 액세서리숍 등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구성이다. 늘 사람들로 붐비지만 이는 경복궁, 청와대 등 근처 유명 관광지와의 뛰어난 접근성과 맞물린 집객력일 뿐 삼청동 자체가 지닌 흡수력은 아니다.

충남 당진에 사는 관광객 D씨는 “삼청동이 관광코스로 많이 소개되지만 볼거리가 전혀 없다”며 “나중에 누가 이곳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삼청동은 관광지가 아니다”고 실망스러워 했다.    
삼청동의 한 빈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북적임 속 공허함

사람들로 붐비면서도 특징 없는 곳이라며 혹평 받는 삼청동 상권은 곳곳이 빈 자리다. 주도로인 삼청로뿐만 아니라 골목 안도 임차인을 구하는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간혹 사람들이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는 맛집이나 북적거리는 액세서리숍 등이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은 장사가 안돼 파리만 날리거나 다음 주인을 기다리는 빈 가게다. 삼청동 상권은 1층, 2층, 주도로, 골목구석 할 것 없이 임차인을 구하는 가게가 자주 목격됐다.

삼청동 상권은 왜 빈 가게가 넘칠까. 이는 항상 붐비는 방문객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치솟은 임대료 역시 상권의 발목을 잡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삼청동 상권 임대료는 보증금 1억~3억원에 월 500만~1000만원 수준이다. 몇 년 전부터 동네가 유명세를 타자 연예인이나 외지인이 건물을 매입했다.

이들이 건물을 개조한 뒤 가게를 내고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등을 유치하자 주변 임대료까지 덩달아 올랐다.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못 버티고 나가는 임차인은 수두룩했고 상권도 뒷걸음쳤다.

상인 E씨는 “한창 장사가 잘 되던 몇년 전보다 매출이 반토막 났지만 유명세를 타면서 임대료는 두배나 올랐다”며 “더 이상 감당이 안된다. 못 버티고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씁쓸해 했다.
삼청동의 한 빈 상가. /사진=김창성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상인 F씨는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데다 그날그날 들쑥날쑥 해 감을 잡을 수가 없고 사람들의 반응도 예전보다 시큰둥한 편”이라며 “오가는 사람이 많아 활기 넘쳐보이지만 상권은 이미 죽었다. 치솟은 임대료 때문에 앞으로 임차인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상인 G씨는 “삼청동 상권은 속빈 강정이 됐지만 방문객이 끊임없이 밀려오다 보니 대책 없이 그들에게 기대야만 하는 실정”이라며 “다들 별로라고 하는데 정작 삼청동에서 먹고사는 우리만 손 놓고 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을 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0호(2018년 12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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