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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달리기'로 나누는 여성 오지 모험가

People / 양유진 '드림 임팩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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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유진 드림 임팩트 대표, 사막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모습. /사진=양유진
“나눔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단돈 1000원으로 시작해도 나눔이 나눔으로 이어져 큰 결실을 맺게 됩니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만 갖는다면 기부문화는 자연스럽게 계속 확산될 겁니다. 기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자신을 ‘오지 모험가’라고 소개한 양유진씨(30·여)씨는 기부를 시작하는 길이 생각보다 좁지 않다고 말한다. 기부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참여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기부는 그 단어부터 대단한 느낌을 주지만 사실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다.

◆취미생활이 바꿔놓은 새로운 삶

양씨는 최근까지도 평범한 ‘취준생’이었다. 그랬던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계기가 있었다. 2013년 여름 대학교 4학년이던 그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여느 취준생과 마찬가지로 인적성 시험 대비, 영어공부 등에 매진하고 있었다. 한번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자신을 ‘도전적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진짜 도전을 해본 적이 있었던가.”

몇번을 되물어도 결론을 내릴 수 없었던 그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졸업보다는 가슴이 시키는 것을 먼저 해보자고 다짐했다. 그는 당장의 목표도 세웠다. ‘세계 4대 극한 사막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하는 것. 4대 마라톤 코스는 ▲사하라사막(아프리카) ▲고비사막(몽골) ▲아타카마사막(칠레) ▲남극대륙 등 세계 극한지역에서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이벤트다.

체육학을 전공했고 평소 달리기도 즐기던 그는 6개월간 일주일에 100㎞씩 뛰고 매주 등산을 하며 체력관리에 들어갔다. 첫번째 도전은 2014년 2월 참가한 사하라사막 레이스다. 그는 뜨거운 햇볕 아래 9㎏의 가방을 짊어지고 5박7일 동안 250㎞를 달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연습도, 경험도 부족했다.

양씨는 “사막에서 뛰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움푹 패인 모래 위를 달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대회 중간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힘들었지만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결승선을 통과해 완주메달을 거머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하라사막을 완주하고 돌아온 그는 다른 목표가 생겼다. 혼자서 느끼는 성취가 아니라 여럿이 공유하는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것. 양씨는 “어머니께서 사회복지사로 일하시면서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해왔다”며 “‘늘 낮은 곳을 먼저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는데 사막 마라톤 이후 장애아동들에게도 나처럼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2014년 5월 여름, 그는 첫번째 스포츠 기부 활동에 나섰다. 장애인 육상 꿈나무인 박윤재 선수에게 경기용 휠체어를 기부하는 것이 목표였다.

양씨는 “마라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장애인 육상연맹에 찾아가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알게 되면서 스포츠 기부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양유진 드림 임팩트 대표. /사진=이지완 기자
그는 비싼 맞춤형 휠체어 마련이 어려웠던 육상 꿈나무를 위해 108km 독도 기부 마라톤을 기획했다. 당시 그가 독도 홍보대사를 맡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기부금은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마련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독도 마라톤으로 모은 기부금은 130만원이 전부였다. 목표치인 1000만원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3개월 뒤 자전거 기부를 기획해 450만원을 더 확보했다. 스스로 돕는 자를 하늘이 도운 것일까. 양씨의 기부 활동 소식을 접한 스포츠용품업체에서 동참 의사를 밝혔고 목표금액을 채워 선수의 몸에 딱 맞는 경기용 휠체어를 제작한 뒤 전달할 수 있었다.

◆그들도 평범한 사람이다


양씨는 2016년 3월 ‘드림 임팩트’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개인이 스포츠 기부 관련 행사를 주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 기부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서도 회사가 필요했다. 드림 임팩트는 스포츠 이벤트와 아웃도어 교육, 스포츠 기부를 위한 대회 등을 열어 모금한 기부금으로 소외계층이나 장애아동의 꿈을 지원한다.

기부금 활용에 대한 신뢰도 문제도 그가 사회적기업을 설립한 계기가 됐다. 양씨는 “사실 사회복지기관이나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해도 어떻게 쓰이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며 “그래서 사회적기업을 설립했고 친구와 함께 3년째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사회적기업 운영도 쉽지만은 않다. 정부, 지자체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대회나 각종 이벤트를 준비해야 하는 만큼 발로 뛰는 일이 많고 사회의 시선도 항상 따뜻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창출이다.

양씨는 “수익창출에 대한 어려움이 많다. 현재는 강연을 통해 얻는 수익으로 회사를 운영 중”이라며 “지자체, 학교 등과 연계해 규모가 커지면 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활동을 설명한 그는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모습이었다. 양씨는 “(소외계층)그들도 같이 지내다 보면 평범한 사람인데 자신감, 자존감이 너무 낮아 보여 아쉽다”며 “나눔활동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양씨는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으로 많은 이에게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내년에는 아타카마사막 마라톤(250㎞)과 남극 마라톤(250㎞)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외에 다양한 오지 마라톤 대회를 목표로 여성 오지 모험가이자 ‘기부활동 총감독’으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6호(2018년 1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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