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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국밥과 비빔밥, 그리고 전(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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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과 무난한 맛을 내는 콩나물국밥은 대중성이 뛰어난 메뉴다. 콩나물은 각종 음식의 식재료로 쓰여 호환성도 뛰어나다. 그러나 한 끼 식사로는 흡족하지 못하다. 이를 보완하고자 비빔밥을 주메뉴로 도입한 식당들이 보인다. 아주 현명한 조치다. 이에 더해 저녁시간대의 추가적인 매출 발생을 도모하려면 전(煎)을 메뉴에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 콩나물국밥의 2% 부족한 식사만족도, 비빔밥으로

우리 회사 주변은 사무실 밀집 지역이다.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이 끼니를 해결하려고 한바탕 난리다. 줄을 서는 식당 가운데 콩나물국밥집도 있다. 콩나물국밥은 특별히 거부감을 주지 않는 대중적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직장인의 사랑을 받는다. 웰빙적인 측면도 갖췄다.
/ 월간외식경영 제공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그러나 단점도 있다. 손님 입장에서 해장으로는 최고의 메뉴지만 한 끼 식사로는 부족하다. 즉 직장인들이 아침에 먹기 좋은 메뉴지만 점심이나 저녁 메뉴로 미흡하다. 업주 입장에서 콩나물국밥은 식재료비가 저렴하고 수익률이 높지만 많이 팔아도 매출액이 너무 낮다. 콩나물국밥집을 운영하는 업주라면 식사 개념이 뚜렷한 메뉴로 콩나물국밥의 단점을 보강해야 한다. 그 대안 메뉴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서울 양재동에 전주식 콩나물국밥과 비빔밥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 이 집은 오전 7시부터 영업을 한다. 아침에는 콩나물국밥, 점심과 저녁에는 비빔밥 판매비중이 높은 편이다. 비빔밥은 두 가지다. 여름에는 일반 비빔밥(6000원)의 판매가 좀 더 많은 것 같고 그 밖의 계절에는 돌솥비빔밥(7000원)의 판매가 더 많은 것 같다. 

역시 한국인은 뜨거운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실감한다. 반찬은 김치, 젓갈, 양념 단무지로 단출하다. 확실히 찬류에 대한 부담이 덜한 아이템이다.

비빔밥은 소수의 유명식당에서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해 고객의 구매 의지를 꺾기도 한다. 울산에 유명한 노포 비빔밥집으로 유명한 '함양집'이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육회비빔밥은 의외로 판매가 활발하다. 현재 2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데 매출이 꽤 높은 편이다. 그 요인은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양호한 상품력이다. 다른 지역의 콩나물국밥+비빔밥 콘셉트 식당에서도 가끔 식사를 해봤다. 대체로 국밥과 비빔밥 매출의 밸런스가 안정적이었다.

◆ 저녁매출 견인해줄 전, 8순 할머니도 운영하는 전집

콩나물국밥에 비빔밥을 보강한 것만으로도 매출증대 효과가 있다. 여기에 저녁 매출까지 노린다면 전(煎)을 추가한다. 요즘의 불경기는 서민들이 삼겹살조차 부담스러워 하게 만들었다. 최근 삼겹살보다 부담이 적은 전을 안주삼아 간단히 막걸리 한 잔 하는 수요가 늘었다. 아침에는 콩나물밥, 점심에는 비빕밥, 저녁에는 전으로 점심과 저녁 메뉴를 구성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 월간외식경영 제공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서울 을지로에 '원조녹두'라는 식당이 있다. 복층 구조로 서빙이 어려운 132㎡(40평) 규모의 점포다. 일층에 9개 이층에 7개의 테이블이 있다. 저녁시간이면 전좌석이 꽉 찬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공간 운영을 주인과 직원 한 명, 단 두 명이 해결한다는 점이다. 주인은 음식을 만들고 직원은 서빙을 담당한다. 그야말로 일당백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을 부치는 주인이 팔순을 훌쩍 넘긴 할머니라는 점이다.

금년 82세인 주인 할머니는 1981년 전주에서 처음 전집을 시작했다. 지금의 을지로에서는 32년째다. 매일 밤 11시면 문 닫은 뒤 전철을 타고 퇴근한다. 가끔 문 닫는 시간이 지나도 손님들이 안 가는 경우가 있어 애를 먹기도 한다. 주인 할머니는 아직 아픈 곳도 없고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돼 일하는 게 기쁘다고 한다.

전집은 조리 오퍼레이션이 대체로 간단하다. 또한 복잡한 요리나 반찬이 필요 없다. 직장인들이 주 고객이어서 주변에 사무실이 밀집한 곳이 입지로 적당하다. '원조녹두'에서는 바쁠 때 막걸리 소주 등 주류를 손님이 냉장고 안에서 직접 꺼내먹는다. 이런 불문율도 재미를 주는 요소다. 나중에 테이블 위에 놓인 술병의 숫자를 보고 계산한다. 주인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절약된다.

◆ 불경기·고깃집 퇴조기 중년 직장인 대상의 최적 아이템

자리에 앉으면 간장에 잰 양파와 깍두기를 내준다. 반찬이자 임시 안주다. 맛은 특별하지 않다. 손님들은 이를 안주 삼아 우선 막걸리(3000원)를 한잔 하면서 숨을 돌린다. 그 사이에 주인이 전을 부친다. 전은 안주개념 음식이어서 손님들이 늦게 내가도 밥처럼 재촉하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 일단 입에 들어갈 것이 식탁에 있어서다.

주 메뉴는 고기녹두(9000원), 해물파전(1만1000원), 동태전(1만1000원)이다. 손님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 없는 점이 매력적이다. 돼지고기로 만든 고기녹두는 간이 적당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달걀을 풀어 맛을 낸 해물파전, 옷이 두꺼운 동태전 모두 간이 센 편이다. 맨입보다 막걸리와 먹기 좋게 안주로 최적화된 전들이다.

녹두 외엔 다른 재료를 넣지 않는다. 옛날처럼 손으로 돌리는 맷돌이 아니라 기계맷돌에 녹두를 간다. 간 녹두를 무쇠철판 위에서 부친다. 주인장 할머니의 전 부치는 솜씨가 뛰어나다. 전의 두께를 두툼하게 부치지 않아 금방 익어, 전을 내놓는 속도가 생각만큼 느리지 않다.

이런 스타일의 식당은 중년층 고객들이 특히 선호한다. 그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정서나 분위기가 맞기도 하지만 가격적 측면이 절대적이다. 서너 명이 국내산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면 약 10만 원 정도는 족히 나온다. 좋은 원육의 삼겹살은 분명 훌륭한 안주다. 하지만 이제는 일상적으로 먹기엔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고 한편으로는 식상해진 느낌도 든다.

전은 기름을 다량 흡수해 튀김에 비해 기름이 많이 들어간다. 식용유 가격 인상 시 아무래도 타격을 받는다. 갈수록 직원들(특히 젊은 직원들)이 전 부치는 것이 힘들어 기피하는 현상도 있다. 이런 제한 요소만 극복하면 전은 꽤 괜찮은 아이템이다.

'원조녹두'처럼 전 전문점도 좋지만 메뉴가 단출한 국밥집이라면 전을 메뉴에 추가할 것을 강력 추천한다. 보통 국밥집에서 주로 판매하는 수육 등은 가벼운 소주 안주로는 그만이다. 하지만 수육이나 보쌈은 생각보다 국밥집에서 많이 팔기가 쉽지 않은 메뉴다. 특히 저렴한 가격의 콩나물국밥이나 경상도식 소고기국밥집에서 전은 저녁 매출을 견인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 될 것이다.
김현수 푸드컨설턴트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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