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신 잇몸은 옛말… 뼈까지 먹는 ‘실버푸드’

[미래먹거리 ‘실버푸드’] ③ 간편조리 ‘연화식’ 먹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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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사는’ 삶을 원하는 시대다. 하지만 산해진미도 먹지 못한다면 그림의 떡. 식품업계는 고령사회 진입에 맞춰 실버푸드 시장을 연다. 업체들은 어린아이, 산모, 일시적으로 신체기능이 떨어진 일반인까지 수요층을 확대하고 있다. <머니S>는 미래 먹거리 시장을 조명하고 직접 체험해봤다.<편집자주>


[미래먹거리 ‘실버푸드’] ③ 간편조리 ‘연화식’ 먹어보니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연화식 판매대./사진=김정훈 기자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실버푸드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관련 제품을 시중에서 구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주로 대형병원과 급식업체 등 B2B(Business to Business)시장 안에서 유통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실버푸드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 출시가 필요하다.

실버푸드는 주 타깃인 고령자를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까. 시중에 판매 중인 실버푸드 제품을 직접 구입해 맛과 특징을 살펴봤다. 

◆백화점에 등장한 육류·생선·콩 연화식

국내에 선을 보인 실버푸드 제품은 대부분 B2B용으로 병원이나 급식업체 납품용이어서 일반 소비자는 구매가 어렵다. 대상웰라이프가 일부 매장과 인터넷을 통해 B2C(비즈니스 to 컨슈머)용을 판매 중이나 식사용이라기보다는 영양보충제적 성격이 짙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23일 현대그린푸드가 출시한 연화식(실버푸드) '그리팅 소프트'는 간편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 기자가 도전해봤다.

현재 이 제품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과 판교점 등 일부 매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단 인터넷에서 그리팅 소프트 연화식 제품 12종 전부를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성남시에 연화식 공장을 개설 중인 현대그린푸드는 앞으로 100종이 넘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일 오전,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지하식품관을 찾았다. 연화식 제품 코너는 계산대 바로 뒤에 마련됐다. 눈길을 끄는 점은 제품 이름이다. '더 부드러운 돼지고기 장조림', '더 부드러운 소갈비찜', '뼈까지 먹는 고등어조림' , '씹기 편한 콩조림' 등 제품 이름에 특징을 붙였다. 고령자를 위한 배려로 보인다. 

종류도 다양했다. 고령자에게 부담이 없도록 연하게 조리한 돼지·소고기 장조림과 소갈비찜, 생선가시를 뼈째 먹도록 만든 동태·고등어·가자미 조림, 딱딱한 콩자반보다 쉽게 씹을 수 있는 콩조림 등 12종으로 구성됐다.

방문시간이 오전임에도 제품이 꽤 팔렸는지 군데군데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담당 판매원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매량이 많지는 않다"며 "제품 이름에 큰 글씨로 설명이 들어가 있어 어르신들이 관심을 보인다. 장조림이 인기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정훈 기자
눈에 띄는 점은 가격대. 전자렌지에 쉽게 데워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수준의 가격을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비싼 편이다. 돼지고기 장조림(300g)은 1만4500원, 소고기 장조림(300g)은 1만8000원이다. 소갈비찜(700g)은 무려 3만8000원. 생선조림류(500g)는 1만2000~1만3500원이며 콩조림(150g)은 6000원이다.

소고기 장조림 통조림이나 데워먹는 간편식 제품(100g)이 시중에서 2000~3000원에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300g 1만8000원은 비싼 편이다. 고등어조림 간편식도 시중에서 150g이면 2000~3000원대로 구입이 가능하다. 그리팅 소프트의 고등어조림이 500g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가격이 높다.

물론 시중 간편식 제품과 단순 가격비교는 의미가 없다. 실버푸드의 경우 음식의 경도(물체의 단단한 정도)를 일반 조리과정을 거친 동일한 제품보다 평균 20%, 최대 10% 수준으로 낮추는 연화공정을 거쳤다. 또한 고령자를 위한 영양소와 칼슘함유량 등도 일반 간편식보다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앞으로 출시될 국내 업체들의 실버푸드 간편식의 가격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푸드 간편식의 성공 관건 중 하나는 소비자가 이 가격대를 수용하느냐 여부일 수 있다.

◆생선 뼈까지 한입에…

연화식 차림상./사진=김정훈 기자
집으로 돌아와 구입한 실버푸드를 맛봤다. 기자는 돼지고기 장조림과 고등어조림, 선비콩조림 3종을 3만2500원에 구입했다. 제품은 전자렌지 외에도 냄비에 내용물을 넣어 1~5분 익혀주면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간편했다. 모든 제품은 식사량이 많지 않은 고령자를 감안하면 두세끼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먼저 돼지고기 장조림을 맛봤다. 내용물은 돼지고기와 고추졸임이다. 젓가락으로 돼지고기를 집자 쉽게 부서질 정도로 연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질긴 돼지고기 장조림을 생각하면 안된다. 고령자가 먹기 쉽게 조리됐는지가 관건인 점을 감안하면 잇몸으로도 씹을 수 있는 돼지고기 장조림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단 평소 맵고 짠 음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맛이 심심할 수 있다.

고등어조림 모습. 굵은 가시가 선명하게 보인다./사진=김정훈 기자
고등어조림으로 젓가락을 옮겼다. 뼈까지 먹는 생선이라는 말에 가운데를 잘라봤다. 선명한 가시와 척추뼈가 보인다. 이걸 먹을 수 있을까. 생선살을 한움큼 집어 가시와 함께 입에 넣었다. 신기하게도 씹으면 가시까지 쉽게 으스러진다. 큰 가시도 혓바닥과 입천장으로 눌러 으깰 수 있을 정도로 연했다. 

생선살은 평소 먹던 딱 그 고등어조림 맛이다. 양념이 약간 달짝지근한 편이지만 간편식치고는 맛이 훌륭했다. 포함된 무는 익힌 고구마처럼 너무 연해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선비콩자반 역시 연하게 부스러진다. 맛은 돼지고기 장조림처럼 심심한 편이다.

제품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조림'의 맛을 충분히 잘 구현한 편이다. 치아가 약해 평소 육류나 생선류 섭취가 어려운 고령자라면 연화식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고등어나 가자미, 동태조림의 가시를 통째로 씹어먹을 수 있다는 점은 획기적이다. 평소 생선을 먹을 때 가시가 목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던 사람이라면 굳이 고령자가 아니더라도 구입할 만하다.

다만 고령자라도 짭짤한 맛을 선호한다면 음식들이 다소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높은 가격대도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업체의 제품이 출시될 텐데 고객의 반응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 9월15~1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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