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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고객 만난 백화점 직원, 서둘러 사과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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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컨슈머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 그들은 부당한 요구를 넘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범법행위까지 서슴지 않는다. 블랙컨슈머 문제는 단순한 소비자 불만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 커졌다. 손님은 어떤 기준까지 ‘왕’이어야 할까. <머니S>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블랙컨슈머의 횡포를 진단했다. 블랙컨슈머와 화이트컨슈머를 가르는 기준, 사례별 기업의 대응방안 등을 살펴봤다. 나아가 블랙컨슈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편집자주>

[블랙컨슈머의 악몽] ④ [인터뷰] 블랙컨슈머 퇴치하는 법 

박종태 한국CS경영아카데미 대표./사진=박종태 제공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국내 산업계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중 '클레이머'(문제제기 고객)는 2~3%다. 여기서 블랙컨슈머는 1%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 1%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기업은 오늘도 1%의 블랙컨슈머와 협상테이블에 앉는다. 블랙컨슈머를 상대하는 일은 감정소모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의 비효율성을 키운다. 대응책을 제대로 마련해 싹을 제거해야 하는 이유다.

<블랙컨슈머, 이렇게 대응하라>의 저자 박종태 한국CS경영아카데미 대표는 기업 내부에서 블랙컨슈머에 대한 정의를 빨리 내리고 관련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블랙컨슈머 관련 200여회 강연을 통해 '블컨 전문가'로 거듭난 박종태 대표에게 해법을 들어봤다.

◆'감정적 고객'에 '현실적 대응'을

"무조건 욕하고 소리지르면 블랙컨슈머일까요? 기업이 블랙컨슈머에 대응하려면 먼저 이들이 어떤 고객인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러려면 현장직원이 진상고객을 블랙컨슈머로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합니다."

박 대표는 현장직원의 경우 블랙컨슈머의 무차별 감정적인 공격에 무너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블랙컨슈머는 직원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데 이는 자기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직원의 멘탈을 흔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백화점 같은 곳에서 블랙컨슈머는 대부분 소리를 질러요. 보는 사람도 많고 하니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일단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거죠. 이때 직원은 대부분 빨리 사과를 하지 않으면 큰일나겠다는 상태가 되죠. 무릎을 꿇는 일도 많잖아요. 그런데 이럴 때 먼저 사과부터 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기업은 현장직원에게 아무런 대책없이 사과를 종용해요. 보다 효율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말이죠."

그는 현장직원도 블랙컨슈머를 대하는 대응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OO행동을 하면 블랙컨슈머로 판단하라"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든 후 무조건 사과하기보다는 회사 지침을 설명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리를 지르는 사람', '교환·환불을 월에 일정횟수 이상 시도하는 사람', '직원에게 모욕적인 언행이나 폭행을 하는 사람'을 블랙컨슈머로 보고 무조건 사과 대신 회사 지침을 이행토록 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때 'E·A·R기법'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EAR기법이란 E(empathy·공감), A(attention·경청), R(respect·존중)을 차례대로 시도하는 기법이다. 직원이 고객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해주면서 소비자의 흥분을 가라앉힌다. 물론 이 방법이 블랙컨슈머를 막는 확실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다만 흥분한 고객이 블랙컨슈머가 될 가능성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B·I·F·F기법'도 소개했다.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기업을 압박하는 블랙컨슈머에 대응하는 기법이다. B(brife·대답), I(infomative·정보), F(friendly·친근함), F(firm·확고)로 구성된 B·I·F·F기법은 짧게 대답하고 정보 위주로 대응하며 친근함을 유지하는 한편 확고하고 단호한 자세를 유지할 것을 요구한다.

"말을 많이 하면 꼬리가 잡힐 수 있습니다. 고객의 질문에는 최대한 짧게 대답하는 것이 좋아요. 또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객관적인 정보로 대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친근함은 계속 유지해야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무조건 저자세로 가는 건 좋지 않아요. 적대적이지 않되 내가 말한 것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확고하고 단호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뉴스1DB

◆사례별 대응방안 나와야

앞으로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블랙컨슈머는 줄어들지 않을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상품과 서비스가 존재하는 한 블랙컨슈머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특히 사회분위기 변화와 SNS(사회관계망 커뮤니티)의 발달로 블랙컨슈머는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전에는 짜장면 먹다 머리카락이 나와도 "에이 뭐야"하고 그냥 먹었어요. 그런데 요새 그러면 주위에서 바보 소리를 들어요. 피해를 본 만큼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심리가 저변에 깔리기 시작했죠. 이게 변질되면 블랙컨슈머가 돼요. 어디에 가서 피해를 본 사실을 SNS에 올리면 비슷한 피해를 본 사람들은 너도나도 보상을 요구하겠죠. 블랙컨슈머가 오히려 더 많아지기 쉬운 사회분위기가 돼버렸어요."

그는 특히 블랙컨슈머의 경우 회사 퇴사자 중에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에 삼성전자 A/S기사를 하던 사람이 퇴사했는데 그때부터 친척 지인들로부터 삼성 세탁기, TV, 냉장고, 전자렌지 등을 무작위로 받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삼성전자에 환불을 요구했고 제품가격의 3분의2를 보상받았어요. 10년간 수억원을요. 삼성환불약관에 부품을 10년간 보관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 A/S기사가 부품보관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환불을 요구하기 시작한 거죠. 기업도 자사 환불규정 등에 허점이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박 대표는 기업의 블랙컨슈머 대응책이 너무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블랙컨슈머는 보상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대응책은 너무 '양반식'이라는 것. 현장 직원들의 피부에 와닿을 만한 대응프로세스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강연을 가서 물어보면 대부분 블랙컨슈머 대응책이 따로 없어요. 예컨대 현장 기물파손 고객, 성희롱 고객, 사장을 찾는 고객 등에 대해 직원들이 맞춤형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해요. 고객센터의 경우 30분 이상 통화 시, 욕설 2회 이상 시 무조건 통화종료 등을 만들어야 하고요. 지금부터라도 사례별로 데이터를 축적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4호(2018년 8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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