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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회사 일군 피규어 마니아∙∙∙김한성 피규어프레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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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 닥쳐온 경제적 불운에 취미생활 따위는 사치였다. 돈 되는 건 죄다 파는 상황에서 피규어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모아 온 ‘아이들’이기에 상당한 각오가 필요했다. 하나 하나 팔려나갈 때마다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갔다.

이처럼 어둡게 시작된 창업 이야기이지만 반전은 바로 나왔다. 국내 피규어 유통 톱 대열에 자리한 ‘피규어프레소’의 김한성 대표(29)는 약 5년전 그 시절을 성공의 시작점으로 돌아봤다.

“생각보다 굉장히 잘 팔리더라고요. 국내 피규어 마니아 규모가 상당한 건 알았지만 기대 이상이었어요. 그만큼 그들이 피규어를 구할 곳이 부족하다는 뜻이었죠. 준비만 면밀히 갖춰지면 사업이 되겠다는 확신이 커졌습니다.”

/ 김한성 대표 (제공=카페24)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당시, 정확히는 2013년께에도 수입 피규어 가게들은 쉽게 보였다. 단, 사업자 상당 수가 해외에서 어렵게 물량을 들여오기에 비싸고, 가짓수도 넉넉하지 않았다. 적어도 피규어 마니아 김 대표의 눈에는 그랬다. 제대로 피규어를 구하려면 일본에 가야 한다는 생각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상식으로 통했다.

김 대표 역시 이렇게 저렇게 국내에서 물량을 구해봤다. 홍콩 사업자들과도 일해봤으나 승부수로는 부족했다. 어떻게든 일본 거래처를 뚫어야 했다. 

본인과 비슷한 처지의 소규모 사업자들을 모으고, 그들의 대표 자격으로 일본에 건너갔다. 일본 피규어 기업들을 문지방 닳도록 찾아다녔다. 우여곡절 끝에 대형 거래선들과 일이 성사됐다. 통할만한 메시지가 있었음은 당연지사.

“일본 기업들에게 수익창출보다 문화전파가 우선 목표라고 강조했어요. 한국 피규어 시장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메이저 급으로 클 수 있음을 설명했죠. 양질의 피규어를 한국에 알리겠다는 진심이 통했습니다. 요즘도 두 달에 한 번은 꼭 일본에 가서 시장을 살펴봅니다.”

파죽지세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만 약 20억원대며, 1만여종 이상의 피규어를 판매하는 국내 톱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 쇼핑몰 흥행에 힘입어 서울 강남에 낸 4개의 매장은 고객들 간 메카로 통한다.

물론, 거래처만 잘 잡았다고 성장하지는 않았을 터. 피규어 구매자로서 체감했던 과거 업계의 부족함을 채워 나가는 노력이 호평 받았다. 이 과정에 나온 참신한 아이디어는 피규어프레소가 왜 강자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일종의 MD 역할을 패션업체처럼 세분화했다. 선호 피규어 분야가 각기 다른 직원들을 채용, 다양한 고객 대응 체계를 구현했다. 미소년이나 디즈니, 로봇, 영화 등 고객 취향에 맞춰 전문 직원들이 대응하는 모습이다. 

피규어라는 큰 틀 안에서 수많은 갈래로 취향들이 나뉘기에 적중할 수밖에 없는 전략이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전문몰에서도 이런 세분화가 눈에 띈다.

“제품의 다양성, 고객 선택권 확대를 추구하면서 가격은 낮춰 잡고 있어요. 제 기준에선 파격적인데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물량 확보가 수월하고 잘 팔려 나가기에 계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이렇게 잘 나가고 있지만, 김 대표 스스로 설정한 도전과제들은 산적하다. 요약하자면 직접 캐릭터를 제작하는 한편, 한국산 콘텐츠 상품의 글로벌 진출까지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 콘텐츠 기업의 라이선스를 받아서 의류를 비롯한 굿즈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

“피규어만으로 사업 경계를 정할 생각은 없어요. 국내 캐릭터 콘텐츠 시장의 진화가 빠른데, 거기에 맞춘 굿즈로 글로벌을 공략한다면 의미가 클 듯합니다. 피규어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시작일 뿐이죠.”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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