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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더 멀리 … '햇잎갈비' '스트릿테이블' 김대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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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던가. 즉, 적을 파악하는 건 가장 쉽다. 1단계. 그 다음의 어려운 단계가 바로 ‘나’를 아는 거다. 나의 장단점을 냉정하게 간파하면 많은 걸 내려놓을 수가 있고, 그제야 비로소 매순간이 여유로우며 행복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공이라는 건, 그렇게 매력적인 사람을 따라오게 되는 법이다.

◆ 서른하나, 가득한 자신감만으로 시작했던 식당 일
그는 지금 99.1m²(30평)짜리 동네 슈퍼마켓에 홀로 앉아있다. 친형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 ‘얼굴 비추고 자리만 지키고 앉아있으면 되겠지’라며 쉽게 생각한 후 냉큼 형을 돕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그 작은 슈퍼마켓 일을 돕는 것은 생각만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할 일은 왜 또 그리 많은지, 새로 들어오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진열하는 것에서부터 손님들 응대에 이르기까지 온통 스트레스 받는 것들뿐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슈퍼마켓 안에서 해야만 하는 소소한 일들이 하찮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중에 난 더 재미있는 큰일을 할 건데. 그렇게 속으로 여러 번 읊조리며 어서 빨리 이 슈퍼마켓을 벗어나고픈 생각에만 사로잡혔다. 하지만 그는 이 작은 슈퍼마켓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아니, 시간이 흘러 대전지역 외식기업의 CEO로 자리 잡기까지 가장 근간이 되며 기초적인 것들을 이 때 비로소 몸에 익혔는지도 모른다. 

/ 월간 외식경영 제공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대학 졸업 후 2006년엔 그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462.8m²(140평) 규모의 대형 갈빗집 관리직으로 들어갔어요. 당시 서른하나의 나이니까 얼마나 큰 자신감으로 가득했겠어요? 세상 어떤 것이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두려운 게 없었죠.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면서 나의 사업 또한 천천히 구상하고 기획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환상은 보름 만에 무참히 깨져버렸죠. 슈퍼마켓보다, 그리고 회사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나 더 힘들었으니까요. 식당 일 만만치 않다는 걸 그 때 처음 알게 됐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순간들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것들을 견뎌내기 때문에 돈 많이 벌고 성공하는 거겠지. 식당이 이렇게나 많은 이유는 다 그래서겠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대학 시절부터 틈틈이 메모해놨던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나중에는 기어코 자신의 사업에 접목해 성공시키리라는 약간의 설렘 혹은 희망, 그런 것들이 그의 피곤한 하루를 잠시나마 견디게 하는 힘이었다. 김대옥 대표, 그와 외식업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 식당 운영 1년 만에 3400평으로 확장, 월 매출 1억

대형 갈빗집에서 2년 정도 경험을 쌓은 후 서서히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했다. 전체적인 운영과 관리, 조리 등 다양한 부분들을 배우고 익혔으니 이제는 직접 경영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하나하나씩 보완해나가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2009년 66.1m²(20평) 규모의 육가공 공장을 먼저 설립, 안정적인 육류유통의 경쟁력부터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99.1m²(30평) 규모의 갈빗집으로 시작했어요. 대나무 어린잎이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는 걸 알고는 양념갈비 조리과정에 그걸 접목했죠. 햇과일과 다진 마늘, 맛술, 참기름 등 20여 가지 재료를 첨가한 간장양념에 1~2차 숙성, 그리고 갈비 사이에 대나무 어린잎을 넣은 후 3차 숙성과정을 거쳐 잡냄새는 없으면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지금의 ‘햇잎갈비’를 개발한 거예요. 이 강점을 내세우면서 1년 만에 대전과 청주 등의 지역에 6개 매장을 오픈하며 확장세를 넓혀갔어요. 자체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햇잎갈비’는 전국 120여 곳의 고기음식점에 공급하기도 했고요.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운이 정말 좋았죠.” 

1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준 성공은 그의 주변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99.1m²(30평)짜리 갈빗집은 어느새 1만1239.7m²(3400평) 대지 위에 자리 잡은 갈비전문점으로 바뀌었고, 그 안에는 연못과 테라스, 동물농장, 산책로까지 있었다. 그야말로 ‘외식·휴식 공간’으로서의 '햇잎갈비'를 만들어나가고자 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하잖아요?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재빠르게 대박의 꿈을 이루고자 했던 거 같아요. 대학시절 배우고 메모했던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누구보다 빠르게 적용하고 실행해나갔죠. 이곳이든 저곳이든 음식 맛이 비슷하다면 결국 홍보와 마케팅 싸움이라고 봤거든요.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유명 블로거들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까지 적극적으로 했어요. 메뉴 퀄리티의 중요성 또한 놓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국내산 브랜드 육을 사용하고 사이드 메뉴 연구와 개발도 게을리 하지 않았죠. 지금 이 상황에서의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더 높은 곳으로의 성공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교만이 제 안에 조금씩 똬리를 틀기 시작한 것도 아마 이때쯤이 아닐까 생각해요.”

'햇잎갈비'를 오픈한 지 1년 만에 월 매출은 1억원을 넘어섰다. 게다가 당시 흰색 링컨 컨티넨탈 리무진을 대여해 ‘리무진 왕복 서비스’ 마케팅을 실시했는데, 이것이 '햇잎갈비'의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려지게끔 만들었다. 

각 언론매체들이 이를 이슈화하기 위해 찾아왔고 ‘'햇잎갈비'는 지금보다 몇 배 더 높은 곳의 성공을 향해 치고 올라가는 중’이라는 착각 또는 환상에 빠지기 쉬운 때이기도 했다. ‘음식 맛의 차이가 크게 없다면 결국 승부는 마케팅에서 난다’는 그의 생각은 점점 더 또렷한 확신, 그리고 신앙으로 굳어져만 갔다.

◆ 조급하지 않게, 여러 번의 작은 성공 만들어 나가야

죽을 만큼 어려운 시기를 꾸역꾸역 참아내며 시간이 흐를수록 경영상의 어려움은 조금씩 나아졌다. 그러면서 이제는 매장의 규모가 작지만 매달 일정 수준의 순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그야말로 ‘알짜배기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바로 '스트릿테이블'. 

소자본 창업이지만 홀 판매와 배달·테이크아웃으로 판매채널을 다양화하고 인건비 부담까지 줄일 수 있는, 매출이 높은 게 아니라 순수익이 높은, ‘작지만 실속 있는 브랜드’로 구상한 게 '스트릿테이블'로 구현된 셈이었다.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의 규모, 매출, 인테리어와 비교하며 조급함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그들의 음식 맛과 운영방법, 직원들의 성향, 지출하는 곳 등등의 항목이 모두 다른데 그저 따라한다고 해서 같아질 수는 없는 것이겠죠. 크게 성공한 이들을 그저 따라한다고 해서 똑같이 성공하지는 못해요. 그보다는 우선 내 매장의 음식이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 자주 찾아오는 손님들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는 게 먼저여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나만을 위한, 직원들을 위한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 결국엔 매장의 피로도가 극에 달해 구성원 모두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지요. 때문에 굉장한 자산가가 아닌 이상, 우리는 빠른 시간 안에 커다란 성공을 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작은 성공을 여러 번 거치면서 차근차근 조금씩 큰 성공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지요. 무엇보다 우선 ‘나’를 돌아보는 게 중요합니다. 냉정하고 차갑게, 스스로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성공도 행복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벼우면서도 담백한 느낌을 주는 그의 웃음은, 바라보는 사람조차도 덩달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내가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교만, 그것이 모두 무너져 내렸을 때의 절망, 그 단계를 지나면서 깨닫게 되는 내려놓음. 어쩌면 그의 표정은 이 모든 걸 겪어본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달관한 웃음인지도 모른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물 흐르듯이. 몸에서 힘을 잔뜩 뺀 그의 아우라에서 오히려 더 큰 에너지를 느낀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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