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방우리들의 주변이야기, 이렇게하면 어떨까요? 성공과 실패의 노하우를 알려 드립니다.

[이사람] "핀테크 외길 20년, 한우물만 팔 것"

People /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

기사공유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 /사진=페이게이트 제공

“1998년 창업을 해서 지금까지 핀테크플랫폼이라는 사업카테고리는 그대로구요. 업종 특성상 최신흐름에 맞게 업데이트를 하고 있지만 20년 동안 같은 우물을 파는 중이에요. 20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직장동료들이 있으니까, 그들의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니까, 항상 성실하게 해왔던 것이 회사를 지탱하는 힘이 된 거 같아요. 앞으로도 저는 계속 비슷한 일을 할거예요.”


페이게이트는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핀테크플랫폼기업이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는 20년 동안 사업을 지탱한 원천이 한 우물을 팠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1998년 자체 개발한 온라인 전자지급솔루션을 시작으로 1999년 전자지급결제대행 1세대 기업으로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진=페이게이트 제공

성실 빼면 시체… IT에 눈뜨다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일에 남들보다 빠르게 눈을 떴던 거 같아요. 대학교에 들어가 제 힘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신기했어요.”

박 대표는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에도 줄곧 성실함을 앞세운 경제관념으로 생활했다.

“오로지 성실하게 수업을 듣는 게 전부였죠. 수업이 없는 날에는 학원을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놀러다니던 친구들을 보면서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40대 후반인 그는 여전히 연예인 이름이나 방송에 관심이 없고 같은 연령대가 즐겨보는 드라마도 알지 못해서 대화가 안 될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럼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무슨 얘기를 하냐는 질문에 ‘주로 사업이나 회사 얘기를 한다’는 간단한 답변만 돌아왔다.

박 대표는 “다방면으로 알면서 사업하는 분들도 있지만 제 관심사가 아니면 궁금하지 않다”며 “사업이나 회사를 생각하면 즐겁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핀테크사업, 크게는 IT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교내 동아리 때문이다. 박 대표는 어느날 우연히 수업을 마치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도중에 동아리 모집 공고를 봤다. 그 동아리는 ‘컴퓨터 동아리’였는데 90년대임을 감안하면 PC가 대중화되기 전이다. 박 대표는 그길로 컴퓨터 학원으로 직행했다.

그는 대학교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 심화과정을 전공했다. 그러다 우유의 수요공급에 대한 논문을 준비했는데 이것이 사업에 눈뜬 계기가 됐다.

박 대표는 “논문을 준비하는데 우유수급에 관련된 자료를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축협중앙회까지 찾아가 관련자료를 찾아봤지만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직접 우유수급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창업기폭제 된 ‘아이스크림 가게’

“부모님께 찾아가 아이스크림 가게를 한번 해보겠다고 했어요. 아이스크림도 우유수급에 관련된 거니까요. 유명한 B사 아이스크림가게를 운영했는데 프랜차이즈를 소상히 알게 됐고 사업에 대한 개념도 생겼어요. 덕분에 졸업논문도 무사히 썼구요.(웃음)”

컴퓨터 지식과 유통, 사업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 박 대표는 다니던 회사 동료와 함께 창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박 대표의 창업멤버는 보안관련 핵심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이 페이게이트 서비스의 기반이 된다. 이후 박 대표는 이 기술력을 발전시켜 2003년 ‘세이퍼트’라는 전자이체 기능이 가능한 온라인결제 및 정산솔루션을 내놓는다.

이후 글로벌 해외 결제서비스, 스마트폰 결제서비스. 오픈페이, 이커머스 플러그인 제공 및 환전서비스를 시작한다. 2015년에는 오픈뱅킹 세이퍼트기반 크라우딩 펀딩과 P2P 금융서비스도 실시했다. 특히 페이게이트는 ‘멀티 페이먼트게이트웨이’ 특허 획득을 통해 중국, 일본, 유럽 등의 결제수단으로 사용됐고 세이퍼트의 경우 최근 영국, 미국, 룩셈부르크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박 대표는 “금융이 아무래도 규제산업이다보니 끝이 보이지 않았다”며 “수많은 금융기관이 포진해 있는데 진입장벽이 높아 좌절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꾸준함으로 이겨낸 ‘시행착오’

페이게이트 사업자체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선행적으로 진행할 때가 많아 사회적인 이해도나 인식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 대표는 “2004년쯤 크레딧카드결제 쪽에서 카드대란이 있었을 때 경찰서를 몇 번이나 갔다”며 “조사과정에서 ‘당신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냐, 왜 온라인에서 남의 카드번호를 대신 받느냐’고 따지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때는 정말 업종전환까지 생각하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근래에도 고객사들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박 대표는 “고객사들 중 다양한 원인으로 부도가 나거나 사업을 접어야 할 때가 있는데 그 여파가 우리 회사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최근 P2P업체 쪽에서 이런 어려움이 반복되자 박 대표는 지난 19일 P2P 투자자를 대상으로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무대응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는데 오히려 직접 대면해서 적극적으로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법은 없지만 가이드라인은 있기 때문에 회사가 가이드라인을 충실하게 이행한 점을 알리고 투자자들의 오해를 푸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자동화된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 전문 모니터링 요원까지 투입해 투자자를 보호활동한다”며 “더 나아가 인공지능시스템과 빅데이터 분석능력을 갖춘 강화된 세이퍼트플랫폼을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페이게이트는 8월달 중순을 기점으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IPO는 회사의 점진적 성장의 한단계일 뿐 전부가 아니다”며 “상장이 된다고 해도 회사 규모를 키우기보단 내실을 다지고 한 우물을 성실하게 파겠다”고 말했다.

그는 “20년간 회사의 DNA는 핀테크였고 저희 주종목은 ‘자금 딜리버리’(Capital Delivery)”라며 “그러한 역할을 통해 투명하고 건전한 핀테크 생태계의 한축을 담당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1호(2018년 8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