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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은 전략이 아니다”∙∙∙지루함에 맞선 디자인 ‘콘크리트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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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에서 꽤나 이름 알린 디자이너였다. 일반 소비자보다는 패션 기업 상대의 B2B로 성장해왔다. 단, 스스로가 패션 소비자 입장이 될 때면 풀리지 않는 고민이 컸다. 명품은 지루하고 신진 브랜드는 천편일률로 보였다. ‘사고 싶은 게 없다’는 한 마디가 머릿속에 갈증처럼 자리 잡았다.

디자인 브랜드 ‘콘크리트아이디어’의 이지윤 대표(46). 지난 2016년의 창업 계기와 본인 소개 서두로 이런 ‘과거 고민’을 꺼내 올렸다. 여성용 가방과 리빙 제품이 현재의 주력이다. 

▲ 콘크리트아이디어 이지윤 대표 (제공=카페24)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명품 브랜드들이 한정판을 내놓는 한편, 타 분야 아티스트들과 수시로 협업을 진행하죠. 어떻게든 신선함을 보여주기 위함인데, 그만큼 기존 디자인이 식상해졌다는 뜻이에요. 뭔가 탈피해보겠다고 나선 신진 브랜드들은 비슷한 디자인 복제에 열중하는 것도 안타까웠습니다. 저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보겠다는 결심이 섰죠.”

창업 결심 후 1년 넘게 시장을 다시 읽었다. 지루함을 타파할 재미를 내세운다면 글로벌에서까지 통할만하다는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본인 특기인 ‘컬러 조합’은 그 시나리오에 딱 들어맞는 요소였다.

타깃은 20~40대로 넓게 잡았다. 20대에겐 세련미, 30~40대에겐 젊은 이미지를 함께 줄 자신이 있었다. 천연가죽 소재와 장인들의 바느질까지 명품 못지않은 고품질을 표방하되, 가격은 20~40만원대로 비교적 낮춰 잡았다. 새로움을 전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인다는 브랜드 전략이 동반됐다.

시장 반응은 시험대에 오를 때부터 고무적이었다. 유명 백화점 팝업에 참여하게 됐고 ‘신선함’, ‘고품질’, ‘합리적 가격’ 등 의도했던 주요 메시지들이 호평 받았다. 해외 바이어와 대화가 통하면서 미국과 중국, 동남아 등에 상표권 등록까지 마쳤다. 시장의 관심도만 놓고 보면 창업 1년여 동안 고속 성장 코스를 밟은 셈이다.

“소비자들이 똑똑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돼요. 단순히 새로운 것만 찾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경쟁력을 꼼꼼히 따지죠. 지루한 패션의 대안이 되겠다는 저희의 메시지를 퍼뜨리려면 품질도 일류여야 했습니다. 품질이 없다면 아무리 신선한 브랜드 메시지도 공허할 수밖에 없어요.”

최근 베스트셀러는 ‘워닝 백(Warning Bag)’이라는 가방 라인업. 현대적 매력에 친근감을 더하고, ‘워닝’이란 이름으로 강렬한 이미지까지 강조했다. 아직 준비 중인 이 라인업은 갖고 다닐 때 몸이 편하고 어떤 여성에게나 어울리는 웨어러블 스타일이라는 예고도 있었다.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리빙 분야의 병행도 흥미로운 부분. 가방을 우선으로 두고 쇼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굴한 아이템이다. 가방을 진열할 디스플레이(진열대)가 만족스럽지 않았고, 몇 가지 소품으로 직접 갤러리의 느낌을 낸 것이 출발점이었다.

“가구도 가방처럼 각각이 비슷해 보였어요. 수입은 주문부터 배송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서 가격 부감이 컸죠. 이 역시 합리적이고 신선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사업화 결정을 내렸죠. 가구 하나를 10~20년 쓰는 시대가 아니기에, 합리적 가격과 의미 있는 디자인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글로벌 진출은 가방을 중심으로 드라이브 건다. 앞서 말한 각국의 상표권 등록도 그 일환이었다. 당장 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중국 상하이의 패션 박람회 참가를 준비 중이며,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구축한 영문 쇼핑몰로의 고객 유입 역시 증가세다.

“사업가와 디자이너 모두의 입장에서 한국은 좁아요. 끝없이 새로움을 보이겠다고 약속한 이상 그 무대도 광활하게 필요합니다. 정장에 스니커즈를 신어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라고 하죠? 세계 곳곳 고객들과 전에 없던 패션 즐거움을 공유하겠습니다.”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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