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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할머니맥주 소종근 대표 "살얼음맥주로 특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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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잘 풀려갈 때가 오히려 조심해야 할 때’라고 했던가. 2011년, 식품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친구가 그의 돈 7000만원을 가지고 도망가면서 갑자기 어려운 날을 맞닥뜨리게 된다. 살고 있던 집을 팔고 처갓집의 6.6m²(2평)짜리 작은 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는 ‘언제까지 월급쟁이로 살 수는 없고, 이제 천천히 자금을 모아서 내 장사・사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2013년 4월, 알뜰살뜰 모아놓은 보증금 1000만원으로 115.7m²(35평)짜리 맥줏집을 오픈한다. 무너질 수도, 무너져서도 안 되는 상황.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맥줏집 운영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첫 날 매출 150만원, 그리고 첫 달 매출 5000만원. 나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도 점차 올라가는 것 같더니만 그 해 10월엔 또 다른 것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 역전할머니맥주 소종근 대표 (제공=월간 외식경영)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맥줏집을 오픈하게 된 건 전북 익산의 지역상권과 식재료 물류유통 등에 관한 것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죠.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매장을 오픈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건물주가 바뀌면서 월세가 오른 거예요. 그 작은 맥줏집을 닫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그 해 11월, 스몰비어 프랜차이즈 매장 하나를 오픈했어요. 59.5m²(18평)짜리 매장이었는데 월 매출 4000~5000만원, 순수익만 1500만원 이상이었죠. 그렇게 여기저기서 빌린 돈을 조금씩 갚아나가기 시작했어요. 자금의 여유가 생기니 투자 또한 계속하게 됐죠. 2014년 4월에는 165.2m²(50평)짜리 막걸리포차를, 그 해 8월에는 82.6m²(25평) 규모의 스몰비어 프랜차이즈 매장을 하나 더 오픈했어요. 2015년에는 198.3m²(60평) 규모의 찜닭전문점을 연달아 오픈해 그 매장에서만 월 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6년에는 포차 프랜차이즈 2개 매장을 추가 오픈했죠. 그렇게 총 9개 브랜드 매장, 동시에 5개 매장까지 운영했었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아요.”

그가 운영하는 매장들이 전부 괜찮은 매출을 올리자 각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전라도 지역 지부장 제안이 끊임없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으로는 슬슬 염증이 자라났다. 국내에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이따금씩 그를 회의감에 젖어들도록 만들었다.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 수는 없을까. '역전할머니맥주'의 태동은 그렇게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 가맹사업 1년여 만에 80여개 매장 오픈

2016년 6월부터 그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게 된다. 1982년부터 전북 익산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맥주전문점 'OB베어 엘베강'. 그는 이 브랜드의 역사성과 스토리를 근간으로 하여 유행이나 흐름에 영향 받지 않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살얼음맥주로 특화한 마케팅 전략 또한 마음에 들었다. 때문에 저온숙성보관법 등의 2개 특허기술을 신청, 확보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해 11월, ‘역전F&C’의 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OB베어 엘베강'의 오랜 역사와 장인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브랜드 지속성에 초점을 맞추고 운영했지요. 프랜차이즈 본사로서의 운영이 처음이다 보니 어려운 부분들도 많았습니다. 일부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있으면 그걸 외면하느라 바빴죠. 소통이 그 해결책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회피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본사에게 더 큰 고통이 닥친다는 걸 알고,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했죠. 그리고 무엇이든 ‘내 것처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때문에 '역전할머니맥주'의 초기 가맹점들은 가족이나 친구, 친척들 위주로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초기 가맹점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그 이후에 오픈하는 매장들 또한 시스템이 갖춰진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2016년 11월 법인설립을 한 '역전할머니맥주'는 다음 달에 전북 익산시 영등동에 직영점을, 이듬해 3월에는 첫 가맹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전국 8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6~7월 중으로는 100개 매장 오픈을 예상하고 있다.

첫 가맹점을 오픈한 이래 1년 남짓한 기간, 80여개 매장까지 오픈한 것은 꽤나 급격한 확장속도다.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처럼 늘 그랬듯이, 특유의 본능적인 센스로 지금 여기까지 줄달음쳐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숨고르기를 해야만 할 때. 이렇게나마 '역전할머니맥주'의 속도전에 잠시잠깐이라도 브레이크를 걸고 싶어지는 것은, 애초에 지향점으로 삼았던 ‘브랜드 지속성’에 대한 염려 때문일까. 어쨌든 그의 질주는 아직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 ‘열심히・완벽하게’가 아닌 즐겁게, ‘놀면서 일하자’가 모토

“이제 가맹점 개설 수에는 욕심이 없어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향에 관심이 많이 생겼죠. 전북 익산에서 성장하고 발전해왔기 때문에 향토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인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려고 해요. 뿐만 아니라 회사와 직원이 서로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역전할머니맥주'의 경쟁력이라 믿고 있죠.”

그의 경영철학, 아니 이런 말은 너무 거창하다.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나가기 위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얼까.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은 말로 행동으로, 그리고 결국엔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그 형태를 드러내기 때문에. 갑자기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놀면서 일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실제로 ‘놀면서 일하자’가 회사의 모토이기도 하죠. 무언가를 열심히,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것보다 즐겁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회사에서의 일도 즐겁게 해야만 그 결과물도 훨씬 더 잘 나오는 것일 테니까요. 업무적인 걸로 힘들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운동도 하고 술도 마시고, 그 때마다 바로 풀어버리려고 하죠. 회사 분위기가, 그리고 직원들이 즐거운 곳은 그 에너지 또한 활동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할 수밖에 없어요. 구성원들의 피로도 또한 덜하죠. ‘논다’는 것은 일 또는 공부와 접목됐을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나요?” 

프로페셔널은 경직된 시스템이나 체계를 정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시스템과 체계라는 건 가고자하는 방향을 가이드해주는 범위 안에서 최소한의 것만 마련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있는 것. 소종근 대표, 그리고 지금 '역전할머니맥주'가 지니고 있는 가장 강력한 힘. Playing & Sense.
강동완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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