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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의 인사이트] 오동추야 갈비, 그 단맛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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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갈비를 먹다 보면 단맛이 너무 강해 질릴 때가 있다. 과일은 단맛으로 먹지만 갈비는 고기다. 고기 맛으로 먹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정없이 들이대는 강렬한 단맛에 입맛을 버릴 때가 적지 않다. 과유불급! 맛 좋으라고 가미했을 단맛이 오히려 갈비 맛을 해친다. 갈비의 단맛은 부족해도 안 되고 넘쳐서도 안 된다. 

어디 갈비뿐이랴. 인간사 모든 일이 다 그렇다. 그런 까닭에 선현들이 중용(中庸)을 그렇게도 강조했을 것이다. 

◆ 흑설탕+백설탕+커피의 ‘맛있는 단맛’

경기도 이천 <오동추야> 갈비는 감미가 적당하다. 다른 향미들과의 조화는 물론이고 갈비 원육과도 잘 어울린다. <오동추야> 갈비의 ‘맛있는 단맛’은 몇 가지 원칙과 조리법으로 탄생했다. 이완성 대표가 손님들의 높아지는 입맛 수준에 부응하려고 갈비 맛과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도출해낸 조리법이다. 

감미료의 핵심은 역시 설탕이다. <오동추야>는 흑설탕과 백설탕 두 가지를 쓴다. 흑설탕은 가격이 비싸지만 감칠맛이 진하다. 흑설탕과 백설탕의 적정 비율을 찾아내 최적의 단맛을 구현한다. 설탕 외에 올리고당과 물엿도 감미료로 사용하는데, 각각의 역할을 따로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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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엿은 당도가 높지만 단순한 단맛만 내고, 올리고당은 구수한 단맛을 내주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물엿과 올리고당을 1:1 비율로 사용한다. 단순히 단맛만 낸다면 물엿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단맛에 표정과 악센트를 부여하기 위해 올리고당을 넣는 것이다. 

단맛에 관여하는 식재료가 설탕과 물엿만 있는 게 아니다. 설탕과 물엿이 당도가 높고 단맛을 직접 내주는 인공 감미료라면 배와 사과는 자연 감미료다. 자연 감미료는 설탕이나 물엿보다 당도가 낮지만 단맛의 성격을 규정할 때 아주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밖에도 단맛에 관여하는 바는 미약하거나 무관하지만 단맛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보조 감미료가 있다. 양파, 마늘, 생강, 커피 등이다. 인공 감미료와 자연 감미료, 그리고 이들 단맛을 풍부하게 꾸며주는 보조 감미료, 이 세 가지가 불협화음을 내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뤄야 ‘맛있는 단맛’이 완성된다. 

이 대표가 보조 감미료 가운데 신의 한 수처럼 넣은 것이 커피다. 커피는 특유의 향을 지니는 동시에 쓴맛을 낸다. 이 쓴맛이 단맛 일변도의 갈비 맛을 적절히 견제하면서 맛의 밸런스를 잡아준다. 상극관계인 화기(火氣)와 수기(水氣)가 서로 견제해 균형을 잡는, 동양적 오행의 원리를 오미에 적용시킨 것이다. 

모자라거나 넘치는 기운을 보충하고 덜어내 신체 메커니즘의 균형을 잡는 한방치료 원리와도 같은 셈이다. 설탕의 과한 단맛을 제어하는 데에는 역시 쓴맛 나는 커피만한 게 없다. <오동추야>는 커피 원두를 분말 형태로 첨가한다. 한편, 소금으로 간을 하는 수원갈비 역시 설탕과 소금의 비율이 적정 단맛을 내는데 매우 중요하다. <수원갈비문화원> 김종만 원장은 설탕과 소금의 비율이 5:1일 때 가장 맛있다고 한다. 이른바 소금갈비의 황금비율이다.

◆ 단맛은 내는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 것

감미료 종류와 비율만 맞췄다고 갈비 맛이 날까? 이 대표는 아니라고 손을 내젓는다. 여러 감미료들이 제대로 단맛을 발휘하려면 전제 조건들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 

당연한 얘기지만 일단 재료가 좋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 갈비 원육이 좋아야 한다. 양질의 원육 없이 맛있는 단맛은 존재할 수 없다. <오동추야> 이완성 대표는 국내산 돼지고기 모 브랜드 가운데 ‘안성 F1’만 고집한다. 동일 브랜드 중 안성공장에서 생산한 돼지고기다. 여기에 캐나다산 목살을 함께 사용한다. 그가 찾아낸 가장 양질의 원육들이다. 배나 사과, 양파 역시 최고 품질의 비싼 것을 사용한다. 가급적 선물용으로 내놓은 상품을 구입하는 게 좋다. 또한 소갈비에 배가 들어가야 하듯 돼지갈비에는 반드시 사과가 들어가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좋은 재료와 적절한 감미 작업 외에도 ‘맛있는 단맛’의 완성은 숙성과 굽기에 따라 좌우된다. 이 대표는 양념육 숙성 시 간장과 물의 온도를 10~12℃로 유지한다. 숙성 과정에서 영하로 떨어지면 제 맛이 안 난다. 숙성이 끝난 고기를 구울 때 냉기가 남아 있어도 제 맛이 안 난다. 고기를 굽기 전 2~3시간 전에 미리 냉장고에서 꺼내 냉기를 제거해야 한다.

굽는 방법에 따라 단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가정에서 프라이팬에 구운 포장갈비는 아무래도 숯불에 구운 맛 같지 않다. 숯불에 구울 때 양념 일부가 석쇠 아래로 떨어져 당분이 기화하면서 훈연되는 맛이 갈비 특유의 단맛을 내는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보조감미료가 하는 구실을 예전에는 캐러멜에 많이 의존했지요. 그러나 좋은 단맛을 추구하면서 차츰 캐러멜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화학조미료도 그렇고요. 갈수록 손님들의 입맛 수준이 높아졌고 그에 부응하다보니 단맛 내는 조리법과 재료도 점점 향상된 측면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음식문화가 발전한 거죠.”

달다고 무조건 갈비가 맛있는 건 아니다. 단맛은 오미(五味) 가운데 하나다. 네 가지 맛을 모두 죽이고 혼자 살아남은 단맛은 맛이 없다. 나머지 사미(四味)가 서로 적당히 밀고 당기는 가운데 나오는 단맛이라야 인간의 미뢰와 뇌를 희롱한다. 다시 <오동추야> 갈비를 먹어보니 당기는 단맛이 난다. 역시 단맛은 내는 것이 아니다. 다스리는 것이다.



김현수 푸드컨설턴트 enterfn@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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