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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반찬연구소 박종철 대표, "삶에 가치를 더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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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는 걸 좋아해요. 한 가지에 집중해서 그걸 키워나가는 게 제 성향에도 더 잘 맞는 것 같죠. 1~2개 매장을 잘 운영해서 돈 버는 건 자신 있어요. 하지만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관리하고 보완하는 건 어렵더라고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쇼맨십도 있어야 할 테고요. '산너머남촌', '영월애곤드레'의 가맹사업을 중단한 이유 중 하나도 그거예요. 돈이 몰리고 비전이 있는 사업만 찾아다니기보다는 내가 무얼 잘 하고, 어떤 일이 더 잘 맞는지를 고민하는 게 먼저였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땐 ‘나’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었는데 '집반찬연구소', 그 안에는 ‘박종철’이라는 사람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많이 행복하죠.”

집반찬연구소 박종철 대표는 2007년 오픈한 강원도 토속한정식전문점 '산너머남촌'은 한 때 15개 매장을, 그리고 곤드레밥 전문점 '영월애곤드레'는 3개 직영점을 운영한 외식인이다.

대부분의 식재료는 강원도 지역농가들과의 계약을 통해 들여와 본사 내 센트럴키친에서 70% 이상 전 처리한 후 각 매장에 공급, 생산물류시스템까지 완벽히 구축하며 한 때는 전국 100개 지점 오픈을 목표로 하기도 했다. 

▲ 박종철 대표 (제공=월간외식경영)

그런 그가 이제는 모든 에너지를 '집반찬연구소'에만 집중하고 있다.

1992년. 그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부모님은 '영월보쌈'이라는 상호의 식당을 운영했다. 나름 장사도 잘 되어 몇 년 후에는 '강영월감자옹심이'라는 이름으로 수제비와 칼국수 등의 메뉴를 판매했다. 

부모님의 장사수완이 좋아서였는지 3500원짜리 칼국수는 하루에만 1000그릇 이상, 숨 쉴 틈 없이 팔려나갔다. 같은 상호의 식당을 전국 30여개 정도 추가 오픈하기도 했다. 

식당을 비롯한 외식사업은 앞으로 더 많은 비전이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 전공한 후에 접목해보면 좋을 거다”라며 넌지시 건네는 친척들의 말에 나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진로를 경영학과로 정하게 됐다.

가까운 지인을 통해 브랜딩 업체와 웹사이트 구축업체를 각각 소개 받고 '집반찬연구소'의 기획·개발·오픈은 착실하게, 한편으로는 발 빠르게 진행해나갔다. 그리고 2016년 12월, 드디어 '집반찬연구소'의 온라인 마켓을 오픈했다.

박종철 대표는 최근 월간외식경영과의 인터뷰를 통해 "크리에이티브한 IT기업의 이미지로 포지셔닝하고자 했어요. 소비자들에게는 ‘'집반찬연구소'=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고요. 고급스러운 반찬에 대한 시장 수요는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죠.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식당 운영과는 전혀 달랐어요. 매달 6000만원의 적자가 나기 시작한 거죠."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더 반찬'과 '배민프레시', '마켓컬리'등등 다양한 음식과 반찬들을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이 많죠. 아무 것도 없는 국내 상황에서 고유한 시장을 만들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높게 평가받아야 하는 기업들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약간 아쉬운 부분은, 이미 성공한 온라인 마켓 대부분이 IT 전문가들의 구상과 기획의 결과물이라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엄밀히 말하면 ‘푸드테크’가 아니라 ‘테크푸드’인 셈이죠. 음식을 만들고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 중에서도 온라인 마켓으로 성공할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요? 그들이 기획하고 만드는 온라인 마켓은 음식에 대한 철학과 애정을 더 많이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게 정말 ‘푸드테크’ 아닐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음식이 잘 팔리니 온라인으로도 한 번 팔아볼까’라는 생각은 정말 위험하다는 것.

온라인을 단순히 유통·판매채널로만 인식하고 들어와서 성공한 경우를 거의 볼 수 없거든요. 그냥 IT분야에 새롭게 들어선다고 생각하고, 모든 걸 다른 눈으로 바라봐야 해요. 그저 ‘맛있으면 잘 팔리겠지’의 식당 운영 마인드로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요.”

현재, '집반찬연구소'의 모든 제품은 국내산·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제조과정에서의 물 또한 미국 NSF 1등급 인증제품인 ‘에버퓨어’ 정수기를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 내 전 직원이 재료실과 조리실을 실시간 CCTV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먹을거리 신뢰도’를 한층 높이는데 기업의 사활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편 내년 중으로는 오프라인 반찬전문점, 반찬가게를 위한 반찬마켓 등의 오픈을 구상, 기획 중이기도 하다. 

“'집반찬연구소'를 5년 내에 10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만들고 싶어요.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삶에 가치를 더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20대 때부터 품었던 꿈, 좀 더 크리에이티브하고 자유분방하게 하나하나씩 실현해나가고자 합니다.”

오픈 8개월여를 맞는 '집반찬연구소'온라인 마켓은 강남과 서초, 분당, 잠실 지역에서의 접속률·구매율이 높은 편이며 이와 동시에 애초 계획했던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중이다.
강동완 adevent@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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