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방우리들의 주변이야기, 이렇게하면 어떨까요? 성공과 실패의 노하우를 알려 드립니다.

모델 출신 두 남자의 패션 CEO 도전기 ‘87MM’

기사공유
열정적 패션 모델이었던 두 청년. 그 세계의 유명세를 얻어가는 한편, 서로간 친분도 쌓던 사이였다. 어느 날 술잔을 기울이며 각자 털어 놓은 꿈이 일치했을 때, “일이 되겠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고. 꿈의 실체는 본인 감성을 담은 패션 브랜드 론칭이었다. 이들은 몇 년 뒤 모델이 아닌 브랜드 CEO로서 서울콜렉션의 단골이 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서른 살 동갑내기 김원중-박지운 공동 대표. 지난 2011년 선보인 ‘팔칠엠엠(87MM)’을 화제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왔다. 두 사람만의 디자인 해석과 다채로운 시도는 패션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이 다 아는 이슈 콘텐츠다.

▲ 사진의 왼쪽부터 박지운, 김원중 87MM 대표 (제공=카페24)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창업 전 자산이라고는 아이디어, 그리고 ‘공부가 필요하다는 자각’ 정도였죠. 아이디어를 패션으로 만들어줄 디자이너부터 찾아서 첫 제품으로 몇 종의 남성 티셔츠를 내놨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공부의 나날들이 계속됐어요. 저희가 특히 관심 있던 남성 클래식 패션을 뜯어보며 무언가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얼핏 보면 스트릿 패션이지만 실상은 훨씬 입체적이다. 남성 클래식을 연구했다는 말에 ‘정장’을 언급했더니 두 사람 모두 고개를 저었다. 남성 클래식의 근간은 정장 이외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이들은 밀리터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설명. 굳이 정의하자면 밀리터리에 캐주얼을 더한 틀을 두되, 계속해서 새로운 해석을 선보여왔다는 내용이다.

“디자인 모토인 ‘No concept, but good sense’가 알쏭달쏭할 수 있어요. 의역한다면 ‘특별한 콘셉트에 얽매이지 않고도 센스를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어떤 패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트렌드를 쫓기 보다는 저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성을 패션에 담는 것이 핵심입니다.”

촘촘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단을 직접 개발하는 부분은 또래 디자이너들과의 차별점이다. 고객이 선호하는 두께와 밀도 등을 데이터로 취합, 제작에 반영한다. 

한 계절 입고 끝날법한 원단은 애초부터 전력에서 제외하며,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을 구현해왔다고 두 대표는 강조했다. 덧붙여 다른 브랜드에서 사용하지 않는 색상의 배합 시도도 브랜드의 특성으로 자리 잡아왔다.

이 같은 디자인 전략들은 시장에 적중했다. 지난 2014년을 시작으로 잇달아 서울콜렉션에 올랐고, 온라인에 이어서 홍대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었다. SNS 팔로워 규모는 20만명에 육박한다. 패션 업계에서 촉망 받는 브랜드 CEO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성장세였다.

지난해부터는 외국에서도 “구매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의가 계속해서 들어왔다. K스타일에 대한 외국인의 높은 관심도를 감안했을 때, 한국 유명 브랜드로 성장한 87MM에겐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올해 초 국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영문/중문/일문 버전의 온 온라인 스토어를 열자 다양한 국가에서 고객들이 몰렸다.

“북유럽과 러시아 등 다소 생소한 지역에서도 주문이 들어오죠. 엄청난 실적 상승보다는 외국 고객의 편의를 위해 글로벌 채널을 열었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를 봤을 때 앞으로 나아갈 길이 크게 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87MM 홈페이지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여성고객의 증가세도 87MM에 관한 관전 포인트다. 남성의류를 표방하지만 전체 고객 중 여성 비중이 어느덧 40%에 이르렀다. 홍대 쇼룸은 여성 고객들로 북적이는 장면이 일상이 됐다. 아이템의 독창적 감성이 여성 고객들의 눈길을 끈 가운데 다양한 사이즈를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향후 목표를 묻자 두 대표의 입에서는 난데 없이 ‘애플’ 얘기가 나왔다. 애플이 만들면 일단 사고 보는 ‘애플 팬’들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느낀다고. 애플처럼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로서 오래 기억에 남겠다는 시나리오를 그려가는 모습이다.

“한 번의 실수로 쉽게 잊혀지는 브랜드도 많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얽혀 영속성을 논하기 어려운 시대죠. 저희는 여기에서 벗어난 사례를 만들어보겠습니다. K스타일을 선호하는 글로벌 고객들과의 접점 확대에도 기대가 큽니다.”
강동완 adevent@mt.co.kr  | twitter facebook  |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머니S' 편집국 선임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