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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금지법과 가맹점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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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드라마틱하긴 한데 뭔가 결과를 정해 놓은 작위적 시나리오가 거슬리긴 하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하여 갑질하는 프랜차이즈가 필요했다. 최저시급을 올리기 위하여 가맹본부의 착취 논리를 극대화하였다. 

결국 프랜차이즈라는 괴물을 탄생시켰다. 고양이 수준의 프랜차이즈가 난폭한 호랑이가 되어버렸다. “기. 승. 전. 프랜차이즈”라는 예측 가능했던 결론은 그리 감동스럽지 않다. 평점 별 하나.

갑을관계 근절과 을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하여 희생양이 필요했다. 대기업은 부담되고 프랜차이즈가 딱 좋다. 프랜차이즈만 규제하면 갑을문제가 해소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환상적 로망에 들뜨게 만들었다.

국회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쏟아 내고 있다. 적폐청산 1호가 돼 버린 프랜차이즈에 권력의 사정기관이 총동원 되었다. 공정위의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으로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는 영화는 결국 프랜차이즈라는 괴물을 죽이고 평화를 찾는 결말을 꿈꾼다. 하지만 판타지가 아닌 현실은 동반성장이 아닌 동반몰락이다.

가맹본부의 마진을 공개하라고 한다. 원가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마진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마진과 원가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갑을관계 사다리에 있는 대기업의 독과점 품목에 대한 원가부터 공개하는 것이 합당하다. 차라리 모든 기업과 제품의 원가를 공개하는 원가공개법을 제정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최저시급 또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책임을 물으면 그만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의 갑질 논란을 기회로 대다수 건전하고 합리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을 털어서 최저시급을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신선하다. 이 논리라면 가맹점이 아닌 자영업자들의 최저시급은 납품업체에 물어야 할 판이다.

을의 눈물을 닦기 위한 프랜차이즈 규제가 쏟아져 나온다. 차라리 프랜차이즈 금지법으로 단일 법안을 만들면 된다. 프랜차이즈에서 가맹점이 을에서 해방되면 갑을관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하지만 해방된 가맹점이 개별 자영업자로 전환되면 그 이후에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결국 프랜차이즈 효율성을 배제한 가맹점 해방은 안정적인 사업기회의 박탈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를 키울 뿐이다.

단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는 이유로 모든 문제를 가맹본부에 책임지우는 것은 프랜차이즈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무시한 정부 갑질이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프랜차이즈를 때려잡으면 국민들의 속이 시원해진다. 포풀리즘의 전형이다.

사회 각 분야에 만연되어 있는 권위적인 문화와 갑을관계 사다리를 해결하는 총체적인 사회 경제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 여기에 성역은 없다. 갑을관계 사다리의 상부구조인 재벌과 대기업, 공기업, 정부투자기관 등의 갑질부터 해결하는 게 순서다. 사다리의 하부단계만 손질한다고 해서 갑을관계가 사라지지 않는다.

프랜차이즈의 순기능과 사회 경제적 기여를 무시하고 일부 기업의 문제를 프랜차이즈 전체인양 일반화하여 손보겠다는 지금의 행태는 교각살우(矯角殺牛)와 같다. 프랜차이즈산업의 위축은 결국 자영업자 위축으로 연결된다. 판타지가 아닌 현실은 그렇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프랜차이즈 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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