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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송파 3대 상권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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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의 랜드마크는 롯데월드타워다. 시공과정에 잡음이 있었지만 국내 최고층 빌딩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연일 국내외 방문객을 끌어모은다. 반면 인근의 터줏대감 상권인 잠실새내(옛 신천역)·방이동먹자골목·문정동로데오거리는 침체됐다. 잠실새내와 방이동먹자골목은 그나마 번화가에 있고 젊은층을 끌어모을 만한 특이한 술집도 많아 여전히 찾는 이가 있지만 불황 탓에 매출이 크게 줄었다. 문정동로데오거리는 특색 없는 비슷한 의류점만 즐비해 도무지 회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찾은 송파구 3대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였다. 


잠실새내역 뒤편 먹자골목. /사진=김창성 기자

◆옛 영광 사라진 ‘잠실새내역’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뒤편은 신천역 시절부터 송파구 일대에서 가장 번화한 상권이다. 고정 수요도 풍부하다.

가장 가까운 아파트 단지인 잠실엘스(5678세대)·리센츠(5563세대)·트리지움(3696세대)·아시아선수촌아파트(1356세대)만 따져도 1만6293세대다. 도보 10분 거리에는 잠실야구장이 있어 경기가 끝나면 관중들이 이곳에 와서 뒤풀이를 한다. 초역세권이라 접근성이 좋아 집객력도 우수하다. 주 고객층이 20~30대인 만큼 술집과 고깃집, 편의점, 모텔 등이 주를 이루고 최근 유행을 탄 무인 인형뽑기 가게도 곳곳에 들어섰다.

겉보기에 호재로 가득 찼지만 상인들이 체감하는 분위기는 다르다. 그들은 손님이 줄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다고 입을 모은다. 상인 A씨는 “지하철역이 가깝고 근처에 야구장도 있어 고정수요가 풍부하지만 불황에 젊은층 발길이 줄고 역 이름까지 바뀌면서 타격이 컸다”고 씁쓸해 했다.

상인 B씨도 동조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면 알겠지만 최근 장사가 안되다보니 주인이 바뀌면서 공사 중인 곳이 많다”며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서며 손님을 많이 뺏겼는데 몇년 뒤 삼성동에 현대차빌딩도 들어서면 이곳이 몰락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시세는 여전히 비싼 편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권리금이 반토막 나고 임대료도 하락했지만 시세는 여전히 비싼 편”이라며 “유동인구가 많은 도로변과 먹자골목 중심은 각각 보증금 1억원에 월 500만원(1층 52㎡ 기준), 보증금 1억원에 월 750만원(1층 100㎡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방이동먹자골목에서 바라본 롯데월드타워. /사진=김창성 기자

◆불황에 움찔 ‘방이동 먹자골목’

방이동 먹자골목 역시 고정수요는 풍부하다. 인근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삼성SDS·쌍용건설·대한제당·한미약품에 송파구청까지 직장인 수요가 가득하다. 도보 2~10분이면 닿을 수 있어 직장인 회식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상권 면면도 잠실새내역과 비슷하다. 특이한 구성없이 다양한 술집과 고깃집, 편의점, 모텔 등이 있다.

시세는 잠실새내역과 비슷하지만 다소 저렴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1층 50㎡ 음식점이 보증금 6000만원에 월 440만원, 권리금 2억8000만원이다. 목 좋은 한 술집은 권리금 없이 보증금 1억원에 월 560만원의 시세를 형성했다. 위치에 따라 가격은 달랐지만 대체로 방이동먹자골목은 보증금 3000만~6000만원, 월 130만~45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풍부한 고정수요와 비슷한 상권을 갖췄지만 이곳 역시 줄어든 매출에 울상이다. 상인 C씨는 그 원인을 롯데월드타워 탓으로 돌렸다. 그는 “여기는 대부분 저녁 술장사라 롯데월드타워와 겹치는 부분이 없는데도 건물이 들어선 뒤로 매출이 많이 줄었다”며 “그나마 주변에 직장인이 많아 점심장사와 커피장사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상인 D씨는 경기불황 탓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경기불황에 서민 지갑이 굳게 닫히니 우리가 당할 재간이 있겠냐”며 “게다가 서울 곳곳에 특색 있는 골목이 많이 생겼는데 이곳은 여전히 비슷한 술집만 가득하다”고 한숨지었다.


유동인구가 없어 쇠퇴한 문정동로데오거리. /사진=김창성 기자

◆비슷한 옷가게만 널린 ‘문정동로데오거리’

문정동로데오거리는 앞선 두곳보다 상황이 더 심각했다. 잠실새내역과 방이동먹자골목은 번화가 중심에 위치해 유동인구라도 많지만 문정동로데오거리는 입지부터 애매해 파리만 날렸다. 위치상 서울 송파구지만 외곽이고 성남·하남 등과 가까워 서울을 오가는 이들이 지나치는 길목에 불과하다.

상권 구성도 단순하고 특색이 없다. 앞선 두곳은 그나마 직장인·젊은층 등 유동인구를 품을 만한 입지와 술집 등의 상권을 갖춘 반면 문정동로데오거리는 비슷한 등산용품점과 양복점, 여성의류점 등만 들어섰다.

가게마다 의류할인 문구를 써놨고 길거리에 할인 현수막 등이 걸렸지만 지나가는 사람조차 뜸했다. 최근 유행을 탄 무인 인형뽑기 가게가 이곳에도 있었지만 한산했다.

일반 주택가를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 차도 양옆으로 굳이 여기까지 오지 않아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옷가게만 즐비하니 유동인구가 넘칠 턱이 없었다.

직선거리로 약 3㎞ 떨어진 곳에는 롯데월드타워, 1㎞가량 떨어진 곳에는 가든파이브에 들어선 현대시티몰이 있고 바로 길 건너에는 문정동법조타운 내 문정컬쳐밸리 상권 등이 대규모로 조성 중인 만큼 문정동로데오거리의 도약 여지는 보이지 않았다.

문정동로데오거리 인근에 사는 주민 E씨는 송파구 3대 상권을 찾아왔다는 말에 웃었다. 그는 “번화가로 나가거나 홈쇼핑을 하는 게 낫지 여기서 옷을 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 여기저기 널린 특색 있는 상권에 비해 문정동로데오거리는 너무 시대에 뒤처졌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6호(2017년 7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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