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정보알아야할 비지니스 종합정보 뉴스를 소개합니다.

[커버스토리] "벌금 내도 페이백으로 팔고 싶어요"

대한민국 자영업자가 사는 법 / 인터뷰 -휴대전화 판매업자

기사공유
편집자주|2014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자영업자는 불안하다. 장기불황 속 탈출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줄어드는 소득과 늘어나는 빚 사이에서 아슬아슬 외줄을 탄다. <머니위크>는 기댈 언덕 하나 변변찮은 현실에서 자기 사업에 뛰어든 자영업자의 실태를 재조명하고 정부의 대안과 정책의 실효성을 짚어봤다.
/사진=뉴스1 송원영 기자



지방에서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는 장모씨(31)는 최근 들어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지난 10월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인해 손님은 뚝 끊겼고 '아이폰6' 대란 탓에 정부 감시가 더 심해져서다. 장씨는 10여년 동안 휴대전화를 판매해온 베테랑 사장이다. 직영점 직원부터 도매점을 거쳐 자신의 판매점을 냈고 현재는 매장 3개를 운영 중이다.

"10년째 가게를 운영해왔지만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어요. 남들 다한다는 '호갱님' 만들기도 안했고 지금껏 기본마진만 남기고 팔아 재판매율이 높았죠. 그런데 단통법 이후 매출이 7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이제 매장 두곳은 접고 하나만 남은 상태예요."

이 같은 상황은 불과 한달여 만에 일어난 일이다. 동네 장사라고 정직하게 판매해온 그에게도 단통법 시련은 똑같이 다가왔다. 고객이 한달 동안 내는 요금의 일부를 마진으로 가져가는 대리점과 달리 판매점은 휴대전화를 팔고 받는 판매장려금이 수익의 전부다. 하지만 문의하는 손님조차 없는 현상황이 그에겐 지옥과 다름없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단통법 기자간담회. /사진=머니투데이 DB

"그나마 대리점의 사정은 낫습니다. 요금의 일부를 마진으로 가져가니까요. 이번 아이폰6 대란도 판매점 위주로 일어났어요. 모두 저랑 같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요즘엔 벌금 내고라도 페이백(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해서 판매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장씨는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난 원인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말한다. 지난 2010년부터 보조금상한선(27만원)이 정해지면서 판매자는 범법자가 되고 구매자들은 호갱님 혹은 범죄방조자가 됐다는 것이다.

"일부 비양심적인 판매점들이 고마진을 취하면서 '호갱'을 만들었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런데 판매점이 마진을 취하지 않고 더 싸게 팔겠다는데 이걸 왜 막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돼요. 결국엔 싸게 파는 판매점이 모두 범법자가 되는 겁니다."

여기에 소위 말하는 '스팟'정책이 시작되면서 악순환이 이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팟이란 판매장려금이 갑자기 많이 풀리는 시점을 말하는데 통상 시간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이 시간 동안 불법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진다.

"재작년 가을쯤부터 시작된 걸로 기억합니다. 스팟정책이 생기면서 판매장려금이 널뛰기 시작했죠. 통신사에서 재고를 털어야 하는 단말기에 판매장려금을 많이 얹으면 밑에 있는 지역마케팅과 도매대리점이 보조금을 더 얹고 판매점까지 내려오게 됩니다. 이들 도매점들은 판매실적에 따라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보조금을 얹어서라도 실적을 채우려고 하는 구조죠. 판매점과 도매점은 불법인줄 알면서도 스팟이 터질 때 더 팔고 싶어하는 겁니다."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정책에선 판매점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폰파라치도, 정부단속도 사실 두렵지 않습니다. 가장 두려운 건 제가 양심을 버리는 거죠. 지금 상태가 이어진다면 판매점 대부분이 고사하거나 저와 같은 고민을 할겁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주 hj0308@mt.co.kr  | 

머니위크 박효주 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 0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