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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한 집 건너 커피집, 피해자는?

대한민국 자영업자가 사는 법 / 인터뷰 -카페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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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14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자영업자는 불안하다. 장기불황 속 탈출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줄어드는 소득과 늘어나는 빚 사이에서 아슬아슬 외줄을 탄다. <머니위크>는 기댈 언덕 하나 변변찮은 현실에서 자기 사업에 뛰어든 자영업자의 실태를 재조명하고 정부의 대안과 정책의 실효성을 짚어봤다.
"커피전문점이 너무 많은 게 문제죠. 준비 없이 카페를 차리고 장사가 안되면 가격부터 낮춰요. 그럼 다 같이 죽는 겁니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서울 합정동 김모씨(34)에게 자영업자로서의 고충을 묻자 즉시 되돌아온 대답이다. 지난 12일 찾은 그의 커피전문점은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주변 300m 내에 소규모 커피전문점이 다섯곳이나 있었다.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땐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런데 지난 2010년부터 5년 사이 하나둘씩 음식점이 생겼고 카페가 들어섰죠."

홍대 주변 상권이 커지면서 합정역과 상수역까지 유동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카페가 늘어남으로써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다. 그만큼 골목에도 사람이 모여든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조용한 골목이 활기를 띠게 됐죠. 그런데 어느 순간 가격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우리 가게야 직접 로스팅을 하지만 원두를 공급받아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는 손님이 줄면서 힘들 수밖에 없었겠죠. 원두의 품질이나 커피 맛보다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출혈경쟁이 시작됐고 주변 일대는 순식간에 질 낮은 커피를 파는 가게들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고객들은 일대 카페 모두를 비슷하게 인식하게 됐고 결국 근방의 카페들은 모두 죽을 수밖에 없었죠."

소규모 카페들의 아전인수식 가격경쟁에 득을 본 업체는 따로 있었다. 바로 대형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다. 최근 2년 새 합정역 근처에만 스타벅스, 탐앤탐스, 할리스가 들어왔다. 이들 커피전문점은 규모부터 작은 카페와 비교가 안된다. 심지어 탐앤탐스와 할리스는 24시간 영업으로 손님을 끌어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카페들은 상대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진=류승희 기자

◆월세 횡포, 임차인 권리 '먼 나라 얘기'

그나마 김씨는 커피 맛으로 경쟁해 골목 내 출혈전에서 비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임대차계약 만료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김씨가 5년 전 계약할 당시만 해도 월 임차료는 70만원으로 부가세 7만원과 관리비 5만원을 더해 한달에 총 82만원이었다. 이후 2년이 지나자 건물주는 20만원을 더 올린 월 90만원에 재계약을 요구했다. 물론 부가세와 관리비는 별도다. 그는 울며 겨자먹기로 재계약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시 3년이 지난 현재 건물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임차료 120만원에 부가세와 관리비를 합쳐 140여만원을 통보했다. 최근에서야 입소문을 타고 가게매출이 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5년 동안 임차료가 50만원 오른 셈이죠. 더 황당한 건 장사하는 내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게를 빼고 원상회복해놓으라'며 협박하는 거였어요. 심지어 공용전기료나 공용수도료도 저희가 부담해야 했죠."

김씨는 최초 계약서에 쓴 원상회복 특약 때문에 가게 이전을 고려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시설권리금은커녕 인테리어 철거비용을 부담하고 쫓겨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상가권리금 법적보장, 임차인 권리보호 등의 정책이 그에게 먼나라 얘기로 들리는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주 hj0308@mt.co.kr  | 

머니위크 박효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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